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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불법복제에 몸살, 대안은?"
대학생 절반 이상 불법복제 경험…집중단속에도 근절 안돼
처벌 무겁지만 책값 무시 못해…대학차원에서 해결돼야
2019년 03월 08일 (금) 14:51:20
   
▲ 전국 대학가 출판 불법복제물 특별단속 (사진: 한국저작권보호원, 연합뉴스)

[대학저널 백시현 기자] 매 신학기가 되면 대학가는 전공서적 불법복제로 몸살을 앓는다. 비싼 책보다 저렴한 제본책을 선호하는 것. 정부와 저작권단체가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가 불법복제의 현황과 처벌 그리고 대안에 대해 살펴봤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3월 4일부터 29일까지를 대학교 불법복제 행위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단속을 시행 중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집중단속 기간 중 저작권 특별사법경찰과 저작권보호원 현장조사팀 등 50여 명으로 특별단속반을 구성, 권역별 단속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 주변의 복사업소에 대한 불시 점검을 통해 불법 복제물 전자파일 유통 관련 책 스캔 업소와 유포자도 수사해 ‘저작권법’ 위반 행위에 대해 엄벌할 방침이다.

   
▲ 대학가 교재 불법복제 집중단속 (그림: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절반 이상 불법복제 경험…책값 무시 못해

학생들의 전공서적 불법복제는 매 학기마다 반복되고 있는 문제로, 복사기가 보급되고 저작권 인식이 없던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일종의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는 대학 문화다. 특히 ‘제본책’의 문제는 인터넷 등의 디지털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춘 개정안(2007.06.29)이 발효된 지 이미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2018년 하반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교재 불법복제 이용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생의 51.6%가 대학교재 불법복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 대학생 1인당 필요한 교재 수는 평균 7.7권으로, 이 중 불법으로 이용하는 비율은 25.4%(약 1.9권)였다. 즉 대학생이 구매해야될 대학교재 수가 8권일 때 이 중 2권을 불법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교재 불법복제 이용 경험자들의 불법복제의 경로는 PDF 등 전자파일(47%)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제본(32%), 부분 복사(26%) 순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약 70%가 ‘구매비용 부담’을 그 이유로 불법복제를 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대학내일 20대연구소의 ‘2015년 대학생 전공서적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학기 동안 대학생들은 평균 6.4권의 전공서적을 구매하고, 평균 9만 4000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해 한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에서 조사한 대학생 한 달 평균 생활비 36만 6000원의 약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전공서적은 새학기가 시작된 후 강의시작과 동시에 일괄적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그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이러한 부담 때문에 학생들이 보다 저렴한 ‘제본책’을 이용하게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예를 들어 300페이지 분량의 정가가 3만 원인 전공서적을 제본형태로 구매할 경우 1만 5000원(복사비용 장당 50원 기준)으로 구매할 수 있다.

쪼들리는 경제적 상황 때문에 ‘제본책’을 구매하는 대학생들의 심리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우려되는 점은 ‘대학교재 불법복제 이용실태’ 조사 당시 대학생의 76.3%는 저작권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인지했다는 점이다. 대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저작권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에도 ‘제본책’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높은 저작권 인식에도 불법복제 시장은 여전히 성행 중이다. 저작권위원회에서 발간한 ‘저작권통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2017년 기준 불법복제 출판물의 유통량은 6100만 권에 이르며, 유통액은 1410억 원에 달한다. 2012년 이후로 유통량은 꾸준히 감소했지만 유통액은 오히려 2012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 출판 분야 불법복제물 유통 현황 (자료: 한국저작권보호원, 「저작권보호 연차보고서」)

적발되면 저작권 침해로 처벌…콘텐츠 산업에도 피해

실제로 불법복제를 포함한 저작권 위반 관련 처벌수위는 높은 편이다.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출판물을 복사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제30조에 의거, 부분복제라 하더라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 위반시 저작권법 제11장 제136조에 의거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매 학기마다 반복되는 저작권 침해는 대학생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저작권은 미래먹거리 산업인 콘텐츠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을뿐만 아니라 취약한 저작권 인식으로 인해 본인이 그 피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작권보호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불법복제 행위로 인해 총 3만 8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 기회가 상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보호센터 관계자는 “불법복제는 문화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건전한 저작권 생태계를 해치는 행위”라며, “저작권자의 창작 의지를 북돋우고, 출판 산업발전을 위해 저작권 보호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차원에서 근본적 문제 해결해야…대여·중고거래도 방법

대학가 불법복제를 단순히 학생 잘못으로만 단정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 학생들에게도 매학기 값비싼 전공서적을 구매해야 한다는 고충이 있기 때문. 대학에서도 이러한 학생들의 어려움을 알고 학교 차원에서 지원이나 해결책을 마련함으로써 불법복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대학들은 관련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숭실대는 지난 2011년 국내 대학 최초로 교보문고와의 협력을 통해 ‘희망도서 현장신청서비스’를 시행했다. 대학 구성원들이 희망도서를 신청하면 교내 중앙도서관에서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 숭실대의 한 학생이 책을 신청하고 있다 (사진제공: 숭실대)

서울여대는 지난 2016년부터 ‘강의교재 대출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일부 과목의 강의교재를 대량 구입해 수강생 모두에게 한 학기 동안 빌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올해에는 약 50개 과목의 수강생들이 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업에서도 대안을 내놓았다. 인터넷 서점 커넥츠북(구 리브로)은 대학 교재 대여 서비스 ‘커북 빌리지’를 출시했다. ‘커북 빌리지’는 대학생들이 주요 대학 교재를 정가보다 55~80% 가량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북딜’이나 ‘책Check(책첵)’과 같은 어플리케이션은 대학 전공책 거래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하며, 그 외에 주요 인터넷 서점들도 중고책 거래가 가능해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그 외에 각 대학 게시판을 활용해 중고거래를 할 수도 있다.


백시현 기자 shb@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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