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절반, 전공-직업 미스매치...대학 정원 규제 재검토 필요
대졸자 절반, 전공-직업 미스매치...대학 정원 규제 재검토 필요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0.06.10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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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취업률과 전공・직업간 미스매치는 대학 전공 선택의 제약 때문
신산업 관련 전공 분야 늘리는 등 정원 규제 재검토 선행돼야
(사진 = KDI 유튜브 화면 캡쳐)
(사진 = KDI 유튜브 화면 캡쳐)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우리나라 대졸자의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는 50%에 달하여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기술과 산업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려면 △(대학) 정원 규제의 재검토 △진로 교육 강화 △전공 선택 시기 유연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방향’ 보고서(저자 한요셉)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적으로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고교 졸업자의 70% 가까이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지만, 막상 졸업 후에는 심각한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졸업 이후 미취업자로 머무르는 청년 비중은 2019년 기준 해당 연령대 대졸자 전체의 26.8%에 달한다. 취업자조차도 상당수가 대학 전공과는 무관한 직장에 취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OECD 조사 결과(2015)에 따르면, 한국 대졸자의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는 50%로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았다.

대학 진학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취업률과 전공・직업간 미스매치 현상을 전공 선택의 제약 측면에서 분석한 보고서는 전공 선택이 제약의 원인으로 ▲대학・전공에 관한 정원 규제 ▲노동시장에 관한 불충분한 정보 ▲전공 선택 시기의 획일성이라고 분석했다.

■ 정원 규제로 인한 소득 및 안정성 격차...특수 전공 쏠림 현상 야기

우선 수도권 대학은 전체 정원의 규제를 받아 전공별 정원을 조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수도권 대학에선 전공별 입학경쟁률에 따라 정원을 조정하지 못했지만 규제가 없는 비수도권 대학은 인기학과의 정원을 늘릴 수 있었다.

학생 입장에서 전공만 고려하면 정원에 여유가 있는 비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면 되지만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대학과 전공 사이에서 고민하다 원하는 전공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아울러 "보건·교육 등 특수 전공의 정원은 대학이 임의로 조정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고 이는 의약 및 교육 계열의 소득을 높여주고 있다"며 자연이나 공학 계열 적성을 가진 학생이 의대를 선택하거나, 인문이나 사회 계열 학생들이 적성과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 때문에 교대를 선택하는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노동시장에 관한 불충분한 정보도 전공 선택의 또 다른 제약요인으로 지적됐다. 입시경쟁에 매몰된 학생들은 대학 전공에 따라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며, 특히 어느 정도의 소득을 얻을 수 있는지 모르고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전공 선택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상황에서의 전공 선택과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최근 연구들에서 확인된 바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전공 선택 시기의 획일성도 전공 선택의 제약 요인이었다.

KDI가 전국 4년제 대학 신입생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2018)에서 자신의 전공을 바꾸고 싶다고 응답한 신입생 비중은 28.2%에 달했다. 전공 변경 희망자들의 경우 인문계열의 경우 주로 교육계열로, 자연계열의 경우 의약계열로의 변경을 희망했다.

일반고 학생들의 문·이과 선택 이유는 ‘대학 진학에 유리해서’가 14.6%, ‘주위의 일반적인 선택을 따랐다’가 6.3%였다. 대학진학에 유리해서라고 답한 학생의 후회비율은 36.9%, 주위 일반적인 선택을 따라서라고 답한 학생의 후회비율은 46.1%로 눈에 띄게 높았다.

■ 인구고령화・학령인구 감소 따라 특수 전공 정원 적절성 재검토 필요

보고서는 제도적 개선방향으로 ‘정원 규제의 재검토’를 우선 꼽았다. 전면 해제는 어렵더라도 신산업 관련 전공 분야의 정원은 총량적 정원 규제와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정부에서 직접 통제하고 있는 보건이나 교육과 같은 특수 전공의 경우 사회 전반적인 시각에서 정원의 적절성을 정기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인구 고령화와 함께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의료 분야의 경우 증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수요가 축소되고 있는 교육 분야는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면밀히 검토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진로교육 강화’를 위해 진로 탐색시간 의무화, 진로전담교사 추가 배치와 더불어 진학・진로 상담 시 대학・학과별로 취업률 외에 소득정보를 추가하는 등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공 선택의 시기를 다양화하고 전공 선택 및 변경의 자유를 확대하는 등 전공 선택 시기의 유연성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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