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50여 개국에서 사랑받는 캐릭터 ‘몰랑’ 원작자 윤혜지 작가
전세계 150여 개국에서 사랑받는 캐릭터 ‘몰랑’ 원작자 윤혜지 작가
  • 임지연 기자
  • 승인 2019.03.27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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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선배에게 듣는다]숙명여자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과 동문 윤혜지 작가
윤 작가의 캐릭터 ‘몰랑’

취업 위해 포트폴리오로 제작한 캐릭터, 대박 인기상품으로 승승장구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카카오톡 이모티콘 중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사용한 사람은 없는,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모습의 캐릭터가 있다. 바로 ‘몰랑’이다. ‘몰랑’은 숙명여자대학교(총장 강정애) 시각·영상디자인과 동문 윤혜지 작가의 대표 작품으로, 토끼를 ‘말랑말랑’, ‘몰랑몰랑’한 느낌으로 캐릭터화 한 것이다.

‘몰랑’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 초기에 입점하면서 함께 성장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윤 작가가 원하는 팬시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로 쓰려고 무료공유하고 덧글 반응을 모으려고 만든 캐릭터였다. 무료로 스마트폰 배경과 아이콘을 블로그에 공유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됐고, 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이 성장하며 함께 인지도를 올리고, 상품화가 수월하게 진행됐다. 윤 작가는 “운 좋게 편한 길로 성장했다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몰랑’은 다양한 굿즈는 물론, 프랑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전세계 150여 개국에서 사랑받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유튜브(YouTube)에 정기적으로 제작돼 올라오고 있으며, 2017년 3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EBS 1TV와 EBS kids에서 국내 방영되기도 했다. 

윤 작가는 ‘어느 특정 집단의 취향에 치우치지 않았던 점’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비결로 꼽았다. 2014년 서울프로모션플랜(SPP)에서는 “어른, 아이, 성별, 국가 상관없이 사랑받을 디자인이다”라는 베테랑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숙명여대 캐릭터 ‘눈송이’

숙명여대 상징인 눈꽃을 활용한 캐릭터 ‘눈송이’ 리뉴얼 디자인도 윤 작가와 시각·영상디자인과 학생들이 2013년 제작한 합작품이다. 인형, 다이어리, 파우치, 스티커, 메모지 등 굿즈로도 제작되는 등 재학생, 예비 수함생들에게 고루 사랑받는 인기 캐릭터다. 2018년 창학 111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눈송이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다운로드 건수 5만 건을 단숨에 넘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윤 작가는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에 자리잡아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곳에서 본인의 반려묘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몰랑은 ‘일’처럼 느껴지는 그림이라면, 새로 그리는 고양이 캐릭터는 본인이 그리고 싶었던 그림이라고 말하는 그. 준비 중인 캐릭터는 카카오톡 이모티콘과 피규어로 출시될 예정이며, 소속 디자이너들 개개인의 캐릭터를 함께 모아 출시하는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윤혜지 작가
윤혜지 작가

원래 캐릭터 디자이너가 꿈이셨는지, 어떻게 진로를 설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귀여운 캐릭터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중학생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내가 그린 그림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판매되면 좋겠다’라고 막연히 상상했는데, 정확한 진로 방향을 스스로 찾기도 어려웠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생 때는 영어선생님이라는 ‘어른들이 권하는’ 직업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아이들의 재능을 부모가 결정하면 안된다는 교회 목사님 설교말씀을 들으시고, 고2 여름방학 때 제가 하고 싶던 입시미술로 보내주셨어요. 다행히 입시미술에 재능이 있어서 디자인학부에 합격을 했고, 대학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시각·영상디자인과라는 적성을 찾았습니다. 당시 배웠던 여러 가지 디자인 기술과 상식, 조별과제의 경험들이 바탕이 돼 순수미술 전공보다는 조금 더 상업적 전문지식을 가지고 캐릭터디자인 작가 겸 사업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꿈을 이뤄나가는 데 전공 선택이 어떤 도움이 됐나요? 
‘디자인과’라는 전공은 대중들에게 잘 판매되는 디자인을 공부하는 과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통해 효과적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기술과 감각을 배울 수 있어 비전공자보다는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내 작업을 판매할 수 있는 기술이 갖춰져 있다고 느낍니다. SNS 마케팅, 상업적으로 쓸 수 있는 예쁜 서체 구입하기, 좋은 조명에서 사진 찍기, 로고를 만들고 영상을 만들어 전문디자인회사의 작업물처럼 꾸미는 것에 익숙합니다.

처음부터 창업에 꿈이 있으셨던 것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창업을 해야지’라고 시작하시는 분들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돈을 벌어봐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아요. 

‘창업’이라는 단어는 자체가 주는 부담스럽고 거창한 이미지가 많아요. 저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이라는 개인적인 작업으로 시작해 제조회사와의 거래가 40~50건으로 늘어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경험이 쌓여왔을 뿐입니다. 혼자라면 절대 못했을 것 같고, 늘 옆에서 함께 운영을 도와주시는 어머니, 아버지, 동생 덕분에 사업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는 창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대학으로 유명합니다. 창업을 진행할 때 대학의 도움 받았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서 자퇴를 결심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고서나 별도의 과제로 학점을 대체할 수 있도록 양해해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점수는 꼭 최하위점수로 부탁드렸습니다. 열심히 수강하는 동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창업보육센터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지원사업 덕분에 시제품 제작비의 부담을 덜고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가 직접 관여하는 디자인과 기획에서는 ‘이 가격에 굳이 몰랑을 살까?’라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내 캐릭터의 경쟁작은 개인 작가들이 아니라 디즈니,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등 대기업 제품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소비자는 그 모든 시장을 알고 있고 좋은 퀄리티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만족할만한 수입이 기복 없이 꾸준히 들어오기까지 최소한 2~3년은 걸립니다. 다른 사람의 노력으로 이미 번듯하게 갖춰진 조직에 들어가는 것보다 내가 직접 책임져야 할 일이 훨씬 많고 중간에 그만두면 감수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휴식기를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높은 수입을 목표로 일상을 버리는 것이 맞을지, 큰 수입은 아니지만 꾸준한 월급과 일상을 유지할지 고민의 기로에 설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 고민도 좀 더 심각하게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긍정적인 이야기만 듣지 마시고 실패한 경우가 나일 수도 있다는 객관적인 자아성찰이 필요합니다.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우선 캐릭터가 예쁘지 않은 경우. 솔직히 주변 사람들은 좋은 얘기만 해줄 수도 있어요. 쓴 소리 들을만한 완전한 남들만 모인 곳에서 자주 평가를 받아봐야 합니다. 그래도 캐릭터시장은 지금 대세로 자리 잡았고 더 좋은 작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앞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이어질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부정적으로, 너무 긍정적으로 치우쳐지지 않게 조심한다면 다들 잘 해내실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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