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정책뉴스 | 이슈 토론 | 실시간 교육/대학뉴스
     
정부의 탈원전 드라이브…원자력 학계·산업 근간 흔든다
카이스트 원자력 전공 지원자 전무
대만 탈원전책 폐기, 일본도 원전기술에 총력
학계, "원전에 관한 객관적인 여론조사 필요해"
2018년 12월 03일 (월) 16:51:05
   
▲ 김명현 한국원자력회 회장이 11월 1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원자력 국민인식조사 결과 발표 및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위한 공개질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대학저널 유재희 기자] 카이스트(KAIST)를 비롯한 원자력 관련 전공을 설치한 국내 대학들과 관련 학계가 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여파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원자력을 등한시하는 당국의 정책 탓에 원자력 학계의 수요가 바닥을 치고, 기존 인력마저 국내를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전문인력이 끊기면서 연구는 물론, 산업의 전반적인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원전 선진화에 진력하고 있는 세계 속 분위기를 역행하는 정부의 탈원전 고집에 지극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탈원전 분위기속 원자공學 '불모지' 위기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원자력 관련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총 16곳, 학생수는 3000명 정도다.

8개 대학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 계획 발표 이후 원자력 산업의 해외 수출 가능성을 보고 경쟁적으로 학과를 신설했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 선언 이후 올해 상반기 카이스트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를 지원한 인원이 한명도 없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학사 전공을 결정하는 카이스트 2학년생 94명 전원이 원자력 분야를 외면한 셈이다.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전공 선택자들은 매년 20명 선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5명에 이어 올해는 어느 누구 하나 관심을 갖지 않은 것.

이에 더해 부산대와 세종대도 각각 원자력시스템 전공 등의 박사과정 지원자를 단 한 명도 받지 못했다. 또 영남대는 기계공학부 내 원자력 연계 전공이 폐지됐다.

이에 따라  한국 원자력 연구의 후진 양성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의 탈원전 드라이브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계도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할 학생들이 해당 학계를 피하고 있어 뚜렷한 묘안이 없는 상태다. 

원자핵공학을 전공 중인 A씨는 "국내보다는 장래의 활로를 해외 진출로 제한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많은 이공계 학생들이 원자력 대신 다른 전공에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탈원전 정책이 현실화되면서 원자력의 불투명한 미래를 실감한 세대들이 원자력 전공 선택을 주저할 것"이라며 "우수 인재들이 유입되지 않아 전문인력을 배출하지 못하면 원자력산업계·연구계 유지 기반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신고리 3호 (출처:연합뉴스)

한국의 나홀로 '탈원전' 고집

정부의 탈원전 드라이브가 1년 여 만에 역기능과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만큼 최소한 속도조절을 하는 게 절실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계는 대만 등 국가들이 탈 원전 정책을 폐기하거나 일본이 다시 원자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탈원전 외길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퇴보할 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탈원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5600억 원을 들여 보수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신규 원전 4기를 백지화하기로 결정했다. 에너지수급이나 환경 차원에서 중차대한 결정을 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은 긴급 이사회 일정을 공개하기 않아 비난을 샀다.

반대로 세계는 원자력 발전 시장을 놓고 경합을 벌이며 원자력의 가능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와 더불어 일자리 창출 같은 경제적 효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

아울러 탈원전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국가들도 다시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원전을 하루 아침에 없애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중단시킨다는 정책을 중단할 방침이다. 대만의 탈원전 정책이었던 전기사업법 조문(2025년까지 원전 중단)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59.5%로 나오면서다. 대만 정부는 3개월 이내에 새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로써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 이후 법까지 고치면서 대못을 박은 탈원전 정책이 무효화될 처지에 놓였다.

한국 정부가 탈원전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사이 일본은 오히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차세대 원전 건설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으로 고전을 치뤘던 일본 정부는 2040년 실용화를 목표로 차세대 소형 원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비공개 국제회의에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약속인 ‘파리협약’의 실현을 위해서도 원전이 필요하다”며 “국내 대부분의 원전이 2040년께엔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일정한 원전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새로운 원전 건설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부의 탈원전 고집에 학계에서는 대만과 같은 여론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의 원전 중단 정책이 수포로 돌아간 상황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은 굳건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와 에너지 상황이 다른 대만이 탈원전을 폐기했다는 이유로 에너지전환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한국원자력학회는 지난달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가치중립적인 기관에 맡겨 공동으로 실시할 것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안했다.

지난 6월 산업부가 인용한 현대경제연구원 여론조사에서 '원전 및 에너지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발표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84.6%가 찬성해 국민 대다수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6월 산업부의 여론조사를 두고) 질문지에 배경을 깔고 (답을) 유도하는 질문이 있으면 왜곡을 피할 수 없다"며 "친(親)환경 정책에 대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고 묻는다면 굳이 친환경에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처럼 전력망이 고립되고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하는 대만은 탈원전 이후 전력수급이 불안정해졌다"며 "원전 제로(0) 정책을 과연 국민이 얼마나 지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계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을 서둘러 시행하기 보다는 보다 안정화된 원전이 연구되도록 정책 지원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세계 최고 안전한 원전이 개발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유재희 기자 ryu@dhnews.co.kr
ⓒ 대학저널(http://www.dh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회사소개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규약 준수 광고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주)대학저널 | [주소]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9길65, 906호(가산동 백상스타타워1차) | TEL 02-733-1750 | FAX 02-754-1700
발행인 · 대표이사 우재철 | 편집인 우재철 | 등록번호 서울아01091 | 등록일자 2010년 1월 8일 | 제호 e대학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우재철
Copyright 2009 대학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h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