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시작과 완성은 '어휘력' 2
영어의 시작과 완성은 '어휘력' 2
  • 대학저널
  • 승인 2011.06.03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효과적인 단어 외우는 방법은?

 


우리 모두는 이미 성공적인 언어학습자이다. 아무리 영어가 어렵다 하는 후배도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여러분은 한국어라는 한 개의 언어를 거의 완전히 마스터 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우리들은 하나같이 수천 수만 단어의 한글 단어들을 머리 속에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필요하면 얼마든지 꺼내쓸 수 있다. 필요하다면 은유, 풍자 심지어 친구들끼리 쓰는 오만 욕설까지도 자유자재로 사용이 가능하다. 우린 언제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한것일까? 별로 열심히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일까? 그것을 알면 분명 영어단어 공부에도 적용시켜 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비결은 이미 여러분 안에 있다. 과거를 돌이켜 우리 각자가 어떻게 한국어의 신이 되었는지 살펴보자.  

하루라도 무사히 보내질 못하는 사고뭉치 조카 정은이가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놈의 호기심은 가만있을 날이 없다. 친척들 모처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펴놓은 밥상으로 아장아장 기어간다. 동태전이라도 집어 입에 물 줄 알았더니 웬걸, 방금 냄비에서 떠올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그릇으로 손이 향한다. 에이!! 뜨거워! 뜨거워! 어머니께서 외쳐보지만 이 꿋꿋한 조카는 오른손을 통째로 국그릇에 푹! 넣어 버렸다.  결국 국그릇은 엎어지고 호기심 천국 조카는 엉엉 울기 시작한다.

정은이가 바보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러분도 아마 모르긴 해도 이런 과정을 모두 거쳤을 것이다. 사실 이것이 우리가 단어를 외우게 되는 과정이다. 방금 정은이는 뜨겁다. 라는 단어를 익혔다. 물론 정은이가 워낙 둔한 편이라 또 다시 국그릇에 왼손을 넣고 미역줄거리를 건져올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한 번만 더 사고를 치면 뜨겁다 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될 것이다.

정은이는 이제 뜨겁다는 말을 마스터 했다. 앞으로 이 단어를 들으면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국그릇, 손의 고통, 어머니의 놀라는 표정 등 그 당시 상황과 맥락을 떠올릴 것이고 스스로 “어이쿠 조심하지 않으면 내 손이 익겠군” 이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단어를 외웠던 과정이다. 그럼 지금 우리의 공부법과 무엇이 다른가?

일단 단어 뜻을 외우지 않았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한국어를 배울 때 단어장의 단어뜻을 외우지 않았다. 대신 단어가 쓰이고 쓰여야 하는 상황을 외운 것이다. 이렇게 익힌 단어를 접하게 되면 뜻을 기억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과 느낌이 기억나는 것이다. 물론 단어장을 통해 뜻을 달랑달랑 외우는 것의 장점이 있다. 그게 사실 공부하기 편하고 공부했다는 느낌도 들고 공부하기도 쉽다. 나도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단어를 외우곤했다. 하지만 쉽게 공부한 만큼 쉽게 까먹고 독해 속도에 한계가 있다. 기계적으로 한국어로 1:1 대응하여 한국어로 바꾸기 때문에 결코 독해 속도가 빨라 질 수가 없는 것이다. 속도는 둘째치고 정확한 뜻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독해를 할 때 한국어로 된 뜻 하나만 떠올리고 상황이나 느낌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으니 글쓴이의 생각이나 글의 뉘앙스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가서 다들 한 번 씩 실수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우리나라 말을 예로들면 국그릇에 손을 갖다 댈 때 “뜨겁다!” 가 아니라 “덥다!”라고 외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둘 다 hot 이니까) 정은이가 손을 대기 직전인데 덥다~! 라고 외치는 걸 상상해보라 얼마나 망측한 일인가? 그렇다고 우린 매번 단어를 외울 때마다 손을 데이고 국그릇을 엎을 순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상황을 익히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바로 예문이다. 예문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 씩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공부를 하다 보면 예문은 그냥 한 번 정도 읽는 것에 그친다. 그나마도 예문 한 줄도 귀찮아서 잘 읽지 않게 된다. 이글을 쓰고 있는 나도 그랬다.

공신선배들의 경우 단어장을 공부할 때 오히려 단어 뜻보다 예문을 공부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뜻은 쳐다 보지도 않고 예문만을 달달 외우기도 한다. 민사고를 졸업한 공신선배 한 명을 소개한다. 이 선배는 민사고에서 원래 국제반 (유학반) 이 아니라 국내반이었는데 학교를 다니던 중에 국제반으로 전과를 했다. 국내반에서 경시대회 준비만 해왔던 터라 국제반 친구들만큼 영어가 됐을 리가 없다. 특히 어휘력이 상당히 부족했다. 하지만 미국 수능인 SAT를 준비하고 영어에세이를 준비하는데 어휘력은 기본중의 기본이었다.

이를 악문 영어단어와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 선배의 비결은 예문외우기. 참고로 공부했던 단어장은 word smart 이다.  (지금 급한 게 수능이라면 이런 교재까지 볼 필요는 없다. 노파심에 말한다. ) 단어장의 모든 예문을 달달 외울 정도로 반복의 반복을 거듭했다. 나중엔 단어 하나를 불러주면 예문 한 두개가 바로 입에서 좔좔 나올 정도가 됐다고 한다. 이 정도가 되면 독해가 문제가 아니라 작문할 때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이 선배는 결국 영어의 벽을 넘어서 민사고를 조기졸업하고 MIT 에 early로 합격하였다.

그런데 예문을 외우는데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려면 단어장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예문은 단어장에 있는데 그럼 작문이라도 하란 말인가!? 그게 아니고 독해를 통해 예문을 접하란 뜻이다. 우리는 어차피 영어공부를 하면서 독해를 한다. 단어장에서 따로 예문을 구할 필요없이 지문에 잘 모르는 단어가 나왔다면 독해 내용이 예문이 되는 것이다. 독해 공부를 하면서 단어 예문 공부를 하니 이것이야 말로 1석 2조.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독해는 독해대로 한 후에 책 덮어버리고 단어를 외울 땐 단어장을 펴놓고 한국어와 영어의 뜻을 1:1 대응식으로 외우고 있다.

더 추천해주고 싶은 방법은 이런 예문을 단순히 읽고 외우지만 말고 구체적으로 상황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아무리 잘 묘사된 글이라도 글로 읽는 경우와 그 장면을 직접 보는 것보다 나을 수는 없다. 가장 최선의 방법은 그 상황에 처해서 그 단어를 몸으로 익히는 방법이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 상상이라도 하자. 실제로 공신 선배 중엔 단어를 상황과 함께 외우기 위해 상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단어가 쓰이는 상황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며 공부를 했다는 경우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어 단어를 공부할 때 예문은 더 이상 단어장 장수만 채우고 있는 부분이 아니고 한 번 만 쓱 훑어 보고 지나갈 대상도 아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예문과 함께 그 상황을 떠올리면서 10번 씩은 반복해서 테스트해보고 읽어보라. 오히려 단어 암기가 쉬워진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문장(상황) 안에 있지 않은 단어는 단어가 아니다” 라는 말이 있다. 영어를 마스터 하기 위한 공부의 원칙 중의 하나이다. 어떤 의미인지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여러분 모두 잘 이해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단어 암기에 이 점 꼭 명심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