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낮은 기숙사 수용률, 정작 대학은 '공실(空室)' 걱정
턱없이 낮은 기숙사 수용률, 정작 대학은 '공실(空室)' 걱정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0.11.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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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생 10명 중 2명만 입사...수도권 기숙사 수용률은 10%대
기숙사 60% ‘현금 일시불’ 납부만 가능...학생・학부모에 부담
‘코로나19’ 여파 입실률 바닥...대학들 수억~수십억 손실보전금 떠 안아야
전국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수 년째 20% 초반에 머물러 있고 이로 인해 대다수 학생들은 주거난을 겪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힘들게 입사해도 현금만을 선호하는 납부제도는 짐이다. 
기숙사 수용률이 이처럼 낮음에도 정작 대학은 공실(空室)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 ‘코로나19’로 인해 입실률이 떨어지며 운영주체와의 계약상 부담금이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홍제동 행복(연합) 기숙사 모습.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대학 기숙사가 학생들에게는 들어가기 힘든 ‘좁은 문’, 대학에는 손실만 낳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기숙사 수용률은 수 년째 20% 초반에 머물러 있고 이로 인해 대다수 학생들이 주거난을 겪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힘들게 입사해도 현금만을 선호하는 기숙사비 납부제도는 부담이다. 

기숙사 수용률은 이처럼 낮지만 정작 대학은 공실(空室)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코로나19’로 인해 입실률이 떨어지며 운영주체와의 계약상 손실보전 부담금액이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고 있다.
 

전국 대학 기숙사 수용률 22.4%...대도시・수도권은 더 낮아

교육부와 대교협이 발표한 '10월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일반대학 및 교육대학 196개교의 기숙사 수용률(2020년 재학생 수 대비 기숙사 수용가능 인원의 비율)은 22.4%다. 전년보다 0.2%p 상승했지만 수년 째 20% 초반에서 답보 상태다.

특히 수도권과 대도시 대학 기숙사 수용률이 낮다. 산업대학과 각종학교(대학)를 제외한 일반 및 교육대학 기숙사 수용률(대학알리미 통계 기준)은 서울이 18%, 인천이 17.3%에 그쳤고 경기는 18.7%, 부산도 19.5%를 기록했다. 

지역별 기숙사 수용률(일반대학 및 교육대학, 출처=대학알리미)

수도권과 사립대 기숙사 수용률이 이처럼 낮은 것과 관련, 올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위 이탄희 의원은 한국사학진흥재단 ‘행복기숙사’ 사업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현재 재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기숙사(연합)’ 사업은 국공립대 부지를 활용하고 있어 사립대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기 어렵다”며 “반면 LH와 연계해 추진하는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다세대주택, 원룸형 오피스텔 등을 활용해 기존 사업이 갖는 한계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LH가 보유한 주택 중 ‘수도권 내 학교 밀집지역’ 또는 ‘교통환경이 우수한 수용인원 100명 이상의 주택’을 기준으로 선정하고 있는 기숙사형 청년주택의 규모를 늘리면 수도권‧사립대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입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9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추진한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현재까지 228호(수용인원 333명).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현금 일시불만 받아요”...현금만 받는 기숙사 여전히 절반 이상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막상 힘들게 기숙사에 들어가도 현금을 선호하는 납부제도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부담이다. 60% 넘는 기숙사가 현금 일시불로만 기숙사비를 받기 때문이다. 

10월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일반 및 교육대학 256개 기숙사 중 기숙사비를 현금으로만 일시 납부해야 하는 기숙사가 157개(61.3%)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카드납부가 가능한 기숙사는 47개(18.4%), 현금분할납부가 되는 기숙사는 77개(30.1%)였다. 카드납부 제도와 현금분할납부 제도를 모두 실시하는 기숙사는 25개(9.8%)였다. 

2018년 기준 전국 대학의 월 평균 기숙사비는 1인실 27만원, 4인실 14만원 수준. 수도권이나 사립대의 경우는 더 비싸다. 한 학기 60~10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그것도 한꺼번에 내기에는  녹록치 않다.

지난 2015년 교육부는 기숙사비 현금 분할납부, 카드납부를 확대하는 ‘대학기숙사비 납부 방식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카드납부를 늘리는 등 납부방식을 다양화하는 대학은 그리 많지 않음을 올해 대학정보공시에서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실률 치솟아...전국 국공립대 생활관 손실액 572억원

한편 기숙사를 운영하는 대학도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대학이 비대면수업을 실시하면서 기숙사 공실률이 치솟았다. 자연 대학이 보장해야 할 최소운영수익 입실률 75~80%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를 대학이 보전해야 상황에 처했다.

1,000명 규모 민자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 D대학의 경우 올 1학기 입실률이 24%에 그쳤다. 올 8월까지 손실보전 금액은 22억여원에 달한다.

1학기 평균 입실률이 48%로 그나마 나은 서울 소재 한 대학도 부담해야 할 금액이 2억 5천만원이다. 최소운영수익 입실률이 80%이기 때문에 공실 32%에 따른 비용을 대학이 부담해야 한다.

상황은 국・공립대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29일 열린 전국 국・공립대학교 기획처장협의회 안건 중 하나는 생활관 손실액 보전 방안이었다.

협의회는 코로나19 등으로 생활관 입주생이 줄어 올해 전국 국공립대학 생활관 손실액이 약 57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학생 등록 수가 감소하며 대학 자체 예산으로 생활관 손실액을 보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협의회는 대학 운영 정상화를 위해 생활관 손실액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을 교육부・기재부 등에 요청하기로 했다.
 

수용률 높이기 ‘한계’...해법 찾을 제도적 보완 시급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숙사 숫자를 늘리는 게 답이지만 이 또한 난제다. 

원룸 등을 운영하는 대학 인근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기숙사를 짓기도 부담이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 유학생도 대거 줄어든 상황에서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도 없는 상황.

올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것처럼, LH가 보유한 주택을 활용하는 방안 등 현재의 한계점을 부분적으로나마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교육부 뿐 아니라 국토부 등 유관부처와 공공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학 부지 또는 캠퍼스 밖 국·공유지를 활용해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함께 거주하는 ‘연합기숙사’도 대안으로 주목을 받는다.

기숙사 손실액 보전과 관련, ‘코로나19’ 등 감염병은 천재지변에 준하는 상황임을 감안해 기숙사 운영과 관련한 대학과 운영업체가 상생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학 뿐 아니라 운영업체 또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가 중재자로 나서 지원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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