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점검에 교사들 한숨”
“체험학습 점검에 교사들 한숨”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8.12.21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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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사고 후 교육부·교육청 체험학습 점검…자제 요청한 교육청도
교사들 행정부담 가중…“체험학습 문제 아냐” 한 목소리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강릉펜션사고 발생 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체험학습 전수 점검에 나선 가운데, 일선 교사들은 행정적 부담과 사실상 체험학습이 제한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유은혜 장관은 직접 주재한 강릉 펜션 사고 교육부 상황점검회의에서 모든 학생안전 매뉴얼과 규정을 다시 점검할 것이며 수능 후 한 달 여간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지 않은지 전수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교생끼리 장기 투숙을 하는 여행이 있는지도 신속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각 시·도교육청은 관할 고교 3학년 학급의 체험학습 현황을 파악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을 받은 교사들은 갑작스런 요청에 부랴부랴 자료를 만들어 제출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학생들 수업과 입시지도로 분주한 교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교사 A씨는 “직접 공문을 받고 처리한 건 아니지만, 체험학습 관련 활동들을 자료로 만들어 제출한다면 행정적 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의 뜻은 존중하지만, 이번 사고는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가서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체험학습을 간 장소가 문제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도리어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사 B씨도 “이번 사건은 사실 체험학습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데 이를 붙잡고 아웅다웅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나 교육부와 교육청이 이런 형태로 부담을 주면 체험학습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은 대책회의를 거쳐 관할 고교에서 교외체험학습을 가급적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교 교장 C씨는 “체험학습은 법적으로 교육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를 통제하려면 법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만약 체험학습에 대한 제재가 가해진다면 학생들의 자율성이나 진로체험 등 일련의 활동들이 상당히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교사들의 반발에 교육부는 제재를 목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 측은 “교외(개인)체험학습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일련의 점검을 통해 나타나는 문제점을 바탕으로 수능 이후 교육과정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재에 응한 교사들은 교육과정 등 제도로 정착된 것을 현실에 맞게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실적으로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이 또한 엄연히 고교생활의 일부라는 것. 이에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보다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장 C씨는 “체험학습의 경우 윗선의 통제보다 학교 스스로 학생들의 안전교육과 확인절차를 철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본다”라며 “아울러 의욕이 없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수업을 하는 것보다 진로 및 대학탐방, 대학생활에 필요한 실질적 기술, 자격증 취득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부여할 수 있도록, 좀 더 열린 생각을 갖고 머리를 맞대어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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