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보따리 풀어 “인재유출 막자”
장학금 보따리 풀어 “인재유출 막자”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1.0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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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지역 고교 출신 지역 소재 대학 학생에 장학금 지원
등록금 절반 지원, 취업패키지 제공 등 청년층 정주(定住) 안간힘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교육환경・취업 인프라는 한계
취업선호도 높은 지역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 등 후속 방안 필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 고교를 졸업한 후 지역 소재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지자체는 매년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해 10월 충북산업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한 충북도립대 공병영(오른쪽에서 세번째) 총장과 김재종 옥천군수, 김일환 옥천교육장 등 지역 교육관계자 모습. 이날 방문에서 옥천군은 관내 고교 졸업 후 충북도립대에 입학하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옥천인재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사진=충북도립대 제공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 고교를 졸업한 후 지역 소재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지자체는 매년 늘고 있고, 취업 연계를 위해 기업과 손잡는 곳도 있다. 대학원생 등 연구인력이 지역에서 연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학도 있다.

1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는 우수 인재 영입과 정착 지원을 위해 지역 내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20만원씩 지원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을 통해 시흥시는 1500여명의 학생이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흥시에는 2개 대학교가 있다.

경남 김해시 출연기관으로 올 1월 출범한 김해시미래인재장학재단은 지난 3일 열린 이사회에서 김해지역 고교 출신·대학 신입생에게 1인당 50만원씩 총 600명을 지원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또 시 소재 대학교 졸업생이 지역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 1년간 월 30만원씩 지급하는 '기업연계 취업 장학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충남 청양군은 청양에서 결혼하고 3자녀를 군내 대학에 보낼 경우 최소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자녀가 태어나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무상교육 수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충남 보령시와 충북 옥천군은 지역에 있는 유일한 대학교를 특정해 지원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보령시는 지역 고교 출신자가 아주자동차대학 입학 시 등록금 절반을 지원한다. 지난 해 15명이 각 150만원의 혜택을 봤다.

옥천군은 관내 고교 졸업 후 충북도립대에 입학하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옥천인재 장학금'을 지급한다. 충북도립대와 옥천교육지원청은 지역특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학생들을 위한 취업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옥천군은 옥천에 정착·거주, 결혼까지 하는 청년들을 위한 주거정착 지원 서비스 제공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출신 대학원생을 위해 지원에 나선 대학도 있다. 강원대는 2020년 ‘지역인재 대학원생 장학금’을 신설했다. 도내 고교출신 일반대학원생 214명을 선정해 총 2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올해도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강원대 관계자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혁신과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장학금 확보는 물론 지역사회 수요와 연계한 학과 개편 및 교육과정 개발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업 차원에서 장학금을 마련한 사례도 있다. NH농협은행 경남본부는 올해부터 도내 고등학교를 졸업해 도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에게 1인당 100만원씩 총 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는 신규 사업 일환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에 나섰던 국민의힘 이진복 전 의원도 부산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다니고 부산지역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에게 ‘향토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많은 지자체가 열악한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의 고향 정주(定住)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이 클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장학금 지원만으로 이탈을 막기에는 지역의 교육환경이나 취업 여건 등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높아지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부산·울산·경남·제주지역 대학교 총장협의회는 지난해 11월 대전‧세종‧충남지역 대학교 총장협의회는 지난해 12월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의무비율을 50%로 확대하자는 내용의 건의문을 각각 채택했다.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현실화하는 법안도 잇달아 발의된 상태다.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은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현실화하는 내용의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해 말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강서구 갑)도 지난해 12월 21일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며, “지역인재 의무채용 활성화는 지역의 취업 기반을 강화해 청년들의 지역 정주로 이어지도록 해 지역경쟁력 제고와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 50% 이상 상향을 명시하고 있다.

한 지방 사립대 관계자는 "올해 정시모집에서도 극명히 드러나듯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에도 대다수 학생들의 지방대 외면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들어 지자체가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지역 인재가 고향에 머물도록 하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것이 인재 유출 현상을 막을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지역 대학을 졸업하고도 소득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역에서 얻을 수 있도록 지역인재 의무채용 활성화와 취업여건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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