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양성평등정책담당관에게 거는 기대
교육부 양성평등정책담당관에게 거는 기대
  • 황혜원 기자
  • 승인 2020.09.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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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지난 21일 교육부는 신임 양성평등정책담당관으로 장인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부장을 임명했다. 7개월 만에 공석이 채워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학교 내 성평등 정책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5월 각 영역별 성차별·성폭력 문제에 책임지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부를 비롯한 8개 기관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신설했다. 장 신임 담당관은 앞으로 교육 분야 성차별·성희롱·성폭력 근절 정책을 추진하고 학교 구성원이 연루된 사안을 대응하게 된다. 

교육계 성차별, 성희롱, 성폭력 등과 관련한 이슈는 산적해 있는 상태다. 가해자의 신분은 교사와 학생을 가리지 않는다.

2018년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시작된 국내 미투 운동은 ‘스쿨미투’로까지 퍼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쿨미투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용화여고의 경우, 2년이 지난 지금도 가해교사에 대한 공판을 진행하며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경남 김해, 창녕에서 현직 교사들이 교내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적발됐다.

또 전남 영광군의 한 중학교에서는 남자 중학생이 동급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해 스트레스성 급성 췌장염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해당 학교는 가해 학생들의 접근과 보복행위를 금지시켰을 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성범죄에서도 용의자 다수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밝혀졌다. 성교육 체계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교육 현장에서도 정책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수년간 같은 내용의 성희롱·성폭행예방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면서 교육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매뉴얼’ 자체의 교육보다 사례와 결과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학교 내 성교육은 굉장히 미흡하다. 현재 성교육 표준안은 2015년 개정된 것으로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2015 성교육 표준안은 초1 학생에게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싫은 것을 분명히 표현하기’ 등 가르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교사도 직무연수를 통해 성차별,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지만 연수는 대부분 교사 자율권에 많이 기대고 있다.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연수에서도 4대 영역(성희롱‧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에 대한 포괄적인 예방교육으로 ‘연 1시간 이상’을 기준으로 두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끊이지 않는 학교 내 사건에 교육부 역시 각 상황에 임기응변식의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한 듯 보인다.

배움의 터전인 교실에서 학생들이 ‘너는 여자로서 매력이 떨어진다’와 같은 말을 듣고, 불법촬영의 위험에 노출되고, 성폭력으로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장 신임 담당관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보호하는 최전선에 서게 됐다. 성차별, 성희롱,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학교의 미온적인 태도를 바꾸는 것은 결국 교육부의 손에 달려 있다. 그 만큼 임무가 막중하다.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학생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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