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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과 학부모, 현재에 충실하라 ‘바로 지금’
[베스트티처] 채용석 배명고등학교 교사
2018년 08월 28일 (화) 09:30:49
   
 

[대학저널 최진 기자] 채용석 교사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배명고등학교에서 학교 진로교사를 맡고 있다. 또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대학분석2부장, 대한교육협의회 대표강사, 서울진학지도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마디로 입시현장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베테랑 교사다. <대학저널>이 대학입시 전문가인 채 교사에게 한국 교육의 오늘과 나아가야 할 내일을 물어봤다.

채용석 교사는 30년 동안 고등학교 교사로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대학입시와 관련된 고민을 듣고 진로상담을 했다. 2002년 고3 담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학입시 전문교사의 길에 들어서면서 대학입시 변화와 흐름을 최전선에서 지켜봐 왔다. 현재는 서울교육청이 배포하는 수시·정시 자료집 집필과 대입관련 모집요강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입시 기간에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입시설명회 강의도 나선다.

채 교사는 매년 수시·정시 비율 변화가 논란이 되지만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기본 틀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정시에서 재수생들이 더 유리하다는 점도 짚었다.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대학교도 공부하는 곳이기 때문에 수험생을 선발할 때 ‘수험생의 학업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본 틀이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2019학년도 수시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 대한 당부의 말이 이어졌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수시원서를 접수할 때 되도록 수능 최저등급을 안보는 전형을 선택하려 한다. 그리고 수시원서를 접수하고 나서부터는 갑자기 공부를 소홀히 한다. 수험생이 공부에서 손을 땐 상황인데, 이후 수시에서 떨어지면 대처할 방법이 없다. 결국 본인의 희망보다 낮춰서 대학을 진학하거나 결국 재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마지막까지 학업에 충실한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다.”

또한 넘쳐나는 입시정보로 인해 혼란을 겪을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해서도 유의사항을 알렸다. 채 교사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등 대입관련 지원을 시작할 경우, 교육청과 대교협 등 공공교육기관에서 공표하는 입시정보를 기반으로 삼고, 그 이후에 대학의 수시·정시 모집요강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교육기관은 대학에서 입시자료를 우선적으로 받는다. 사설 기관은 대학에 자료를 요청하고 받아간다. 그래서 교육기관이 정보가 훨씬 빠르고 입시정보를 분석할 시간도 더 많다. 무엇보다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해 알리는 부분에서는 공정하다. 물론 대형 교육업체에서 배포하는 좋은 자료들도 많다. 하지만 표본인원 자체가 너무 적은 통계자료나 원래 자료에서 일부분만 각색해 부각시키는 왜곡된 자료도 나오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수능에 대한 오해, 대박은 ‘로또’
채 교사는 최근 대학이 수시모집으로 입학정원 비중을 늘리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수능은 수험생의 학업역량보다 변별력에 집중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중요하지도 않은 내용을 어렵게 출제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밝혔다. 결국 학업역량이 우수한 학생보다 ‘잘 찍은’ 학생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대학이 수능을 신뢰할 수 없게 된 이유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시장의 영향력과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로 ‘결과론적 수능’ 중심의 대학입시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수능에서도 기출문제 유출부터 문제오류, 시험장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지만 언론은 수시와 관련된 문제를 더 집중적으로 보도한다고 꼬집었다. ‘결과론적 수능’으로 대학입시 제도가 흘러가면 사교육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했다.

또한 수험생들이 수시보다 수능을 더 선호한다는 여론조사도 분석이 잘못됐다고 짚었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수시는 현재 당장 일어나고 있는 ‘현실의 입시’고 수능은 나중에 일어날 ‘미래의 입시’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진행할 경우 수시에 대한 선호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수개월 뒤에 치르는 수능은 ‘앞으로 열심히 하면’이라는 막연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수능 등급에 대한 오해다. 6등급인 학생이 4등급을 받는 것은 조금만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목표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간격에 숨어있는 18만 명의 수험생은 생각하지 못한다. 성적표에는 단 두 단계지만 실질적으로는 18만 명을 더 이겨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 때 대박을 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데, 수능 때는 10만 명 이상의 재수생이 더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희망은 로또에 가깝다.”

교육과정과 교육평가, 함께 발표돼야
채 교사는 한국 교육계가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로 교육과정과 교육평가를 따로 발표하는 관행을 짚었다.

“교육과정과 교육평가 발표는 함께 진행돼야 한다. ‘이렇게 교육하고 이렇게 평가 하겠다’라는 것이 당연한 순서다. 그런데 과정은 과정대로, 평가는 평가대로 발표를 하니 학생들과 학부모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혼란이 계속 반복돼 왔다. 더군다나 교육과정에서는 새로운 미래인재를 양성하겠다며 다양한 수업을 시도하라고 권장하는데 평가는 늘 제자리다. 그러니 교육평가에 대한 발표만 나오면 과정에 있던 사람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는 한국 교육이 변화하는 교육과정에 맞게 새로운 교육평가 마련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시·정시에 대한 소모적인 비중 논란은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공포마케팅으로 작용해 사교육 시장을 더욱 확장시킬 뿐이라고 우려했다.

“오늘날 교육부는 사교육을 없애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집중해야 할 것은 사교육과의 전쟁이 아니라 낡은 교육제도를 대체할 새 교육제도를 개발하는 것이다. 교육과정에서 ‘창의·융합형 미래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했으니, 그에 맞는 진보된 평가 제도를 구상하고 만들어야 한다. 수능이 도입된 해가 1994년도다. 25년 전 평가기준을 가지고 어떻게 미래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할 수 있나. 오늘날 교육은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세대를 길러내야 한다. 한국 교육은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미래인재 양성 취지가 성공하려면
채 교사는 과거 수능점수로 대학입시를 결정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이른 새벽 등교한 수험생들은 교실에서 EBS방송을 틀고선 부족한 잠을 청했다. 아침뿐 아니라 수업시간에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수능점수만 잘 나오면 대학을 잘 가기 때문에 학생들을 깨울 명분 또한 부족했다.

‘수능점수’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가치를 상실했다. 친구에게 친절할 필요도 대화할 필요도 없었다. 토론과 협업과제, 예체능 활동도 불필요한 교육이었다. 교사들은 책상 위에 지쳐 잠이든 학생들을 바라봐야 했다.

“수능으로 대학입시를 치르는 것이 교사들은 더 편하다. 아침에 EBS를 틀어주고 수능점수가 나오면 대학 순서대로 점수에 맞게 지원해주면 된다. 그러나 학교 선생님들은 수능보다 수시를 더 선호한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친구들과 대화를 하고 함께 공부하기 때문이다. 발표를 하고 토의를 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다양한 수업을 개발하고 준비하느라 교사들은 할 것이 많아지지만 적어도 우리 학생들이 교실 책상에 엎드려 자지 않는다. 아이들 얼굴에 생기가 돌고 웃음이 많아졌는데 이것을 마다할 교사가 어디 있겠는가.

또 대화와 소통을 권장하는 교육과정이 계속된다면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수능점수만 생각하면서 서로를 경쟁자로 보던 학생들이 서로 협력해서 과제를 수행하고 능력을 모으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이 점차 발전되고 유지된다면 진정한 미래인재, 창의력인재를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수능형 인재도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그러나 미래형 인재를 뽑겠다는 교육취지를 세웠다면 더 이상 25년 평가 제도로 2018년을 살아가는 학생들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마지막까지 학업에 충실한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다.”


최진 기자 cj@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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