[인터뷰 - 교육의 미래를 논하다①] 국회 교육위원장 유기홍 의원
[인터뷰 - 교육의 미래를 논하다①] 국회 교육위원장 유기홍 의원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1.03.05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는 현 정부 과업...조속한 출범 기대”
해묵은 운영 규정・규제로 대학 혁신 발목...네거티브 방식 규제 전환으로 자율혁신 유도 바람직
대학의 재정 여건 한계 다달아...정부 투자 확대로 대학 체제 개편 이끌어야

대학저널은 21대 국회 교육위원회 활동 1년 성과와 과제를 점검하고, 입법 주체인 교육위 의원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교육정책 문제점과 개선방향 ▲대학입시 정책 점검과 발전방안 ▲고등교육 혁신 방향 등을 담은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한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교육 위기,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의 미래를 가늠할 시기, 우리나라 미래교육 정책의 방향을 점검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뷰 '교육의 미래를 논하다'는 2021년 새 학기 시작과 21대 국회 출범 1주년을 맞아 앞으로 두 달간 매주 1회 연재한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은 “코로나19와 학령인구 감소 영향이 교육 현장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는 지금이 100년을 좌우할 우리 교육의 변곡점”이라며 “당면 위기를 교육 개혁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100년 좌우할 우리 교육의 변곡점
당면 위기를 교육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국회 교육위원장 유기홍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관악구갑)은 17대 국회 교육위 간사와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간사를 역임한 자타공인 국내 교육정책 전문가다. 21대 국회에서는 교육위원장을 맡아 지난 1년간 교육위를 이끌어왔다.

유 위원장은 “코로나19와 학령인구 감소 영향이 교육 현장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는 지금이 100년을 좌우할 우리 교육의 변곡점”이라며 “당면 위기를 교육 개혁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 교육정책 방향을 확립하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는 현 정부가 꼭 이뤄야 할 과업”이라고 전한 그는 조속한 입법을 통한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기대도 내비쳤다.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대학 운영 규정과 각종 규제가 대학 혁신의 걸림돌”이라 지적하고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정부 투자 확대로 국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낮추고 대학 체제 개편을 이끌어감과 동시에 대학이 자유로운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극명히 드러난 지방대학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지방대 위기는 곧 지역 위기로 직결되는 만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지방대 육성은 국가 차원 노력으로 풀어야 한다”며 지방대육성법 등 입법을 통해 지방대가 당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21대 국회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의 모든 분야가 ‘BC(Before Corona)’에서 ‘AD(After Disease)’로의 전환에 버금가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교육계는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다. 앞으로의 100년을 좌우할 우리 교육의 변곡점이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국회 최초의 여당 교육위원장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과잉 경쟁과 지식 위주 교육에서 탈피해 미래 교육으로 한 걸음 나아가야 하며, 동시에 코로나로 인한 원격교육으로 더욱 심해진 교육 격차를 바로잡아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포용교육과 책임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미래교육‧포용교육‧책임교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국가교육위원회설치법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 계기와 법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다면.

교육은 주지하다시피 국가의 백년지대계다. 때문에 교육정책이 갈팡지팡해서는 안됨은 자명하다. 교육정책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할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다.

단순히 대학입시 제도 개편을 넘어,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새로운 교육 목적과 방법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일관된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사회적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는 이번 정부에서 꼭 이뤄야 할 과업이다.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을 대표 발의했고, 국가교육위가 조속히 출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가교육위 설치는 2002년부터 꾸준히 대선후보의 공약으로 제시됐고 그동안 국가 수준의 교육 개혁을 위한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아직도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제도 지체’라고 생각한다.

21대 국회에서만 해도 이미 두 차례의 공청회를 실시했고 법안 논의를 위한 안건조정위원회도 구성됐으므로 곧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직업구조 변화나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대학의 어려움은 특히 크다. 현 대학의 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최근 박세리와 골프 대결을 벌인 AI(인공지능) ‘엘드릭’의 학습능력을 보면서 ‘2030년이 되면 현재 있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는 토마스 프레이의 예측을 실감했다. AI에 의해 대체되는 일자리가 많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나타날 것이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창의력과 협업능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대학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 시기가 본격화되면서 대학에서 모집하는 신입생 정원보다 대학에 입학할 학생이 적어지는 ‘대입 역전현상’이 시작됐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벚꽃엔딩’ 속설이 눈앞의 현실이 된 상황에서 지방대학의 위기감은 더욱 클 것이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줄었다고 교육 수요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빠른 세상의 변화로 지식의 반감기가 줄었고 평생학습의 시대가 도래했다. 재직자, 실직자 등 성인 학습자의 계속 교육에 대학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


■ 올 대학 입시에서 더욱 뚜렷해진 것이 지방대의 어려움이다. 국회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현재까지 폐교한 대학은 총 17곳이며, 교육부는 3년 이내에 지방 사립대학 38개교가 추가로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지방소멸에 대한 위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남대 사례에서 보듯, 지방대 폐교는 곧 지역의 위기로 이어진다.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

지역의 공공기관이 신규인력을 채용할 때, 지역 인재를 50% 이상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대육성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폐교한 대학의 구성원과 지자체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폐교대학의 청산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라고 줄곧 강조해 왔다. 대학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선행될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재정 확보가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13년째 계속되는 등록금 동결로 대학의 재정 여건은 한계에 이르렀을 것으로 예상한다. 재정난이 계속될수록 대학이 정부의 평가에 목을 매게 되고 혁신 역량은 발휘될 수 없다.

독일과 노르웨이, 리투아니아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중 16개 나라에서 대학 무상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세계 4위 수준의 높은 등록금을 부담하고 있다.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투자를 확대해 고등교육 수요자의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대학의 체제 개편을 이끌어야 한다.


■ 우리나라에 미네르바 스쿨과 같은 혁신적인 대학이 생기지 못해 안타깝다. 대학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캠퍼스가 없는 미네르바 스쿨이 하버드보다 더 들어가기 힘든 신흥 명문대학으로 우뚝 섰는데, 우리는 아직도 1996년 제정한 ‘대학설립‧운영 규정’의 4대 요건, 즉 교사, 교지, 교원, 수익용기본재산을 적용하고 있어 대학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AI 인재 양성에 국가의 미래가 걸렸다고 하면서도 1982년 제정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을 제한하고 있어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은 학생 수를 늘릴 수 없는 형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초지능‧초연결‧초융합이 화두가 되었지만, 우리 대학은 아직도 케케묵은 제도의 틀 안에 갇혀서 학과 간 벽을 허무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다.

포지티브식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 규제로 전환해 대학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자유로운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난 1월 13일 열린 2020 희망교육대상 시상식. 희망교육대상은 유기홍 위원장과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 등 9인의 '희망교육 멘토단'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해온 교육 현장 숨은 영웅을 선정해 수여한다.

■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주체와 대학가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거리 두기와 멈춤이 일상이 되었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교육계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전면적이고 장기적인 원격교육을 도입하여 중단 없는 교육을 해냈다.

K-방역의 최전선에 의료계의 영웅이 있는 것처럼, 원격교육의 빠른 정착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해주신 교육계의 숨은 영웅이 많다.

그들의 숭고한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최근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을 비롯한 9인의 멘토단과 함께 교육계의 숨은 영웅을 발굴하여 ‘2020희망교육대상’을 수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저력은 위기에서 더욱 힘을 발휘한다. 온라인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학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해주신 학교 현장의 선생님, 불편을 감내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학부모와 학생 여러분 모두가 영웅이다.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문재인정부와 힘을 모아 코로나19 위기를 교육 개혁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관련 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