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냐 간선제냐’...잡음 여전한 대학 총장 선거
‘직선제냐 간선제냐’...잡음 여전한 대학 총장 선거
  • 임지연 기자
  • 승인 2020.11.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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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25년간 유지해 온 '직선제' 재단이 간선제로 변경 시도…구성원 반발
영남대, 민주적 총장 선출제도 마련했지만 부결…구성원들, 최악 막기 위해 총추위 구성 참여 결정
지난 7월 재단 측이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바꾸겠다고 통보, 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제출을 요구하자 대구대 단체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발표한 공동성명서.
지난 7월 학교법인 영광학원이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바꾸겠다고 통보, 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제출을 요구하자 대구대 단체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발표한 공동성명서.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총장 선거를 앞둔 대학 구성원과 재단이 총장 선거 방식을 두고 의견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대구대는 25년간 유지해 온 직선제를 재단 측이 간선제로 바꾸려 해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영남대는 민주적 총장 선출제도를 마련했지만 재단 측에서 부결해 내부 반발이 거셌다.


대구대, 직선제를 간선제로…구성원 반발

대구대는 총장 선출 방식을 두고 지난 6월부터 마찰을 빚고 있다. 학교법인 영광학원(이하 재단)이 그동안 진행해오던 총장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꾸려 하자 구성원들이 지속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성원들은 재단 측이 총장 선출 방식 변경에 대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간선제로 바꾸겠다고 통보하고 선출제도 개선에 관한 의견 제출을 촉구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대구대 교수회 이정복 의장은 “그간 25년간 문제없이 진행해오던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꾸는 것은 구성원들의 권한을 뺐겠다는 것”이라며 “재단이 총장 직선제 방식을 주도해 바꾸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구성원들과 의견을 나눠 선출 방식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만, 바꿀테니 의견을 내라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대 교수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재단 이사장은 총장추천위원회를 통해 간선제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후 재단은 교수회로 대학총장 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교수회 등 대학 단체들은 7월 23일 교수의 85%가 직선제에 찬성한다는 점 등을 들어 직선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 간선제 추진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재단은 이를 무시하고 공문으로 교수회 측에 총장 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고, 교수회가 거부 의사를 전했음에도 재차 의견 제출을 촉구했다.

이정복 의장은 “두 차례나 우리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의견 제출을 촉구해 10월 26일 거부 의사를 밝히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미 동의할 수 없다고 했는데 왜 자꾸 의견을 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임시이사 체제에서 벗어나 정상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현 시점에 중요한 것은 재단이 임시이사와 다르다는 것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주고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단은 기본적인 역할도 하지 못하면서 구성원에게 가장 중요한 권리인 총장 선출제도를 본인들이 주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장은 “이같은 재단의 입장을 구성원들은 수용할 수 없다. 앞으로도 같은 주장을 지속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영남대, 민주적 총장 선출제도 마련했지만 부결
교수회·직원노조, 법적 대응도 고려했으나 최악 막기 위해 일단락

영남대 차기 총장 선출은 총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이뤄지는 ‘간선제’로 진행된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총장 후보자를 공모해 심사한 뒤 학교법인 영남학원(이하 재단) 측에 3~5명의 총장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가 이 중 1명을 총장으로 낙점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같은 총장 선출 방식이 확정된 과정에는 구성원들과 재단 간 끊임없는 잡음이 있었다.

앞서 법인 이사회는 지난 9월 현행 9명인 총장후보추천위원회 규모를 17명으로 늘리고, 총장 선임 방식을 논의하는 기존 위원회 평가(50%)에 교수와 직원, 학생들의 투표(50%)를 새롭게 반영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 개정안을 바탕으로 재단 이사회는 10월 14일 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원활히 진행될 것 같았던 개정안 통과는 부결로 결정됐다. 교수 2명이 개정안에 이의를 제기했다며, ‘학내 구성원들의 전체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댄 것이다.

이에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이사회에 개정안과 관련해 다른 목소리를 낸 교수 2명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던 인사인 최외출 교수와 가까운 인물이라며, 최 교수가 총장 선출안 개정 작업을 막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개정안 부결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도 고려했었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총장 선출 과정에 불참하면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 판단, 최악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제16대 총장 선임을 위한 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교수회 측은 일단 위원회 내부에서 총동창회 등을 설득해 민주적 절차로 총장을 뽑을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할 방침이다. 영남대 총장 선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12월 중순쯤이면 새 총장이 선출된다.


사립대 10곳 중 6곳 간선제로 총장 선임

대구대, 영남대 외에도 구성원과 재단 간 총장 선출 방식으로 잡음이 일고 있는 곳은 많다. 총장 선출에 구성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위 소속 윤영덕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동남갑)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사립대학 총장 선출제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자료를 제출한 93개 사립 일반대 가운데 61.3%(57교)가 법인에서 직접 총장을 임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제출 대학 중 직선제를 실시하는 대학은 6개교(6.5%)로, 이 가운데 교직원만 직접선거로 총장 선출에 참여하는 대학은 2개교, 교수·직원·학생·동문 등 다양한 대학구성원이 직접선거로 총장 선출에 참여하는 대학은 4개교에 불과했다.

총장 간선제를 실시하는 대학의 참여 구성원 역시 간선제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사립대학 중 절반 이상이 학생 참여를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장 직선제를 실시하는 대학의 투표구성원 반영비율 역시 교수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는 한국외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교원 외 대학 구성원이 총장선출에 참여하고 있으나, 여전히 교수 중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총장 선출에 있어 법인 임명제가 아닌 간선제나 직선제를 채택하는 사립대학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법인 임명제를 고수하는 대학이 다수인만큼 보다 다양한 구성원의 총장선출 참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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