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걸 계원예술대 총장 “계원 30년, 아시아 최고 독립 예술디자인대학으로 도약할 것”
권영걸 계원예술대 총장 “계원 30년, 아시아 최고 독립 예술디자인대학으로 도약할 것”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9.02.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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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총장 특성화를 말하다] 권영걸 계원예술대학교 총장

1993년 설립, 디자인 특성화 교육으로 ‘강소 예술디자인대학’ 이미지 구축
디자인계의 대부 권 총장 취임 후 디자인교육 일신… 취·창업에도 성과 탁월
권 총장 “미래는 디자인시대…모 그룹 협력으로 특성화 대학 완성할 것”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국내 유일의 예술 디자인 특성화 대학인 계원예술대학교는 짧은 역사에도 진보적 예술디자인의 모본이 되고 있으며, 현재 강소 예술디자인대학으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특히 디자인 전문가로 유명한 권영걸 총장이 취임하면서 특성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코엑스에서 대학 단독으로 개최된 예술·디자인 축제 ‘99% DESIGN EXPO’는 대학가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국내 유일 디자인 기반 혁신 건물인 파라다이스홀은 디자인 관련 창업과 산학협력이 이뤄지는 대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권영걸 총장은 “계원은 개교 30주년을 맞는 2023년 ‘아시아 최고의 독립 예술디자인대학’으로 도약하고자 100개의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구성원들의 합의로 세운 푯대를 향해 계원은 일로매진할 것”이라 강조했다. <대학저널>이 권 총장을 만나 계원이 추구하는 디자인 특성화와 국내 대학 특성화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권영걸 총장은... 
서울대 응용미술과와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디자인학석사학위를, 고려대에서 건축공학과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미술대학 학장, (사)한국공공디자인학회장, 서울시 부시장 겸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사)문화창조연합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신문명디자인>, <나의 국가디자인전략>, <서울을 디자인한다>, <공공디자인행정론>, <색채와 디자인비즈니스>, <공간디자인16강> 등 41권의 저서를 펴냈고 디자인 공개념 제창 및 디자인 사회화 공로로 국가로부터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서울대 미술관 관장, (주)한샘 사장을 거쳐, 계원예술대 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계원예술대는 국내 최고의 특성화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의 강점과 차별화된 부분은 무엇인가.

“계원예술대는 비록 역사는 짧지만, ‘예술과 과학의 접목을 통한 창의적 인재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세우고, 시대의 문화산업을 이끌 창의적 인재 양성에 매진한 결과, 오늘날 ‘디자인교육 특성화 대학’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진보적 성향이 계원의 최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진보는 ‘창의성, 혁신성의 어머니’이지 않은가? 계원의 교수들은 자유로운 정신을 갖고 있고,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어느 대목에서도 머뭇거림 없이 주장한다. 사고도, 행태도, 의사결정도 모두 자율적이다. 혁신의 유전자가 강한 집단이기에, 낡은 사고나 구태의연한 교육방식은 발붙이기 어려운 분위기다. 계원에 들어오면 학생도 자연히 진보적이고 실험정신이 강한 청년으로 변한다. 물론 크게는 미술과 디자인 간에, 작게는 계열 또는 학과 간에 미묘한 차이와 대립이 존재하고, 교수들 사이에도 보수성과 혁신성 간의 갈등이 있다. 그러나 치열한 상호작용 끝에 종국에는 진보적인 방향으로 정리된다. 총장의 역할 중 하나가 교직원 사회를 깨우고 혁신을 독려하는 것인데, 모두가 진보적 DNA를 지니고 있어 크게 관여할 부분이 없을 정도다. 이런 성향은 국립대에서는 찾아 볼 수 없고, 기성 4년제 사립대에도 없는 특성이다.”

진보적 성향에 걸맞게 학과, 전공 간 소통과 융합이 활발할 것 같다. 디자인 특성화 대학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강화해나갈 계획인지.

“과거에는 한 우물 파기, 외길 인생이 예찬됐다. 또 ‘선택과 집중’이 금과옥조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트렌드는 ‘융합을 통한 변종의 창조’로 바뀌었다. 융합은 무한대의 변종을 만들어 낸다. 강화할 부분을 찾기 보다는 다변화를 지향한다. 모든 학과와 전공들이 열린 자세로 오고가기 주고받기를 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강화로 가는 길이다. 부분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강해지는 것이다. 
물론 우리 계원은 진보적 체제를 확립했지만, 여전히 학과 간 벽이 존재하고, 상호작용도 일부 원활하지 못하는 등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 허물고자 최근 ‘계원학제4.0위원회’를 조직하고 미래 사회 환경의 변화, 미래 산업이 원하는 인재 모형에 대응하는 새로운 교육 구조를 연구 중에 있다. 일차적으로 내부 소통을 통해 혼종성(混種性)을 강화하고 이종 학과들과의 융합을 통해 변이(變異)를 만들어낸다면, 계원은 타 대학들이 일찍이 만들어내지 못한 최고의 미래형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배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주)한샘 사장 시절 디자인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연구도 집중하셨다 들었다. 총장 부임 이후 미래 디자인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고 있나.

“디자인은 본래 미래지향의 문제해결 활동이다. 현재 진행 중인 디자인은 디자인 프로세스가 끝날 때쯤엔 이미 흘러간 디자인으로 치부된다. ㈜한샘에서는 현재 시장의 니즈에 맞추어가는 현업 디자인 파트도 있고, 오고 있는 시대의 변모한 삶을 상정하고 그 변화를 앞에서 이끌 선행 디자인 파트도 존재했다. 전자가 속도의 디자인이라면, 후자는 전략의 디자인이다. 사장 시절 저는 그 후자에 전념했다.
올해 입학생을 기준으로 여학생은 약 6년, 남학생은 8년 후에야 전문성을 지닌 디자이너가 된다. 6~8년 후의 미래 사회와 시장을 생각해 보라. 상상을 초월하는 격변이 예상되지 않나? 따라서 계원은 구태를 벗지 못한 기성의 예술디자인 교육기관을 좆아 가지 않고,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인류 삶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것에 맞춘 계원형 교육 모형을 개발할 것이다. 지금 활동 중인 계원학제4.0위원회가 그 일을 맡고 있다. 시대 흐름의 벡터, 즉 흐름의 힘, 속도, 방향을 알고 그것에 맞춘 교육체제와 방법론을 가질 때, 우리는 오고 있는 시대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취임 후 창업교육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디자인교육에서 창업 그리고 산학협력을 위해 어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나.

“총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만들어낸 과목으로 ‘미래설계와 성공세미나’가 있다. 계원 전교생은 물론 저나 교수들도 대강당으로 모여 수강한다. 15주 강의의 절반은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인류 삶의 격변에 관한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고, 나머지 반은 창업을 위해 갖춰야 할 지식과 능력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러한 구상의 저변에는 신축 파라다이스홀이 자리하고 있다. 이 건물은 창업 및 산학협력 활동의 중심이 된다. 무릇 총장이라면 학생들의 현실적인 창업, 취업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이에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실사구시 산학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음 학기부터는 ‘성공세미나’ 강좌를 ‘창업세미나’로 명칭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창업전문 세미나 과목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오늘날 청년실업 문제는 학교의 담장을 넘은 국가적 아젠다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모든 학생을 실전에 강한 창업전문 ‘영 크리에이터(Young Creator)’로 만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학생들은 청년창업을 위해 창업 아이템 개발, 인력구성, 펀딩 기술, 홍보 프로모션, 판로개척 기법 등 실전 비즈니스 모델을 짤 줄 알아야 하고, 디자인산업을 에워싸고 있는 변리사, 헤드헌터, 엔젤투자자, 세무사 등과 어떻게 협력하고 제휴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과 리스크 관리까지 교육받아야 한다. ‘창업세미나’ 강좌에서 창업을 위해 갖춰야 할 지식과 능력에 대한 매우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교육을 전 학생들에게 실시할 계획이다.”

디자인 전문가로서 사회 곳곳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미래 사회에서 디자인의 가치 그리고 대학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보나.

“대학에서 교수로 35년, 서울시에서 도시행정과 공공디자인 사업을 3년, 기업 디자인경영으로 3년을 보냈다. 교수 시절에는 학문과 예술의 자유와 시대정신을, 관료 시절에는 조직을 유기적 전체로 보는 통합성을, 기업인 시절에는 마켓을 읽는 눈과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익혔다. 지금은 대학의 경영자가 됐기에 이러한 경험들이 유효하게 작용하기를 스스로도 기대하고 있다. 
AI, ICT, BT 등의 융합이 오랫동안 득세한 기성 사회의 중심 영역들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AI로 대체 불가능하다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 바로 ‘창의성’이다. 이에 계원은 창의성 기반의 인재개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창의성을 본질로 삼는 영역이 문학, 예술, 디자인 아닌가? 이미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한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은 지식의 양이 곧 힘이었지만, 이제는 시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찾아내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현재 계원은 혁신을 지향하는 세계 대학들이 주목하고 있는 스페인의 ‘몬드라곤(Mondragon)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교수방법의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 대학이 운영하는 창업교육과정으로 ‘몬드라곤 팀아카데미(Mondragon Team Academy, 이하MTA)’가 있다. 현장 중심 실전 창업과정이 핵심인 MTA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첫날부터 팀플러너(Teampreneur, 자본이 아닌 구성원 간 시너지를 원동력으로 사업하는 사람)가 된다. 학생들은 팀을 이루고 전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하면서 스스로 학습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이러한 MTA의 팀플러너십은 계원 특유의 진보적 디자인 유전자와 유사한 면이 많다. 이에 계원예술대는 2017년과 2018년 MTA 단기과정인 ‘체인지메이커랩’을 도입, 성공리에 운영한 바 있다. 현재 몬드라곤 대학과 교육협력 양해각서를 체결, 예술디자인의 새로운 창업교육 모델을 준비 중이며 공동학위제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파라다이스홀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계원-MTA 랩’으로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예술디자인대학으로서 혁신적 창업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계원이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라 자부한다.”

과거 ‘왜 지금 디자인인가?’라는 강연을 통해 한국이 디자인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강조한 바 있다. 이유가 궁금한데.

“노동, 자본, 기술로 경쟁력이 좌우되던 시대는 지났다. 자원도 부족하고 국부도 빈약한 우리 한국은 창조적인 지식기반 사업인 디자인으로 경쟁해야 한다. 한국은 문화자산, 첨단 IT기술, 최고의 두뇌와 창의성을 지닌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문화창의산업 즉 디자인이다. 미국은 25년 전 영화 ‘쥬라기공원’ 한 편으로 동 시기 한국 자동차수출 총수익을 능가했다. 21세기에는 이러한 문화창의사업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며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미래 한국의 승부처는 수도권의 ‘디자인클러스터’가 돼야 한다. 40년 전 한국은 세계경제 흐름과 산업의 판세를 읽고 중화학공업을 일으켰다. 그러나 현재와 미래에는 굴뚝 없는 산업 즉 디자인에 집중해야 한다. 이 시점에 창조경제를 견인할 수단을 찾지 못하고 디자인 전쟁에서 낙오한다면 나라의 발전은 수십 년 지체될 수밖에 없다. 뉴욕이 산업시대의 대기업을 위한 도시였다면, 실리콘밸리는 정보시대의 벤처 중심의 도시다. 이제 우리도 지식기반의 문화창의산업이 지배하게 될 미래에 동북아의 거대 시장을 주도하고, 세계 디자인트렌드를 선도할 혁신 디자인도시를 만들어 국가경제의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계속되는 취업난으로 청년들이 고통받고 있다. 계원예술대만의 돌파구가 있다면.

“2018년 계원예술대의 모체인 파라다이스그룹이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를 오픈했다. 국내 최고의 독립 디자인 특성화 대학인 계원예술대도 ‘파라다이스 호텔학교(PARADISE School of Hospitality, 이하 PSH)’를 설립, 호텔경영, 카지노서비스, 호텔조리 분야의 창조적 ‘아트테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PSH는 파라다이스 시티와 산학협력 협정을 맺고, 그에 따라 인재채용, 유급 인턴십 제공 등 상호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취업으로 특화돼 있는 PSH는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 공간을 시뮬레이션한 시설로 교육환경이 완비돼 있으며, 전문 교수진과 탄탄한 커리큘럼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호텔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청년실업이 국가적 아젠다가 되고 있고 취업 빙하기 시대를 맞고 있지만, 관광·문화산업은 취업계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군으로 주목받고 있고, 새로운 관련 직업군도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트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하는 아트테이너의 배출을 위해, 디자인 혁신가(D-innovator)를 키우는 계원예술대가 파라다이스시티와 협업 시너지를 내고 있다. 호텔 전문인력 배출 외에도, 미디어파사드용 콘텐츠 개발, 홍보 마케팅, 서비스디자인, 인테리어 코디네이션, 플로리스트 등의 인력도 취업을 목표로 교육을 하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과의 협업은 앞으로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계원예술대는 아트 기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공급과 행사기획을 하는 ‘파라다이스 컬처허브(PCH, Paradise Culture Hub)’와 협력해 ‘하이앤드 아트테인먼트(High-end Artainment) 콘텐츠’를 창작하는 인프라 지원에 나서고 있다. EDM 등 서브컬처 확산과 놀이문화 체인지 메이커스들을 위한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또한 파라다이스시티가 대규모 서브컬처마켓(Sub-culture Market)을 조성하고 있고, 이 프로젝트에 계원예술대 교수들이 다양한 기획과 업무 협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서브컬처 활성화와 사회적 경제활동 지원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실천 방안도 공동으로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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