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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미래, 공존과 우려"
질병 예측, 지진 감지 등 상용기술 선보여
단국대 인공지능화 캠퍼스 선언
살상무기, 윤리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
2018년 07월 02일 (월) 15:24:44

2016년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패했다. 인공지능의 현 주소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 무렵부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중심이 될 ‘4차 산업혁명’ 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대학에서는 질병 예측, 지진 감지 등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국내 대학 인공지능 기술의 현주소를 지금부터 만나본다.

질병 예측, 신약 개발 등 안전한 미래사회에 일조

현재 인공지능은 질병을 예측하고 신약개발에 활용되는 단계까지 왔다. 세종대학교(총장 신 구) 우종필 빅데이터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을 통해 독감과 폐렴, 수족구병에 걸린 환자 수를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동안 정부는 병원이 확진 판정을 내린 후 감염자 수를 합산하는 식으로 질병상황을 파악했다. 하지만 호흡기로 빠르게 확산되는 유행성 질병에는 대처가 늦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사람이 질병에 걸렸을 경우 인터넷에서 자신의 증상과 징후, 치료법 등을 검색해 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질환과 관련한 검색어를 찾아 빅데이터로 정리하고 그 내용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면 질병 확산속도와 감염지역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질병에 대한 집적적인 검색어뿐 아니라, 온도와 일교차 등 다양한 변수까지 데이터로 집계해 질병 모델을 정교화했다.

GIST(총장 문승현) 남호정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남 교수가 수행 중인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과제는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생산된 50만 건의 화합물 연구 자료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이 경우 신약개발 시간과 비용이 1/3로 단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남 교수의 연구를 차세대바이오 분야 지원 대상 과제로 선정해 2년간 1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지진감지와 재난대응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경북대학교(총장 김상동)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KT가 체결한 ‘지진 감지 및 대응 방안 공동연구’ 협력이 그 시작점이다.

협약 기관들은 감지된 지진 정도에 따라 피해를 예측하고 대처방안을 국민에게 알리는 기술에 대해 연구한다. 지진감지와 피해정도, 그리고 재난알림 모두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연계해 정확하고 빠른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캠퍼스 속 인공지능으로 더욱 편리한 대학생활

대학 캠퍼스에 인공지능을 도입한 사례도 있다. 단국대학교(총장 장호성)는 2016년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캠퍼스’ 구축을 선언했다.

인공지능을 도입한 단국대는 지금까지 대학의 모습과 180도 달라지게 된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EduAI’는 단국대가 가진 학사, 학과강의, 취업설계 등과 같은 정보를 습득한다. 학생들은 친구와 채팅하듯 AI에 물어보면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수강신청 기간은 언제지?”, “셔틀버스 운행시간을 알려줘”, “OO수업은 어떤 내용이야?” 등 학생 스스로 챙겨야 했던 학사시스템 전반사항이나 궁금증을 인공지능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해준다. 이 서비스는 2018학년도 2학기부터 1단계 사업으로 시범운영 될 계획이다.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지금까지 대학 교육은 미리 만들어 놓은 틀을 전달하는 공급자 중심 체제였다면, EduAI가 도입된 단국대는 학생 스스로 이용하는 수요자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한 인공지능, 살상무기로 변질될 수 있어

앞선 사례와 같이 인공지능은 미래사회를 윤택하게 할 핵심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에 뒤따르는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저명한 물리학자인 故스티븐 호킹 박사는 2017년 글로벌 모바일인터넷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이 인류 최고의 산물이자 최악의 산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면서도 “인공지능이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주도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인간은 엄두도 내지 못할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기억’하고 인공지능으로 그것을 ‘학습’한다면 사무직은 물론 전문직 일자리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의료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

미국에서는 향후 20년 안에 현존하는 일자리의 47%가 인공지능 등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T 산업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는 인공지능이 2020년까지 기존 일자리 180만 개를 없애고 새로운 일자리 230만 개를 만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더 늘릴 것이라는 예측이지만 지금 당장의 일자리가 대량으로 사라진 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 4월 전 세계 인공지능 학자 50명은 KAIST(총장 신성철)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인공지능 무기개발을 반대한다는 이유에서였다. KAIST는 2월 한화시스템과 국방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양 기관은 센터 공동 운영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과 국방을 접목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해외언론을 통해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KAIST가 개발하는 무기가 ‘킬러로봇’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자율결정 무기 포기 확약 때까지 연구협력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에 KAIST가 대량살상무기, 공격무기 등 인간 윤리에 위배되는 연구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 해명해 보이콧이 철회되긴 했지만, 인공지능이 개발 방향에 따라 인류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바른 윤리의식 확립이 필수…‘공존’의 길도 열려 있어

결국 인공지능을 올바른 방향으로 개발하려면 제대로 된 윤리의식 확립이 필요하다.

KAIST는 지난 21일 인공지능 윤리문제에 관한 선도적 학자들을 초청해 ‘인공지능 길들이기: 공학, 윤리,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4월 세계적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KAIST 보이콧을 주도한 뉴사우스웨일스대 토비 월시 교수도 발제자로 나서 ‘자율적 살상 무기, 인공지능 연구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도쿄대 에마 아리사 교수는 “아이는 잘못을 하면 교육을 통해 키우면 되지만 기계가 아이처럼 행동한다면 윤리적이기보다는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활용에 앞서 윤리의식 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인공지능을 신문물로만 인식하고 기술 위주로만 개발한다면 인간파괴는 필연적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또한 ‘윤리를 인공지능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윤리를 가르친다는 인간은 과연 윤리적인 존재인가’ 등 인공지능 윤리의식 확립에 있어 시급한 과제들이 토론됐다.

   
이의철 교수

인공지능을 도구가 아닌 ‘공존’이라는 개념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상명대학교(총장 백웅기) 이의철 교수는 “앞으로의 사회는 지능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업, 서비스업뿐 아니라 인간 영역 전반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여기서 인간이 취해야 할 행동은 인공지능과의 공존이다”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인간은 인공지능보다 빠르거나 정확하지 못하다. 반면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시간제한도 없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인공지능에도 단점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인공지능의 한계는 바로 ‘인간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 인류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며 상생할 수 있는 ‘인간적인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속·정확한 기계들의 세상이 도래한다고 할지라도 결국 인류가 생존하는 한 결국 문제는 새 문물과 인류와의 ‘공존 문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 기자 cj@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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