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활로는 어디에?...“지방대 육성정책 전면 제고와 대학 총 정원 감축 필요”
지방대 활로는 어디에?...“지방대 육성정책 전면 제고와 대학 총 정원 감축 필요”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0.08.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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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학령인구 감소 따른 미충원, 수도권大 선호, 정책 미비 등 총체적 위기
지방대 → ‘지역 중추 고등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킬 전면적인 정책 재고 필요
일부 사립대 공공성, 민주성, 투명성 강화도 선행돼야
대학교육연구소는 “현재의 위기가 지속되면 지방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경쟁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떠나 ‘기피’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대학 중심의 학벌주의가 심화하고 사교육비 문제, 수도권 집값 문제, 지방 공동화 등 사회 문제도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현재의 위기가 지속되면 지방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경쟁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떠나 ‘기피’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대학 중심의 학벌주의가 심화하고 사교육비 문제, 수도권 집값 문제, 지방 공동화 등 사회 문제도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해 열린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장의 한산한 모습.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대학교육연구소가 전국대학노동조합 정책연구과제로 수행해 올 7월 발간한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 보고서는 “현재의 위기가 지속되면 지방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경쟁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떠나 ‘기피’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대학 중심의 학벌주의가 심화하고 사교육비 문제, 수도권 집값 문제, 지방 공동화 등 사회 문제도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지방대학 육성 방안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제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서 ‘지방대학의 교육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인재-일자리 선순환 교육체계’를 도모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큰 틀에서 지방대학 육성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겠다는 역대 정부 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2018년 2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통해 진단 대상대학을 자율개선, 역량강화, 재정지원제한대학 Ⅰ,Ⅱ로 구분했다. 4년제 대학 기준 수도권대학은 70.8%가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된 반면, 지방대학은 권역별로 57.1~67.6%에 그쳤다.

또한 2주기에 입학정원을 5만여 명 감축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감축 규모는 5천 명이 채 안 될 것으로 전망돼, 향후 지방대학 미충원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대학의 마주한 현 위기의 원인은 어디에 있고, 이를 극복할 해결책과 지방대 육성방안을 대학교육연구소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2) 지방대학 위기 원인과 지방대학 육성방안

 

□ 지방대학 위기 원인은?

▲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미충원 심화

당면한 지방대학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다. 2021년 입학정원을 유지할 경우, 2024년 학생 수 부족은 10만 8천 명으로 전망된다. 미충원은 전국에 골고루 분산되는 것이 아니라 전라, 부울경, 대구경북,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역시 지난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대학혁신 지원방안’에서 대학교육 환경변화의 첫 번째로 ‘학생인구 급감 등 인구구조 변화’를 꼽았다.

하지만 진단의 심각성과 달리, 교육부는 학령인구 변화 대응에 손 놓는 대안을 내놨다. 2021년 시행할 3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정부 권고 정원 감축을 없애고,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방대학 학생 수 감소는 ‘미충원’을 넘어 ‘폐교’ 문제로 확산될 것이다. 앞서 폐교한 사례를 보면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고, 교직원은 일자리를 잃었다. 지역사회도 상권과 활력을 잃고 황폐화됐다.

앞으로는 학령인구 급감이 폐교의 직접적 원인이 될 가능성이 커 지방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이고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지방대학 폐교 문제가 가시화될 것이다.

2020년, 우리나라 고등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입학가능인원’이 ‘입학정원’보다 적어졌다. 입학가능인원은 2024년까지 급감하다가 2025~2034년 10년간 유지된다. 따라서 향후 4년을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향후 지방대학의 운명이 갈릴 수 있게 된다.

보고서는 “학령인구 급감이 예고됨에도 정부가 ‘자율’이라는 미명하에 시장에 맡기는 정원 정책을 실시한다면 지방대학 위기를 넘어, 지방 전체 위기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청년들 수도권으로, 수도권으로...수도권 집중 현상

지방대학 위기의 또 다른 원인은 우리 사회의 '수도권 집중’에 있다. 지역발전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인구 및 경제·사회·문화 관련 인프라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각하고, 그 과정에서 지방대 위기도 심화됐다.

수도권으로의 청년층 유출은 더욱 급격해지고 있다. 17개 시·도 중 청년층이 순유출한 지역은 지방 11개이며, 전남과 전북 지역 순유출이 매우 높다. 청년층이 수도권에 몰리는 이유는 저성장 및 일자리 부족, 4차 산업혁명, 지방위기 등에 직면해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함이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도권대 출신과 지방대 출신 차별도 심화됐다. 지방대학 졸업생들이 수도권 졸업생들에 비해 임금, 취업률, 취업의 질, 직업과 전공의 일치 여부에서 열악하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지방대학은 연구개발 및 산학협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기업 총 연구개발비 68조 8,344억 원의 63.7%(43조 8,236억 원)가 대기업에 집중돼 있는데 이들 대기업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결과적으로 지방대학 위기는 인적·물적 자원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구조적 문제, 지방대학 출신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노동시장의 문제, 지방대학 출신을 차별하는 사회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지방에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방대학이 배출한 인재와 생산한 지식을 흡수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는 한 지방대학 위기는 쉽게 극복되기 어렵다.

▲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책임 부재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책임의 부재’도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사립대학 비율이 가장 높다. 사학의존도가 높은 만큼 고등교육 재정의 상당부분을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 지원액은 턱없이 부족하다. 부족한 정부 지원마저도 평가에 따른 선별 지원 방식을 취해 지방대학은 재정 여건이 더욱 열악하고, 수도권 대학과의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1996~2000년 지방대학과 수도권 대학 학생 1인당 국고보조금 격차는 10만 원 미만이었지만 2018년에는 지방대학 181만 원, 수도권대학 386만 원으로 200만원 넘게 격차가 벌어졌다.

이같은 결과는 평가에 따라 ‘지원 유무’가 결정됨에 따른 것이다.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고, 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의 지표에서 유리한 수도권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향이 고착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서울은 더욱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비광역시는 그렇지 못하다. 2018년 학생 1인당 국고보조금(국가장학금 제외)은 서울 443만 원, 비광역시 178만 원으로 차이가 2.5배에 달했다.

무분별한 대학 신설과 정원 자율화 정책 또한 지방대학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가 고등교육을 책임져 관리하지 않고, 시장 논리를 전면화한 것이다. 

대학설립준칙주의(1996), 정원 자율화 조치(1997) 등으로 난립하게 된 지방대학은 오늘날 ‘부실대학’ 및 지방대학 미충원 문제의 신호탄이 됐다.

1997년부터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사실상 폐지한 2013년까지 대학 52개교, 전문대학 9개교가 신설 또는 개편했는데, 일반대를 보면 절반 이상인 54%(28교)가 사라지거나, ‘부실대학’ 판정을 받았다. 이중 21개교는 지방대학이다.

관리·감독에도 소홀해 2018년 기준, 대학 설립 이후 교육부 종합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립대학은 70개교로, 전체(153개교)의 45.8%에 달한다. 이 중 지방 비광역시 대학 32개교(52.5%), 광역시 대학 9개교(32.1%)가 종합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 실효성 없던 지방대학 육성정책

역대 정부는 다양한 ‘지방대학 육성 정책’을 실시했지만, 실효성이 없었다. 지방 대학 육성 주요 정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지방대학은 특성화 분야와 집중지원 분야를 변경해아 하는 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발전을 도모하기 어려웠다. 일부 사업은 거점대학과 이공계 분야에 지원이 집중 돼 지방대학 간 학문간 불균형도 심화됐다.

지방대학 육성 정책에서 지방대학은 구조조정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14년 도입한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은 정원을 감축하면 가산점 5점을 부여했는데, 이로 인해 대부분의 지방대학이 정원을 감축했다.

지방대학 적극적 우대정책으로 공공기관 지방인재 채용제, 국가공무원 임용 시 지방인재 채용목표제 및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법·제도 미비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 부정・비리 및 부실 운영

‘부정·비리와 친인척 중심의 대학 운영, 그에 따른 대학 부실 운영’도 지방대학 위기를 가중시켰다. 2020년까지 폐교한 사립대학 16곳 중에서 인제대학원대학을 제외한 15곳이 지방대학이었다.

광주예대는 설립자가 교비 409억 원을 횡령해 2000년 폐교로 이어졌다. 이 대학 설립자는 서남대, 광양보건대, 한려대, 신경대도 설립했는데, 서남대에서도 교비 330억 원을 횡령했다. 서남대는 학교폐쇄 조치를 받고 2018년 폐교했다. 광양보건대, 한려대, 신경대에서도 교비 567억 원을 횡령한 것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는데, 이 세 대학은 2020년 학자금대출 제한대학으로 지정 돼,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중대(교비 302억 원), 성화대(65억 원), 명신대(40억 원) 등도 설립자의 교비 횡령이 적발돼, 폐교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이들 대학 대부분은 설립자 친인척 중심 운영, 이사회 허위 개최, 교비 횡령, 교수 채용 비리 등 부정·비리가 난무했고, 이로 인해 대학은 부실 운영을 면할 수 없어 폐교에 이르렀다.

지방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정·비리로 인해, 사립대학 지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보고서는 “학령인구 급감을 앞두고, 부정·비리 대학은 학생 선택을 받기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 대학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려는 자구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 지방대학,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 지방대학 정책 전면 제고

보고서는 “지방대학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정책 재고가 필요하다”며 “지방대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막연한 주장에서 벗어나 존폐 위기에 직면한 지방대학을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지방의 중추적 고등교육기관으로 끌어올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대학 육성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대학이 인적토대를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는 상황을 최대한 방지하고, 국가균형발전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도 밝혔다.

▲ 전체 대학 10% 정원 감축

미충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체대학 ‘10%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고서는 밝혔다. 전체 대학 10% 감축 결과, 지방대학 입학정원은 2021년 30만여 명에서 2024년 27만여 명으로 3만 명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전체대학 정원 감축으로 지방대학 ‘몰락’을 막고, 전체대학 교육여건 개선 효과와 수도권대학의 체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일본 사례도 눈여겨 볼 수 있다. 일본은 미충원 문제가 심각해지자 2016년부터 대도시 지역의 대규모 사립대학 초과정원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대학에서 줄어든 신입생 정원이 지방 중·소규모 대학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해 자연스럽게 정원 미달 대학이 줄어들고, 영세 대학 경영이 개선되는 효과가 생겼다. 

보고서는 “(일본 사례에서 보듯) 우리나라도 지방대학 몰락을 막고, 고등교육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규모 대학의 정원 감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대두될 지방대학 폐교 문제도 보다 면밀한 실태파악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교육부는 자발적 퇴출 정책 추진에 앞서 대학의 운영 가능한 재정 규모, 임금 체불 여부, 부정·비리 여부, 법인과 대학의 자구노력, 자발적 퇴출 경로 희망대학 등을 사전 조사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사립대학 공공성, 민주성, 투명성 강화

사립대학 공공성, 민주성, 투명성 강화방안도 필요하다.

지방 사립대학 종합감사를 확대하고, 감사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부정·비리 등으로 임원취임 승인이 취소된 자의 학교 복귀 시한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부정·비리 방조 임원도 취임승인을 취소할 수 있게 ‘사립학교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익신고자보호법’도 개정해 사립학교 부정·비리에 대한 내부 고발자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정부재정지원사업 평가에서 부정·비리 대학 제재 조치를 없애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 '지방대 살리기'...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2014년 ‘지방대학육성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지방대학 위기는 계속돼 법의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법 취지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방대학육성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대학육성법’에서 규정한 정부의 지방대학 지원을 더 분명히 의무화하고, 의무사항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며, 범정부 차원에서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기구를 마련해 종합적,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또한 지방인재 우대 관련 현행 제도도 보완해 정부 목표치만큼이라도 지방인재가 채용되도록 개선해야만 지방대학 기피 현상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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