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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추락, 교육부 폐지론 재점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특별기획]②위기의 교육부
2018년 05월 11일 (금) 14:37:56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문재인 정부가 5월 10일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을 두고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구분 없이 질타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신뢰는 불신으로 바뀌고 있다. 심지어 교육부 폐지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대학저널>이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특별기획'으로 교육개혁의 성패와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교육부 폐지 법안 발의···국가교육위원회 신설
교육부 폐지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위원장은 11일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법안 발의에는 민주평화당 김경진·김광수·김종회·정인화·천정배 의원, 바른미래당 이동섭·이찬열·장정숙 의원,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무소속 손금주 의원 등이 참여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국가 교육발전 업무를 총괄·수행한다.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투표로 결정되며 임기는 6년(연임 가능)이다. 또한 학부모, 교원, 시민단체 등도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유성엽 위원장(출처: 유성엽 위원장 홈페이지)

그렇다면 어쩌다 교육부 폐지 법안까지 발의됐을까? 교육부가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유성엽 위원장은 "교육부는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는 독임제 행정기관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정권 입장에 따라 교육정책을 수시로 변경, 교육현장 혼란을 가중시켰다"면서 "이를 두고 '오년지소계'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유성엽 위원장은 "한 예로 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으로 홍역을 치렀던 교육부는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는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을 두고 진보적 사관을 대거 수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김상곤 부총리 취임 이후 벌어진 수능 정책 혼선 등 주요 정책에 대한 갈지자 행보도 교육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유성엽 위원장은 "소속 공무원들의 비리 또한 교육부 폐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면서 "'교피아'로 표현되는 교육부 관료와 사학의 유착관계는 대표적 적폐 가운데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교육부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뒤늦게 대책을 마련했지만 솜방망이 처벌, 제식구 감싸기 행태가 반복되면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성엽 위원장은 "최근에는 사학비리를 감시해야 할 교육부 관료가 조사 내용과 내부 고발자 정보를 해당 사립대에 유출하는 일까지 발생했다"며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만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 폐지론 '되풀이'···국가교육회의 '우려'
교육부 폐지론은 역대 대통령 선거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정동영 후보 등이 교육부 폐지를 공약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교육부는 해체 위기까지 몰렸다가 과학기술부와 통합, 교육과학기술부로 기사회생한 바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정유라 비리 등이 연이어 터지자 교육부 폐지론이 절정에 달했다. 이를 반영하듯이 2017년 대선에서 다수 후보들이 교육부 폐지를 공약에 담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소통·협력·효율성을 높이는 교육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하겠다"면서 국가교육회의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공약했다. 집권 초기 교육개혁 추진을 위한 대통령 직속의 국가교육회의를 설치하고, 장기적으로 중장기 국가교육정책 논의를 위한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교육부 기능과 역할 축소를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선공약대로 국가교육회의가 구성됐다. 교육부의 기능과 역할은 고등교육·직업교육·평생교육 중심으로 개편됐다.

   
▶국가교육회의 회의 모습(출처: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교육부 폐지론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 교육부가 신뢰를 잃은 것이 최대 이유다. 또한 국가교육회의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설치됐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꾸준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국가교육회의는 구성 단계에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과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교육개혁에 힘을 실을 수 있도록 대통령이 국가교육회의 의장을 맡을 것이라고 확언했음에도 슬그머니 민간인 의장으로 바꿨다"면서 "기구 구성을 관료들이 주도, 국가교육회의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대입제도 개편안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11일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이에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4월 23일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이하 대입개편특위)를 구성한 데 이어 지난 4월 30일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를 구성했다. 대입개편특위는 공론화 범위를 설정하고 공론화위원회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공론화위원회의 공론화 결과를 바탕으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마련한다. 공론화위는 공론화 추진 방안을 구체화하고, 공론화 과정을 관리하며, 공론화 결과를 대입개편특위에 제출한다.

결국 대입제도 개편안은 '공론화위→대입개편특위→국가교육회의→교육부'의 순서를 거쳐 확정된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교육부→국가교육회의', '국가교육회의→대입개편특위', '대입개편특위→공론화위'의 3단계 하청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를 두고 '폭탄 돌리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대입개편특위와 공론화위의 전체 위원(20명) 가운데 12명은 대학 교수, 1명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추천 인사다. 따라서 대입개편특위와 공론화위의 중립성 등이 우려되고 있다.   

여성 차관 임명 이후 내부개혁 지지부진
2017년 5월 31일 대학가와 교육계의 이목이 교육부에 집중됐다. 당시 박춘란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이 교육부 사상 최초의 여성 차관으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박 차관 취임과 함께 일명 '유리천장(Glass Ceiling)' 깨기가 주목받았다.

유리천장이란 조직 내에서 여성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일정 서열 이상 오르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한 마디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차별받는 것이다. 교육부도 1대 문장욱 차관부터 59대 이영 차관까지 남성 차관 일색이었다. 

   
▶박춘란 차관의 취임식 모습(출처: 교육부)

대학가와 교육계는 박 차관의 취임이 교육부 내부개혁을 위한 포석으로 내다봤다. 박 차관도 취임사에서 "우리 교육부가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새로운 교육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차관의 취임 이후 교육부 내부개혁은 지지부진하다. 박 차관의 뒤를 이어 파격 인사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부 내부개혁을 위한 후속작업도 진행되지 않았다. 반면 교육부 공무원들의 구시대적 관행이 연이어 드러났다. 교육부 이 모 서기관은 사학비리 혐의 대학에 내부 제보자 등의 정보를 유출했다. 교육부 A과 직원들은 산하기관으로부터 워크숍 경비를 제공받았다. 교육부 스스로 내부개혁에 부진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고교 교장은 "교육이 생긴 이래로 혁신과 변화 얘기를 안 한 적이 없다. 그런데 혁신이나 개혁은 성과가 밖을 향하면 실패한다. 성과의 방향이 자신을 향해야 한다. 교육부가 교육을 혁신하려고 하지 말고 교육부가 바뀌면 된다"면서 "정작 본인들은 바뀌지 않으면서 전부 남탓만 한다. 혁신과 개혁의 방향이 자기 자신을 향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분위기가 좋았고 발전과 변화가 있었다. 반면 타인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면 갈등만 있었지 성과는 미약했다"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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