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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를 위한 대학은 없다"
비리 제보 후 파면, 보복인사에 무방비 노출
학교차원 고발도 선처 없이 처벌…법적보호·기준마련 시급
2019년 01월 31일 (목) 11:33:51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내부고발로 사학비리가 파헤쳐지는 대학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내부고발자나 내부고발로 쇄신하려는 대학에 대한 법적보호나 배려가 부족해 이러한 움직임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현 정부는 사학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사학비리 척결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사학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공약이행에 속도를 냈다. 교육부도 2018년 7월과 8월을 '사학비리 집중 점검기간'으로 정하고 비리의혹을 면밀히 살핀 바 있다. 유은혜 부총리도 지난 신년사에서 교육현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그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된 것은 없는지 더욱 엄정하게 점검하고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사학비리는 교육부, 교육청,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감사활동을 벌여 적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가운데 사립대학은 독립적인 운영이 보장되기 때문에 비리를 적발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를 보완해주는 것이 내부고발이다. 내부고발을 통해 비리의혹이 발생하면 국가기관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고발이 이뤄지더라도 고발한 자에 대한 법적인 보호나 배려는 부족한 실정이다.

수원대 교수 2명은 총장과 학교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기했으나 2014년 학교로부터 파면당했다. 2016년 대법원이 파면무효 결정을 내렸으나, 재임용 거부 등으로 인해 2018년에야 겨우 복직할 수 있었다. 

경인여대는 최근 체불임금 관련 문제를 제기한 교수들 대부분을 전공과 맞지 않는 학과로 전보하거나, 팀장은 일반직원으로 강등하는 등 보복인사를 감행해 내부구성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방지하는 보호장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도리어 교육부가 내부고발 사실을 해당 대학들에 유출해 질타를 받은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8년 4월 교육부의 한 간부가 수원대 등 몇몇 사립대에 내부고발자 이름과 교육부가 파악한 비리 내용 등을 유출한 사실은 대학가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한편으로는 대학 차원에서 내부비리를 폭로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사학비리를 걷어내고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인데, 다른 사학비리와 마찬가지로 선처 없이 동일하게 처벌돼 '비리를 알아도 신고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될 우려가 있다.

평택대 신은주 총장은 최근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유은혜 부총리에게 "우리대학은 내부고발로 자정노력을 거쳐 비리를 밝혀낸 바 있다. 그런데 다른 비리사학과 동일하게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등급이 내려갔다. 내부고발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앞으로 모든 대학이 문제가 발생해도 침묵할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신 총장의 발언에 유 부총리는 "해당 문제는 일부 의원들도 지적한 부분이다. 문제점은 알고 있지만, 감사결과가 나오면 처벌이 불가피하다. 이 부분은 최대한 지혜를 모아 본래의 취지가 살아나도록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와 반대로 상지대는 꾸준히 자정노력을 벌어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이 됐음에도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은 제한되지 않는 등 부분 유예를 받은 바 있다. 유사한 내부고발임에도 두 대학의 처벌이 다른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다.

결국 대학가 내부고발이 활성화되려면 내부고발자에 대한 법적보호, 내부고발 대학 처벌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배려가 필요하다. 사학비리 척결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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