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신 강성태의 '내가 공부한 이유' ②
공부의 신 강성태의 '내가 공부한 이유' ②
  • 대학저널
  • 승인 2010.04.29 11: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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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많은 제도와 법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것은 인류 문명의 핵심으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만들어냈습니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아직도 인간은 원시 생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법이 사라진 세상을 한 번 상상해보세요. 약탈과 혼란이 난무할 지도 모릅니다. 아무런 제도가 없는 도로를 생각해보세요. 교통 신호도 없이 수많은 차들과 사람으로 아수라장이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런 법과 제도로 유지되고 운영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주의를 한 번 둘러보세요. 세상 천지가 이런 규율들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상을 만든 그런 규칙들이 언제나 공정하고 올바르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든 이다보니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간혹 신문을 보다보면 어떤 법이 위헌이라는 기사가 나오곤 하는데요. 즉 법이 잘못되었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역사는‘신분제의 역사’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 이런 예를 꼽자면, 대표적인 것인 '신분제' 입니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신분제가 존재했습니다. 가장 하층민인 노예부터 왕까지 모든 사람은 그 중에 한 신분에 속했죠. 그리곤 자신에게 부여 받은 신분에 따라 살아왔습니다. 가장 하층민인 노예는 주인의 소유물로 자신에게 어떠한 자유도 없었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등급이 매겨져 있다니 믿기 좀 힘드시죠? 하지만 아직도 신분제가 살벌하게 존재하고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세계사 시간에 카스트 제도에 대해 들어보셨을 거예요. 인도 신분 제도의 이름입니다. 브라만(Brahman)·크샤트리아(Kshatriya)·바이샤(Vaisya)·수드라(Sudra) 등의 4계급이 있지요. 하지만 여기 끼지도 못하는 신분도 있습니다. 하리잔(Harijan)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우리 말로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이란 뜻입니다. 영어로는 Untouchable, 즉 너무 천하여 계급 상에 낄 수도 없고 만질 수 도 없다는 뜻입니다.

인도 총 인구의 약 15%에(1억 명) 달하는 이들은, 청소·세탁· 이발·도살 등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담당하며 거주·직업 등에서 엄격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이 카스트 제도는 인도 전역에 너무나 뿌리 깊게 박혀 있어 아직도 인도 발전을 크게 가로 막고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나도 자신의 계급이 낮으면 재능을 발휘 할 수가 없죠. 1955년 불가촉천민법이 제정되어 차별이 금지되어 있으나, 이들은 아직도 종교적·문화적·사회적으로 차별을 받으며 절대적인 가난 속에 살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었다면 어떠셨을 것 같나요? 저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끔찍하겠죠?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노비, 천민, 백정의 이름으로 그들이 존재했습니다. 드라마 추노를 본적이 있으신가요? 추노꾼은 이러한 노비가 주인에게서 도망쳤을 때 그 노비를 잡아오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노비에겐 자유가 없었고 도망친 노비는 엄격한 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 신분제가 공식적으로 없어진 것이 바로 갑오개혁, 1894년입니다. 이제 고작 100여 년이 넘었지요. 그런데 왜 이런 노예들은 평생 천한 삶을 살았을까요? 평생 남의 소유물로 자유 없이 살 바엔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 분들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 었습니다. 자신이 노비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노비들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 자체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아침이 되면 해가 뜨고 저녁이 되면 해가 지는 것과 같은 자연의 섭리와도 같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것은 룰 이었으니까요. 법과 제도였으니까요. 지금 우리들은 신분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불공평합니까? 불가촉천민으로 평생을 살고 자신의 자손들까지 자기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만약 그런 상황이면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하지만 그 당시 대부분의 노비들은 이런 사실에 불만을 갖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룰을 만듭니다. 자기가 속한 사회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 많은 고민 끝에 그런 법을 만들죠. 그것이 공익보다는 사익이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로지 그들 자신, 그리고 자신들 자손들의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서 규칙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권력 지키기 위해 책 불사른 진시황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교육이었습니다. 지배층은 피지배층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럼 자신의 안위가 보장되는 것이었습니다. 피지배층들에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철저하게, 아주 철저하게 무시되었습니다. 배운 것이 없으니 자신의 처지가 어떤 상황인지도 알 수 없었죠. 심한 경우 그것이 두려운 지배층은 지식 자체를 말살시키기도 한 것을 역사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진시황의 분서갱유는 동서고금 을 통틀어 가장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학자들을 산채로 구덩이에 묻고 모든 책들을 불태워버렸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똑똑해져서 자신들의 권력체계를 파악하고 반감을 가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진시황은 북방의 적이 무서워 만리장성을 쌓았지만 그것 이상으로 더 무서운 적은 오랑캐가 아니라 자신들이 만든 룰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오랑캐보다 먼저 제거해야할 대상이었죠.

법과 제도는 약자를 지배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제는 조선을 강제 합병한 이후 토지 조사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한반도의 모든 토지 사용 내역을 조사하는 대대적인 사업이었죠. 일제는 기한을 주고 자신 소유의 토지를 신고하라 했습니다. 얼마나 신고를 했을까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홍보 자체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있다 해도 일본군이 하는 사업에 동참하지 않았죠. 신고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인 아니면 친일파였습니다. 신고되지 않은 토지는 총독부 소유가 되었습니다. 이 허울 좋은 토지 조사사업으로 국토 절반가량이 조선총독부 것이 되었습니다. 나머지는 일본인과 친일파 소유가 되었죠. 당시 우리 국민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땅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까? 전체 농가의 절반이상이 빚쟁이가 되었고 영세 소작농으로 몰락하였습니다. 매년 그 빚은 늘어만 갔습니다.

패배의 삶 살지 않기 위해선 공부뿐
아직도 일본의 일부 지식인들은 이런 제도들이 조선의 근대화를 도와준 것이었다 말하고 있죠. 교과서에도 자랑스럽게 써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지 조사의 목적은 명백히 한국인의 토지 소유를 뺏기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조금만 들춰보면 초등학생도 알만한 내용입니다. 조선의 근대화를 위한 일이었다니, 지나가 던 소가 웃을 일이로군요.
여러분 무섭지 않습니까? 힘을 가진 자, 정보를 가진 자, 지식을 가진자가 룰을 만듭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룰에 의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룰이 잘못되어도 우린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쩌면 그 당시 노예들이 자신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불합리하다 느끼지 못한 것처럼 지금 우리도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일깨워주는 부분이 KBS 드라마‘공부의 신’첫 방송에 나옵니다. (강성태 공신은 드라마 학습법 자문위원이었음 )

“인생을 살면서 발린다는 거, 패배한다는 게 뭔지 아냐? 속는다는 거다. 너희들은 말이다, 이대로 살다간 평생, 죽을 때까지 속기만 하다가 끝날 거다. 이 사회엔 룰이란 게 있다. 너희는 이 룰 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룰을 누가 만들겠냐. 똑똑한 놈 들이다. 법률, 교육제도, 부동산 제도, 세금, 금융, 급여 시스 템... 똑똑한 놈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자기들 살기 편한 대로 룰을 만든다. 하지만 자기들한테 불리한 점들은 어렵게 배배 꼬아 놔서, 똑똑 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무지 알아채지 못하게 만들어 놓는다. 똑똑한 놈들은 이 룰을 이용해 평생 잘 먹고 잘 산다.

반면, 너희같이 멍청한 놈들! 머리 쓰는 게 귀찮기만 한 놈들은, 평생 똑똑한 놈들에게 속기나 하면서 끊임없이 손해만 보고, 결국은 패배한다. 너희 같은 놈들이, 머리 좋은 놈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속지 않고, 패배하지 않으려면! 방법은 딱 한가지뿐이다. 공부. 공부뿐이다. 공부를 해라. 이 악물고 죽도록 공부해서, 천하대에 가라! 너희들에겐 이것밖엔 길이 없다.” 하지만 얼마나 다행입니까? 우리는 그 당시 사람들과는 다릅니다. 교육을 받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 위한‘룰’만들기 위해 노력
우리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무엇이 불의인지 알고 있습니다. 다행이 저와 여러분은 이런 부조리한 법이 많이 사라진 시대에 태어났습니다. 감사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결은 말씀 안 드려도 알겠죠? 바로‘노력’입니다.

부디 여러분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지금보다 좀 더 노력하여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세요. 그 때가 되면 좀 더 많은 사람과 약자를 위해 애써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그렇게 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난 것, 그리고 지금 우리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축복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잊지 마세요.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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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to 2012-03-13 12:01:46
A smiple and intelligent point, well made.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