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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어쩌다"···동네북 '전락'
교육정책 갈짓자 행보에 혼란 가중
국가교육회의에 대입제도 이송하자 "무책임하다" 비판
2018년 04월 12일 (목) 12:59:17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김상곤)가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교육정책이 갈짓자 행보를 보이고, 교육부가 대입제도 개혁의 기본 원칙이나 방향 없이 국가교육회의에 대입제도 논의사항을 이송하자 보수와 진보 구분 없이 교육부를 질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상곤 부총리 사퇴와 교육부 폐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 전경(대학저널 자료 사진)

갈짓자 행보에 혼란 가중
교육부의 갈짓자 행보는 수능 개편 연기로부터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2015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수능, 즉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교육부는 2017년 8월 10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시안의 주요내용은 ▲통합사회·통합과학 영역 신설 ▲탐구 영역 선택과목 수 축소(2개 과목→1개 과목) ▲과학Ⅱ 과목 출제 범위 제외 ▲직업탐구 영역 통합 출제 ▲절대평가 확대(1안+2안) 등이다. 당초 교육부는 2017년 8월 31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 확정안을 발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교육부가 절대평가 확대 방안을 1안(일부 영역 절대평가)과 2안(전 영역 절대평가)으로 제시하자 찬성과 반대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심지어 2021학년도 수능 개편 확정안 발표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결국 교육부는 수능 개편을 2021학년도에서 2022학년도로 1년 연기했다. 

이후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화,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 금지 등도 반발 여론에 부딪히며 무산됐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돌연 정시 확대를 추진하자 입시정책이 요동치고 있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지난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고려대와 서울대 등 일부 주요대학을 대상으로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확대를 요청했다. 연세대가 가장 먼저 정시 확대 계획을 밝힌 데 이어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이 합류했다. 

그러나 정시 확대는 기존 대입정책 기조(수시 확대-정시 축소)에 어긋난다. 이에 대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교육부가 대학에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수시 확대'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흔드는 조치로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혼란에 빠뜨렸다. 무능한 교육부 입시정책 흔들지 마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지금까지 교육부의 갈짓자 행보를 정리하면 '교육개혁 시사 또는 교육개혁 정책 발표→교육계 반발·갈등 확산→보류·연기 또는 무산'의 과정이나 '기존 방침 번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고스란히 학교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심락현 봉평고 교장은 "온갖 교육정책이 쏟아지지만 학교만 혼란스럽다. 익숙해지기도 전에 새로운 정책에 적응하기도 바쁘면, 학교는 언제 교육에 몰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국가교육회의에 대입제도 이송···떠넘기기 논란
교육부는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2017년 8월 31일 수능 개편을 연기하면서 수능을 포함, 대입제도 전반을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의 숙의와 공론화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교육부는 정책자문위원회 입시제도혁신분과를 중심으로 정책연구를 실시한 뒤 대입정책포럼(총 4회)과 전문가 자문 그리고 온-교육(교육부 공식 소통 홈페이지)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마련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가교육회의는 ▲선발 방법(수능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적정 비율) ▲선발 시기(수시·정시 통합) ▲수능 평가방법(절대평가 전환, 상대평가 유지, 수능 원점수제)에 대해 중점 논의한다. 또한  국가교육회의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의 투명성 제고(자소서·추천서 폐지/전형절차·평가기준·선발결과 공개/부정행위 엄정 대응) ▲수능 과목 구조(통합사회·통합과학 신설/수학 단일형 출제/탐구 영역 사회1과목+과학1과목 교차 선택/현행 수능 과목 유지)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축소·완화·폐지 유도/대학 자율) ▲적성고사 축소·폐지 ▲면접·구술고사 개선 ▲수능 EBS 연계율 개선(유지·축소/간접연계 전환)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교육회의가 숙의·공론화를 거쳐 대입제도 개편안을 제안하면 교육부는 이를 반영하고 고교 체제 개편과 고교 학점제 등 교육 분야 국정과제를 망라, '(가칭)교육개혁 종합방안'을 8월 말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출처: 국가교육회의)

그러나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에 대입제도 논의사항을 이송하면서 대입제도 개편의 기본 원칙이나 방향조차 제시하지 않았다. 수능 평가방법이 대표적이다. 국가교육회의는 수능 평가방법에 대해 세 가지 방안(절대평가 전환, 상대평가 유지, 원점수제)을 논의한다. 특히 수능 절대평가는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핵심공약이다. 비록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정과제에서 제외됐지만 수능 절대평가가 대선공약임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교육회의는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수능 절대평가를 선택하면 대선공약을 지키는 것이지만 반발 여론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상대평가 유지와 원점수제를 선택하면 대선공약 무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이송안은 핵심 쟁점에 대해 교육부가 나열만 하고 모든 결정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겨 크게 실망스럽다. 공약 실현은커녕 8개월간 연구를 통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대통령 공약 또는 국정과제로 제시된 '수능 절대평가 전면 도입',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방안',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 여부'조차 쟁점으로 넣었는데 공약이 폐기된 것인지 교육부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진보 구분 없이 교육부 질타
교육정책이 갈짓자 행보를 보이고,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책임을 떠넘기는 자세를 보이자 보수와 진보 구분 없이 교육부를 질타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하고 많은 교육개혁 정책들이 학교현장에 제시됐다. 어떤 정책은 우리 교육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냈지만 몇몇 정책은 여전히 학교현장의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며 "정권의 정책 기조, 교육공약 실천도 중요하지만 공약 중에는 학생, 학부모, 교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들이 많다. 교육적 타당성, 실현 가능성, 교육구성원의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신중히 결정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총은 "(국가교육회의에) 이송된 내용들이 사실상 관련 의견들을 정리·나열한 것에 불과, 향후 논의와 결정에 따른 책임과 부담을 국가교육회의에 전가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국가교육회의는 국민적 관심과 그동안의 경과를 엄중히 인식하고 충분하고,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역시 "교육부가 오늘 할 개혁을 번번이 내일로 미루는 바람에 교육 정상화라는 시대적 과업이 전반적으로 실종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과 개혁 조치는 특히 교육 분야에서 우유부단하고 지지부진하다. 올해 지방자치 선거를 염두에 두고 여론 향배와 정권 지지율에 지나치게 목을 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전교조는 "교육부의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보면 교육부 입장이 무엇인지 전혀 확인할 수 없다. 여러 입장들을 아무런 필터링도 없이 나열·제시하고 국가교육회의가 논의, 방안을 결정하도록 제안하고 있다"면서 "대입제도 개혁은 이후 교육개혁 성패를 좌우할 핵심 관건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부 시안은 복수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제대로 다듬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오랫동안 교육문제를 연구·고민한 교육개혁 세력들을 모아 가칭 '대입제도 개혁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상곤 부총리 사퇴, 교육부 폐지 주장

   
▶김상곤 부총리(출처: 교육부)

일각에서는 김상곤 부총리의 사퇴와 교육부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개편 시안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피하고 보자'는 비겁한 결정이라 생각한다"며 "모든 혼란의 중심에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있다. 8월에 결정될 대입제도가 공정하고, 균형 있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올바른 결론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김상곤 장관이 물러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국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3년 예고제는커녕 하루에도 오락가락 교육부를 폐지하자'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 세금으로 대학의 목줄을 죄고 2019학년도부터 수능최저폐지 권고한다고 했다가 국민청원 이틀 만에 7만 넘으니 슬쩍 꼬리 내려 2020년도부터라고 하고, 선거 앞두고 정시 늘린다 하루 아침에 입장을 바꾸고, 이제 또 내일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런 교육부는 없애고 대학에 선발권을 주는 것이 낫겠다"라고 성토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동네북 신세로 전락한 교육부. 교육부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교육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더욱 커질지 주목된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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