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겨넣기식 강사법은 안 된다"
"우겨넣기식 강사법은 안 된다"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9.01.25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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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집국 신효송 기자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얼마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갑작스런 행사변동이 있었다. 교육부가 참석한 139개 대학 총장들 앞에서 '강사법'에 대해 발표한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강사법은 시간강사의 고용보장과 처우개선을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2011년부터 꾸준히 논의됐으나 여러차례 유예된 바 있으며 올해 8월 시행이 확정됐다. 대학들도 이러한 법안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유는 예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강사법 시행 시 매년 3000억 원 이상의 재정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 교육부 예산에서 강사법 지원비는 288억 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나머지는 대학이 부담해야 한다. 현재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인하, 입학금 폐지, 입학전형료 인하 등의 이유로 이미 허리띠를 바싹 졸라맸다. 때문에 시행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데 최근 그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일부 대학들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강사법 시행 전 시간강사를 대량해고하거나, 시간강사 대신 겸임교수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강사들의 고용보장은 커녕 대량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게 된 셈이다.

교육부가 부랴부랴 총장들이 모인 자리를 찾아간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교육부 측은 이날 강사법의 취지를 총장들에게 설명했다. 주된 내용은 교육부가 기획재정부를 어렵게 설득해 시간강사 인건비 예산을 확보했다는 것과 유예됐던 강사법 대비 대학의 입장을 고려해 일부 규정을 완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어 향후 정부사업 성과지표로 강사법과 관련된 부분을 활용하겠다는 말과 국민 모두가 주목하고 있으니 대학이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달라 주문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강사법 미이행 시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경고라 할 수 있다.

교육부의 발표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총장은 없었다. 그러나 평가지표 완화, 예산추가 확보 등을 조심스레 건의한 일부 총장들은 있었다. 하지만 교육부 측 답변은 "이해는 하지만 어렵다", "지금은 어렵고 노력해보겠다" 정도였다.

이날 모 총장은 "강사법이 굉장히 부담되는 정책이며 박사과정생들이 시간강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필자는 총장의 발언에 매우 놀랐다. 해당 대학은 교내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할 정도로 평소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예산을 편성하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에서도 어려움을 토로할 정도니 다른 대학들의 고충은 어느정도일지 짐작할 수도 없었다.

물론 강사법은 통과된 법안이기 때문에 번복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시행 전부터 삐걱댄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왜 일부 대학들이 시간강사 해고 움직임을 보이는지, 대학들이 강사법을 시행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지, 인건비 지원이 아닌 대학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유은혜 부총리는 대학의 자율성과 소통창구 개설을 강조했다. 유 부총리의 말처럼, 교육부는 앞으로 포용하겠다는 자세로 대학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해 대학과 시간강사 모두 행복한 강사법 시행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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