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베스트 티처 > 베스트티처 | 공부비략
     
“가르침에서 배움으로 초점을 옮길 때 교육은 달라질 수 있다”
[베스트 티처] 김대현 인천신현고등학교 교사
2018년 11월 28일 (수) 18:12:57

교사·학생 교감 통해 수직적 관계 벗어나 수평적 관계로 나아가야
달라진 교육 환경, 교사의 역할도 변해…학생중심 교육 실현

   
 

[대학저널 김등대 기자] 교육은 흔히 캐치볼에 비유된다. 공을 아무리 잘 던져도 받는 사람이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캐치볼은 불가능하다. 교육도 마찬가지여서 선생님이 아무리 좋은 수업을 하더라도 그동안 학생이 잠을 자면 학습은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 주입식 교육보다 참여형 교육이 각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생을 억지로 앉혀 놓고 수업하는 것보다 학생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데 공을 들일수록 수업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김대현 교사도 인천신현고등학교에 부임하기 전까지 강의식 수업만으로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교장선생님의 권유로 학생중심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고 현재 수업방식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과연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김대현 교사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이끄는 학교
김대현 교사는 인천신현고등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다. 모교인 중학교에서 한문 과목으로 처음 교편을 잡았고 2009년 중국에 있는 한국학교에서 5년간 재외국민 학생들을 가르쳤다. 2014년 국내에 들어오고 처음 발령받은 학교가 지금의 인천신현고다. 인천신현고는 자율형 공립학교로 교육과정을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 덕분인지 지금까지 다양한 교육적 성과를 이뤘다고 한다.
“학교 자랑을 하자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헌신하고 노력한다는 점이에요. 최근 교육 현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분들이 동료 선생님들이었어요. 관습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물론 학생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교육 환경이 변하면 낯설기 마련이잖아요. 그럼에도 학생들이 변화된 교육 방식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니까 선생님들이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사 공부, ‘왜?’라는 질문 꼭 해야
김 교사에게 한국사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역사는 무엇인지, 학생들에게 왜 중요한지 물어봤다. 그는 역사를 “인류의 과거 경험을 통해 오늘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역사는 오늘날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왜 이런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꼭 공부해야 할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학생들이 장래희망을 정하는 일도 역사를 알면 도움이 됩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사회와 시대의 흐름을 읽는 눈을 기를 수 있거든요. 작지만 분명한 차이를 만드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를 암기과목으로 여기는 학생들의 인식에도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역사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에는 ‘왜?’라는 질문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에서 ‘과거제도 실시’라는 사건이 나오면 학생들은 인재 등용이 목적이라고 배웁니다. 그런데 흥선대원군이 과거제도를 폐지한 이유도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서라고 배우죠. 여기에는 ‘과거제도가 변질됐다’는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이처럼 역사에서 ‘왜?’라는 질문이 없으면 사건이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요.”

 

"교직을 직업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소명으로 이해할 때 교사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저도 큰 소명을 갖고 교직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직업과는 다른 생각과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전반에 이런 공감대가 만들어진다면 교육 현장 곳곳에 있는 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봐요"

 

변화된 교실에서 교사의 존재
김 교사는 강의식 수업에 나름 자신감이 있었다. 개인이 가진 수업능력만으로도 충분히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교과 내용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이 지식을 재미있고 자극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한동안 몰두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명강사’,
‘최고의 선생님’으로 불러줬고 자신의 수업을 참관한 다른 교사들에게 칭찬도 들었다. 인천신현고에 부임하고 나서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제가 부임할 당시 교장선생님께서 학생활동 중심 수업을 무척 강조하셨어요. 물론 강조만 하셨지 강요하시지는 않으시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점점 학생활동 중심 수업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과목을 함께 맡고 있는 동료 선생님의 도움으로 ‘거꾸로 수업’을 실제 수업에 적용하기 시작했어요. 거꾸로 수업은 학생들이 미리 수업 내용을 정리한 영상을 보고 교실에서 참여활동을 하는 방식입니다. 강의식 수업이 ‘가르침’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거꾸로 수업은 ‘배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1학년 한국사 수업 전체를 거꾸로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 스스로 선생님이 되는 거꾸로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조력자가 된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학생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때로는 친구 같은 존재여야 한다. 김 교사에게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물었다. “학생들이 쓰는 말을 저도 쓰는 편입니다. 물론 비속어는 제외하고요. ‘갑분싸’, ‘TMI’ 같은 말들을 학생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쓰면 그들도 저를 자기 또래로 인정해 줘요. 그리고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줄 때 이른바 ‘아재 개그’를 하는데요. 가장 많이 듣는 반응은 ‘우리 아빠와 똑같이 말한다’입니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과 좀 더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더라고요.”

꿈 너머 꿈을 바라보는 진로 탐색
인천신현고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은 수업을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이때 교사는 학생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자가 된다. 김 교사도 학생들의 미래를 어떻게 응원해야 할지 오랫동안 고심했다고 한다. “학생들을 지켜보면 진로와 진학의 선택을 강요당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로를 정했다고 말하는 학생과 상담해보면 자기의 흥미와 적성과는 관계없이 부모나 선생님, 사회구조에 의해 은연중에 강요당한 선택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저는 ‘꿈 너머 꿈’을 생각하라고 조언해요. 학생이 정한 직업이 교사라면 ‘교사가 돼서 뭘 할 건데? 그 다음은 또 무엇을 하고 싶니?’라고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그 학생이 희망하는 직업이 정말 자기가 원하는 길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죠.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주도적으로 성숙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고 믿어요.”

교사, 직업보다 소명으로 이해했으면
교직에 있거나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이들 중에는 교사를 단순히 ‘안정적인 직업’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김대현 교사는 이런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상이 점점 살기 어려워지다 보니 교직 또한 직업의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교직을 직업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소명으로 이해할 때 교사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저도 큰 소명을 갖고 교직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직업과는 다른 생각과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전반에 이런 공감대가 만들어진다면 교육 현장 곳곳에 있는 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봐요.”


김등대 기자 homm@dhnews.co.kr
ⓒ 대학저널(http://www.dh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회사소개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규약 준수 광고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주)대학저널 | [주소]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9길65, 906호(가산동 백상스타타워1차) | TEL 02-733-1750 | FAX 02-754-1700
발행인 · 대표이사 우재철 | 편집인 우재철 | 등록번호 서울아01091 | 등록일자 2010년 1월 8일 | 제호 e대학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우재철
Copyright 2009 대학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h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