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노벨상 프로젝트 “아직 늦지 않았다” - 조명희 의원 특별 인터뷰
[창간 특집] 노벨상 프로젝트 “아직 늦지 않았다” - 조명희 의원 특별 인터뷰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0.10.28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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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은 ‘넘을 수 없는 산’일까. 매년 10월 노벨상 시즌을 앞두고 가졌던 일말의 기대는 항상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벨 평화상만 단 한 차례 수상했을 뿐 지난 120년 간 과학 분야 노벨상을 한번도 수상하지 못한 것에 국민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과학계’는 한동안 침울해진다.

<월간 대학저널>이 창간 11주년을 맞아 마련한 특집 ‘노벨상 프로젝트, 아직 늦지 않았다’는 한국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이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살펴본다. 과학자 출신 국회의원으로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을 위해 다방면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기초과학 분야 육성을 위한 입법활동에 나서고 있는 조명희 국회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벨상 수상 가능성과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점검한다. 아울러 24명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사례를 소개한다.

<특별 취재팀>

<조명희 의원 특별 인터뷰>

“기초과학, 20년 이상의 장기 지원 필요”
 

Q. 현택환 서울대 교수가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에 아쉽게 실패했습니다. 노벨상도 중요하지만, 과학 저변 확대도 중요합니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본은 24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나오지 않느냐는 의문은 매년 반복되는 이야기입니다.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는 한국이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세계 수준이지만, 응용 분야에 치중된 점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노벨 과학상은 국가의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주요 과학 강국들이 1900년대 초반부터 연구기관을 설립했지만,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에 연구비를 투입한 지 30여년 밖에 안 되는 등 절대적인 인프라와 투자 규모가 작습니다. 대학 입시에만 치중돼 물리·화학 등 기초과학을 경시하는 교육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실적 중심 대학 연구문화로는 기초과학 분야 양성이 어렵다는 말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1990년대 일본에서 UN연구원으로 근무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일본 대학 교수들과 다양한 공동연구를 수행했는데, 우리와 다른 점은 소위 ‘도제식’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수와 부교수, 조교수, 대학원생이 한 분야를 집중연구하고, 제자가 스승의 연구를 물려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 연구 문화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한 명의 교수가 연구와 강의부터 회의 참여, 학생취업 지원, 회계·행정 처리까지 모든 업무를 책임져야 하는 구조입니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 나이는 69세이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해 노벨상을 받기까지는 약 31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 대학 연구자의 정년이 65세 수준임을 감안하면 장기연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단기성과 위주의 연구 풍토로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를 육성할 수 없습니다.

4년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을 지내면서 국가 R&D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자마자 1호 법안으로 ‘기초연구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우수한 연구자들의 연구단절 방지와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기초과학에 대한 20년 이상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여야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Q.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올해 과기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정책이 전략적이지 못함을 지적했습니다. 노벨상 수상을 위해서는 국제연구협력 네트워크의 다변화가 중요한데,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가 수행한 국제공동연구 총 182건 중 노벨상 주최국인 스웨덴과의 연구는 고작 8건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10년간 스웨덴 대사관에 과학기술 담당관을 파견한 사례도 없었습니다.

반면, ‘50년간 30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을 목표로 세운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연구소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다수의 인력을 파견하고, 일-스웨덴 과학기술인의 정례적인 모임을 주선해 우수한 과학자와 연구실적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외교에서도 일본에 밀리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상황이 절망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벨 과학상 유력 후보가 3명이나 나오는 등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를 배출하고 있으니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됩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세 가지를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첫째, 한-스웨덴 국제공동연구를 늘려, 양국 연구자들이 친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둘째,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연구진들과 우리나라 우수인력을 연계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스웨덴에 과학기술협력센터를 설립하고, 과학기술 담당관을 파견하는 등 거점외교를 추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과기부 내 ‘국제연구지원팀’을 만들어 ‘상위 1% 연구자(Highly Cited Researchers)’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각별한 관리를 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Q. 국회 과방위 소속으로 많은 의견을 개진해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법안은 어떠한 것이 있습니까?

과학기술인 출신으로 기초연구 진흥과 연구자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 발의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기초과학에서 창출되는 연구물이 산업·기술과 연계돼 경제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R&D 제도 혁신 등을 챙겨볼 예정입니다.

또한 비대면 사회가 촉진한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전공분야인 ‘GIS와 공간영상’을 데이터와 결합시켜 국토 관련 공공데이터만이라도 통합 관리하는 ‘(가칭)스마트국토관리청’과 같은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지구관측 위성정보 분야인 원격탐사(Remote Sensing) 국내 1호 박사학위를 받은 과학자이자 정치인이다. 경북대 교수를 거쳐 지난 5월 과학기술인 출신으로 유일하게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현재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 ICT융합 포럼>과 <국회 국토공간정보정책포럼> 대표의원,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과학기술 전문성을 살린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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