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학생미래설계학기'...대학 교육 패러다임 바꾼다
서울시립대 '학생미래설계학기'...대학 교육 패러다임 바꾼다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0.10.29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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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부터 본격 시행…연구트랙 ‘연구인턴십’・‘자기주도연구’ 14과목
장학금 지원, 학점 이수 혜택…내년 창업・글로벌트랙으로 확대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서울시립대학교(총장 서순탁)가 올 2학기부터 본격 시행하는 ‘학생미래설계학기’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인 ‘학생중심 맞춤형 미래설계 학기제도’ 프로그램의 하나로 수동적인 교수-학생 간 강의 형식에서 탈피해 학생 스스로 능동적이고 자율적으로 교과목을 설계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학생은 자기주도 하에 학습과 연구를 진행할 수 있고, 교수와 학생간 쌍방향 소통이 강화되며, 학사제도도 유연화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의 자기주도 교육 습관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2학기 ‘연구트랙’ 본격 운영…학점이수・장학금 혜택

‘학생미래설계학기’는 △연구트랙 △창업트랙 △글로벌트랙 등 세 가지 트랙으로 구성된다. 올해는 연구트랙 ‘연구인턴십’과 ‘자기주도연구’ 교과목이 개설됐다. 

연구인턴십은 교수가 선정한 주제에 따른 과목에 1~2명의 소수 학생이 참여해 연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수들은 마치 대학원생과 연구하듯 학생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논문도 쓸 수 있다.

주제 연구의 전문성을 더하고 학부생들의 연구 역량을 한층 높이기 위해 관련 전공 대학원생들이 멘토로 참여한다. 자기주도연구는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해 지도교수를 섭외한 후 1대 1로 진행한다. 학생이 먼저 한 학기 수업계획을 세우고 지도교수를 매칭하면 된다. 

연구트랙의 두 교과목은 주도 주체만 다를 뿐 학생과 교수 간 쌍방향 소통을 통해 커리큘럼과 운영방식을 정하고 학습・연구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 교과목과는 차별화돼 있다. 교과목 형태로 학점이 인정되고 학생 1명 당 120만 원의 장학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동기 부여도 충분하다.
 

교수・학생 협업 통해 ‘유일무이’ 교과목 설계

2학기 개설에 앞서 실시한 ‘학생미래설계학기’ 교과목 공모에는 연구인턴십 23건, 자기주도연구 11건 등 총 34건이 신청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이중 미래설계학기 교과목 심의위원회의 철저한 심의를 거쳐 연구인턴십 9건, 자기주도연구 5건 등 총 14건이 선정됐다. 

세무학과 박훈 교수가 제시한 ‘4차 산업과 납세자 보호’ 교과목에는 학부생인 이경업・황지인 씨가 참여하며, 기계정보공학과 나영승 교수의 ‘국내 신재생에너지 설치 타당성 연구’에는 학부 재학생 명선형・최보근 씨가 참여하고 기계정보공학과 일반대학원 장세구 씨가 멘토로 함께 한다.

자기주도연구 교과목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단백질을 인식하는 항체 디자인’(생명과학과), ‘감염병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 방안 연구’(도시공학과) 등 최근의 감염병 확산과 전공을 조화시킨 주제부터 ‘우리나라 경기변동의 부문별 특성 분석’(경제학부), ‘서양 윤리학, 정치철학 개괄을 통한 윤리교육론 연구’ 등 전공 분야를 심화한 연구 주제도 눈에 띈다. 모두 교수 또는 학생이 자발적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교과목인 셈이다. 

스포츠과학과 황선환 교수 지도로 ‘진지한 여가로서 여자축구가 회복탄력성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김은수・한혜지 씨는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 학술논문 게재를 목표로 삼았다. 

학생들은 연구에 꼭 필요한 설문조사를 위해 풋살대회에 직접 선수로 참가하는가 하면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위해 대학원 ‘스포츠통계’ 수업을 청강하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 연구 방법론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은 지도교수가, 논문 서론 작성은 대학원생 멘토가 돕는다. 

김은수・한혜지 씨는 “많은 연구 절차들이 학부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들이기에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즐거움이 있다”며 “향후 대학원에 진학해도 어려움 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학부생으로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학술논문을 게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도교수와 멘토의 도움을 받아 반드시 게재할 수 있는 논문을 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창업트랙 추가 개설…연구・학습 선택 폭 넓혀

서울시립대는 건국대 드림학기제, 이화여대 도전학기제 등 타 대학의 유사한 제도를 정책과제로 삼아 연구하고, 장단점을 분석해 서울시립대에 가장 적합한 제도를 설계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서울시립대 ‘학생미래설계학기’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타 대학의 제도와 유사한 연구트랙에 더해 창업·글로벌트랙을 추가해 학생과 교수의 자기주도 연구·학습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점이다. 

장학금 또한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올 2학기 교과목 위주 시행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향후 1~2개 학기 전체를 미래설계학기로 삼아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2학기 연구트랙 시행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립대는 내년에는 창업트랙과 글로벌트랙도 운영할 계획이다. 

창업트랙은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본격적인 창업에 들어가기 직전 ‘창업설계’ 교과목을 신청하고 이수함으로써 창업 아이템 선정, 사업성 분석, 시제품 제작, 현장 적용 검토, 클라우드 펀딩, 펀딩 후 시제품 제작 완료 등 창업계획을 완성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글로벌트랙은 해외 연구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 연구소 및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학생을 지도・지원하는 형태로 마련될 예정이다. 
 

■ 인터뷰 - 정석 서울시립대 교무처장

‘학생미래설계학기’ 시행 배경은.

서울시립대는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보내며 대학교육 혁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학생미래설계학기’는 혁신을 위한 과제 중 하나다. 교수 중심 일방통행식 지식전달이라는 수동적인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주도하는 수업,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데 목표를 뒀다.
학생미래설계학기는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T자형 인재’, ‘UOS T-Star’와도 맞닿아 있다. 
‘T자형 인재’는 횡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고 종적으로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뜻한다. 
‘UOS T-Star’는 다른 전공도 이해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소통능력을 겸비해 저마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우리 대학의 의지가 담겨 있다.
타 대학 유사 제도와 차별화된 특징은.
기존 타 대학제도와 비슷한 제도가 올 2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는 우리 대학의 ‘연구트랙’이다. 이에 더해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를 더욱 다양화한 것이 ‘학생미래설계학기’의 특징이다.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학부 재학 중 미리 창업을 경험할 수 있게끔 ‘창업트랙’을 마련했고, 학교의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과 연계한 
‘글로벌트랙’을 통해 글로벌 역량도 강화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

‘학생미래설계학기’를 통해 기대하는 교육효과는.

대학 전공 수업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던 나 또한 2학년 1학기 단 1학점짜리 ‘제도실습’ 과목을 수강하며 ‘터닝 포인트’를 경험했다. 밤새 과제를 해도 재밌었던 수업 덕분에 ‘A+’를 받았고 담당 교수님은 방학 중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그 값진 경험 이후 수업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비록 1학점이지만 성취 동기를 자극했고 성과를 통해 보상 받았던, 인생 가장 중요한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학생미래설계학기’에 참여하는 많은 학생이 멘토로서의 교수님을 만나고 스스로 선택한 과제에 흥미를 느끼며 미래를 설계해 나갔으면 한다. 학생들에게는 교양이나 전공지식을 익히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이런 것들을 찾아내는 일, 미래를 설계하는 일을 대학에서 해야 한다. 학생미래설계학기 교과목처럼 학생들이 스스로 설계하는 교과목을 만들고 경험해보는 것을 대학에서 장려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미래설계학기’ 첫 시행에 대한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피드백이 중요하다. 피드백을 바탕으로 성과는 강점으로 살리고 미흡한 점은 보완해 연구트랙을 확대해 나가고 창업‧· 글로벌트랙도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우리 대학은 국내 유일 4년제 공립대학이다. 공공을 생각하고 공익을 위해 일하는 차별화된 인재를 키우겠다는 교육철학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실력 있고 소통능력이 있으며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인재들을 키운다면 여느 대학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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