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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다양화를 통한 ‘학생 배려’가 공교육의 진정한 가치”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심규민 인천신현고등학교 교장
2018년 09월 28일 (금) 09:29:18

자율형공립고로 개교 10주년 맞은 인천신현고…학생중심 교육체계 실현
다양성 존중하는 교육과정으로 대학진학과 미래형 인재 양성 두 마리 토끼 잡아
심규민 교장 “무신불립 자세로 학생·학부모·교사 간 신뢰 통해 공교육 발전과 교권 신장 이뤄야”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일반계 고교에게 있어 학생들의 대학진학은 최우선 과제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학생들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육도 무시할 수 없다. 현실과 이상 이 두 가지가 양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학교가 개교 10주년을 맞은 인천신현고등학교다. 개방형자율학교로 출발한 인천신현고는 자율형공립고 체제로 전환해 선진형교과교실제, 제2외국어 교과중점과정 등 다양한 혁신교육 체계를 받아들이고, 이를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최근에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도 지정되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그간의 과정에서 ‘전국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 선정, ‘전국 교과교실제 운영 최우수학교’ 선정,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장관상 수상’ 등 굵직한 교육실적을 쌓았다. 인천신현고 심규민 교장은 이 모든 성과는 ‘학생에 대한 배려’에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 배려는 교육과정에 담겨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각자 잠재적인 능력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 능력을 가꾸려면 학교가 교육과정의 다양화에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 학교 교사들은 이러한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학저널>이 인천신현고 심규민 교장을 만나 인천신현고의 교육 시스템과 우리나라 교육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먼저 <대학저널> 독자들에게 교장 선생님과 인천신현고등학교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1985년 중학교 한문교사로 교사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었습니다. 이후 일반계 고교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으며 교육전문직의 뜻을 두고 인천교육연수원, 인천교육과학연구원 등에서 연수프로그램 개발과 연구학교 지도를 담당했습니다. 이어 인화여고 교감으로 4년간 근무하다 올해 인천신현고 초빙교장으로 부임하게 됐습니다.

우리 인천신현고는 개방형자율학교로 2008년에 개교했습니다. 2010년에는 자율형공립고로 선정됐으며, 2014년 재 지정에 성공해 인천 서구 명문학교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율형공립고는 정부의 예산으로 설립되지만 학교에 독립적 권한을 주기 때문에 자율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이에 인천신현고는 특색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 편성과 실제적인 운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선진형교과교실제와 제2외국어 교과중점과정이 대표적입니다. 선진형교과교실제는 각 교과마다 교과의 특성이 잘 반영된 전용교실을 마련하고 전용교실의 최적화된 교과환경을 활용,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 중심 학교교육 운영체계입니다. 인천신현고는 현재 80여 개의 선택과목 개설로 학생의 진로·흥미·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인천신현고는 문·이과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이공, 수리과학, 인문사회 그리고 제2외국어를 4가지 트랙으로 분류하고, 학생들의 잠재적인 역량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인천신현고는 제2외국어 교과중점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일반고교에서 중국어1, 일본어1을 배울 경우 중점과정고교는 중국어2, 일본어2를 배울 수 있습니다. 교과과정 외 학생들은 중국 텐진 제3중학교, 일본 후쿠오카대 부속 와카바고와의 친선 교류를 바탕으로 국제교류활동이나 홈스테이교육을 받습니다. 이를 통해 일부 학생들은 중국이나 일본대학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학교는 교양교육도 다채롭습니다.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지 않고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교양과목을 개설해주고 있습니다.”

Q. 교육자에게 있어 교육철학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평소 갖고 계신 좌우명과 교육철학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교육이란 ‘관점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점은 틀 안에 갇히면 그 이상의 변화를 추구하지 못하고 굳어지게 됩니다. 즉 다양한 경험을 통해 관점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육의 다양화를 추구하려면, 우선 교사 스스로 다양화에 대한 수용성과 개방성을 갖춰야 합니다. 이후 교육과정의 다양화, 학습방법의 다양화, 학습공간과 기회의 다양화 등을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 인천신현고는 다양한 교육을 추구하고자 교사들에게 학교 외부 연수활동이나 지역사회 기반 강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예체능, 생활교양 등 교과부장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교과목 교사간 네트워크를 원활하게 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활동들은 방학 기간 동안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학기, 다음해 이뤄질 학습활동에 대한 총체적인 기본계획설계도를 수립해 교육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것이 문화화돼 있습니다.”

Q. 교장 선생님께서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하시면서 이뤄내신 업적과 성과들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것 중에 하나가 담임을 맡는 동안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반 학생 모두를 졸업시킨 것입니다. 교사 시절 출퇴근길에서 다음날 출근하면 누구에게 관심을 보여야 할지, 어떤 말을 건넬 것인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나친 관심으로 역효과가 나지 않도록, 학생들 주위에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보통 문제가 있거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은 가정문제가 얽혀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가정방문을 할 때도 있었고, 가출한 학생을 찾거나 학생의 집 근처에서 한 없이 기다리는 등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학생과 교감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들과의 관계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화여고 교감 시절에는 더욱 포용력을 갖고 소외된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문제가 있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전학을 보냅니다. 이 경우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입학을 결정하는데, 우리 학교의 경우 무조건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을 무사히 졸업시켰습니다. 학교는 공교육입니다. 공이란 개인이 아닌 전체 다수 국민들을 위한 개념으로 가야 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공교육의 본질을 제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인천신현고 교장이 되어서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소외되고 어려운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 예로 카바디, 플라잉디스크 등 각종 운동프로그램이나 대회를 열고 해당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자기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긍정적 자아가 형성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일탈을 막기 위한 조언을 해주자면, 우선 칭찬이 중요합니다. 형식적인 것에서 벗어나 너의 어떤 점이, 무엇이 좋아졌는지를 얘기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교우 간, 사제 간 관계가 원활하도록 인간관계를 촘촘히 연결시켜주면 쉽게 일탈에 빠져들지 않습니다. 또한 교사 스스로 개방성을 갖춰야 합니다.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함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말에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우리나라 교육은 대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 고등학교도 좋은 대학에 보낸 학생들의 숫자가 ‘명문’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철학자 루소가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듯이 교육은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찾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계시며, 우리나라 교육이 발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교육에는 외재적, 내재적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외재적 목표는 좋은 대학에 진학해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높은 연봉을 받으며 사회적 출세를 하는 것, 내재적 목표는 지덕체를 갖춘 전인교육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지성인으로 거듭나려면 내재적 목표에 치중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교육은 사회구조와 분리될 수 없습니다. 학벌중심사회에서, 학력에 따른 소득격차가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배제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육은 외재적 목표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인성에 대한 고민을 할 정도로 지식교육에 치우쳐져 있습니다. 학력에 따른 소득격차,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격차와 같은 양극화문제도 해결해야 될 과제입니다. 결국 외재적, 내재적 목표가 조화를 이루면서 학생들이 올바르게 사회에 나가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실적으로 고등학교 입장에서 대입 지도는 가장 중요한 사명일 것입니다. 인천신현고는 학생들의 대입 지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며, 인천신현고만이 자랑하는 교육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이 있다면 함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인천신현고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적 능력 탐색과 함양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진로가 정해지면,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1~2는 학습자 중심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3은 전통적인 입시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3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의 진로와 진학에 문제가 없도록 성실히 지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또 한 가지 장점은 수시모집 원서접수 후에도 수업을 제대로 진행해, 학생들의 일탈이 없도록 신경 쓴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3학년 1학기 초부터 학생상담을 꾸준히 해 수시와 정시로 진학할 학생을 분류합니다. 이 과정은 여름방학 전까지 진행됩니다. 2학기 수시와 정시지원생이 섞이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무사히 정규과정을 마치고 졸업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또한 인천신현고는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 그리고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다채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점교육과정인 수학교육 선도학교는 학생의 수준, 진로적성에 맞는 이수과정, 개설과목들로 구성된 프로그램입니다. 소수학생을 위한 선택과목도 개설하고 있습니다. 진로교육 중심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모 진로진학 아카데미, 진로 의사결정 능력 향상을 위한 진로캠프, 중학교 학생·학부모 대상 진로진학 설명회도 운영 중입니다. 방과 후 학교(인문학)은 국어, 사회, 과학, 수학, 예술, 외국어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통해 학생들의 인문학적 식견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색사업으로는 ▲전통 장 담그기 등 전통 문화 계승을 통한 창업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신현전통지킴이 ▲1인1꿈 가꾸기 활동인 꿈채움활동 ▲선행, 효행, 봉사 3개 영역에서 수상하는 신현삼품제 ▲공연 예술 활동 정착에 기여하는 국악학생오케스트라 ▲중국어 실력 향상을 위한 공자학당 ▲자매학교와의 국제교류 활동 등이 대표적입니다.”

Q. 교장선생님이 생각하는 좋은 대학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와 같은 소위 상위권 대학의 프리미엄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좋은 대학이란 학생 개개인이 갖고 있는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형성돼 있는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학벌중심사회라 표현했지만, 최근 한국사회도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여기고, 학력을 배제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등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학 또한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Q.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창의와 융합’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인천신현고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교육을 추구하고 있습니까? 

“크게 수업과 동아리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일제식 수업에서 벗어나 팀 프로젝트와 같은 협업수업과 자기주도적인 과제연구수업 등을 도입해 수업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자율 동아리 운영은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인천신현고에서는 자율동아리 공모제를 통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동아리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학생이 원한다면 100% 만드는 것이 인천신현고의 방침입니다. 이외에도 드론, 아두이노와 같은 미래유망기술과 관련된 교과대회도 열고 있습니다.”

Q.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알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 운영 현황과 성과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학생선택중심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는 우리 학교의 기본방향입니다. 왜냐하면 학생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이유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적 성향이나 취향이 갈수록 다양화된다는 현실을 수용한 것입니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 교사의 업무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운영해보면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듣고 싶은 강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수업 중에 조는 경우도 없고 수업에 대한 책임감도 생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교사로 하여금 보람을 느끼게 하고, 수업의 질이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됩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처음 준비과정이 힘들지만, 우리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최근 대대적인 교육개혁들이 예고되거나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개혁에 따른 학교현장의 혼란도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정부가 성공적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며, 고등학교 교장 입장에서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일제식 교육을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뤘으며, 미래 사회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며 현재 다양한 교육 제도가 속속 도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 도입에 있어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제도 도입은 반드시 리스크와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만병통치약식으로 일시에 변화시키려 하는 행동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습니다.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들이는 소모비용도 적지 않습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제도 도입에 앞서 철저한 준비와 대응전략을 충분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확정된 입시제도는 논란이 많으나 변화를 위한 내실다지기의 시간으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Q. 교권 추락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습니다. 교권 신장을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교사의 자질은 수업을 잘하는 능력도 있지만, 자기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주변 교사에 대한 존중풍토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교사들에게 물어보면 정년퇴직까지 일하겠다는 사람이 드뭅니다. 심지어 연금만 타고 나갈 것이라고 말하는 교사도 있습니다. 과거보다 학생 수도 줄었는데 왜 교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늘어갈까요? 과거에는 한반에 학생 수가 50명 정도였고 지금은 30명 정도입니다. 과거에는 학부모가 교사를 믿고 일임했기 때문에 50명의 학생에 대한 교육에만 집중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교실은 학생 30명 뒤에 30명의 학부모가 존재합니다. 하나하나 개입하는 문화로 바뀌다보니 교사의 심리적 부담감이 굉장히 커진 것입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교권신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언론입니다. 학교의 그늘진 모습, 잘못된 모습만 끊임없이 들춰서 보도되는 것은 학교의 분위기를 오히려 저하시키게 됩니다. 학교가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발전하려 해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하지 않겠다’라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학교의 우수한 사례, 미담사례, 정책적으로 교원의 사기를 올려주는 다양한 정책들이 개발되고 보도되면 학교 스스로 개혁의 의지를 갖고, 선순환 구조로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교원들 또한 스스로 성찰과 반성을 행해야 합니다.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는 집단은 반드시 외부로부터 개혁을 당하는게 역사적 진실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변화하려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노력할 때 교사와 사회 간 신뢰가 더욱 두터워질 것입니다.”

Q. 교육 최전선에서 지도자로서 활약하고 계십니다.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져야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스스로의 문제를 알고 있으며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존재입니다. 사회와 학부모도 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신경 쓰고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지지하고 격려하면 공교육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신뢰가 배제된 정책은 실패하게 됩니다. 한 예로 교원평가제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교사를 동반자가 아닌 개혁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정책이나 예산 사용에 있어 학교와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언인지 철저히 분석했으면 합니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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