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북한연구의 현황과 과제’ 토론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북한연구의 현황과 과제’ 토론회
  • 백시현 기자
  • 승인 2019.02.13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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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전문가들의 연구분석 자세 강조

[대학저널 백시현 기자]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원장 임경훈)은 지난 12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서 ‘북한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비핵-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 협력의 진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동안 진행된 북한 연구의 성과를 점검하고 정치·경제·교육 등 각 부문의 최근 연구동향과 과제 분석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북한연구가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합의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북한 전문가들의 심층적이고 체계적인 학문적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변혁의 북한,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조발제를 통해 “오늘날 북한사회는 기존의 관성적 북한인식과 관점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게 변화하는 중”이라며 “북한이 개방형 사회주의 국가로 이행하고, (조건부) 비핵화 노선으로 정책전환을 한 것은 국가운명을 건 전략적 판단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전체 북한사회의 전략적 변화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러한 ‘변혁의 북한’ 연구를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북한의 공식문헌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 시기별 텍스트 분석, 비교분석이라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북한연구의 주제에 대해 “북한 전략노선의 변화와 동인으로 대내환경과 대외환경의 변화는 항상 있어왔고 지금의 변혁하는 북한의 동인은 리더십의 변화로 보아야 한다”고 리더십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변혁의 북한’ 연구를 위한 연구자의 자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재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탐색하는 실사구시의 자세, 상대를 이해하려는 역지사지의 마음, 고정관념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는 성찰적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술회의 제1세션은 김영수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북한연구 현황과 과제: 정치’(고유환 동국대 교수) ▲‘북핵과 사회과학’(김성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북한경제 연구의 현황과 과제’(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를 주제로 각각 발표를 하고 구갑우 교수(북한대학원대), 김병연 교수(서울대), 김흥규 교수(아주대), 이정철 교수(숭실대)가 제1세션의 토론을 진행했다.

학술회의 제2세션에서는 김성민 건국대 교수의 사회로 이우영 교수(북한대학원대), 권헌익 교수(서울대/케임브리지대), 이춘근 박사(과학기술정책연구원)가 각각 발표를 진행했고 김성경 교수(북한대학원대), 박형동 박사(서울대), 신효숙 박사(남북하나재단), 이금순 박사(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토론을 진행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정치 연구의 흐름과 동향에 대한 발표에서 “냉전시대의 북한연구는 주체사상과 북한국가(체제) 성격 연구가 주를 이뤘지만, 소련붕괴 이후부터는 이데올로기의 제약과 자료 부족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방법론이 도입됐다”며 주목할 방법론으로 일상생활연구방법과 행위자-네트워크이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 교수는 “북한학이 객관적 학문이 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적 편견과 희망적 사고에서 벗어나 풍부한 북한 기초연구와 다학문적 접근을 바탕으로 방법론에 충실한 북한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철 서울대 교수는 북핵에 대한 발표에서 “핵연구에 관한 이해와 문제의식 없이는 북핵에 대한 분석과 종합적 대책이 한계를 가질 수 있다”며 “‘비핵화’라는 용어를 확산/비확산, 핵통제/핵군축, 핵억제의 삼각구도 안에서 이해해야만 정책적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핵문제에 대한 이해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무장은 대외적 안보위협 뿐만 아니라 대내적 정당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따라서 북한이 미국 및 국제사회에 대하여 위험을 감수하는 전략보다 적정 수준의 제재 해제 및 핵능력의 실질적 견지, 즉 ‘한정적’ 비핵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원은 2000년대 초 이후의 북한경제 연구를 중점적으로 분석하며 북한경제 연구의 과제에 대해 “북한경제 연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풍부하고 정확한 자료의 확보인데 이를 위해서는 북한당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통계 관련 국제협력을 확대해 북한이 주요 경제통계를 국제 기준에 따라 작성, 발표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략적 상황기술이나 경제체제론에 집중된 연구에서 벗어나 국제경제학, 재정학, 농업경제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의 시각을 동원해 옛 사회주의 국가들이나 저소득 개발도상국과의 비교연구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사회와 인권 연구의 배경과 동향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지난 70여 년 동안 지속된 분단체제로 인해 북한 사회를 연구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으며 냉전질서가 와해되고 남한의 민주화가 진전된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연구가 본격화 될 수 있었음을 발표했다. 더불어 역대 북한 사회와 인권을 주제로 한 연구를 소개하며 북한 사회와 북한 인권을 다룬 논문의 한계와 향후 과제를 진단했다.

권헌익 서울대, 캐임브리지대 교수는 북한의 문화예술 활동이 사회주의 혁명예술론에 기반한 정치적 수단의 하나이지만 그 정치적 입지는 시기에 따라 변화한다고 발표했다. 본 발제에서는 그에 주목해 김정일 시대부터 현 김정은 시대까지 문화예술의 위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북한 문화예술은 외부적으로는 혁명예술이 지배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원화의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으며 오늘날 북한의 문화예술을 ‘다이나믹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과학·교육 분야의 연구가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에 따라 바뀌었으며 이에 따라 과학·교육 분야와 남북협력을 장기적·체계적으로 추진한 기관이 소수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본 발제에서는 6·15 정상회담부터 최근까지 국내 북한 과학·교육 분야 연구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위주로 살펴봤으며 그를 토대로 업무 단절, 전문성 결여, 인력 부족 등 국내 북한 과학·교육 분야 연구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한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앞으로도 북한을 연구하는 국내외 저명 학자들 간의 보다 심화된 토론의 장을 계속 만들어 나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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