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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대, 정시 확대···찬반 '가열'
연세대 이어 고려대·동국대 합류···비판 목소리 확산 vs 정시 확대 주장
2018년 04월 10일 (화) 09:03:07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연세대에 이어 고려대와 동국대 등 주요 대학들이 정시모집을 속속 확대하고 있다. 이에 정시모집 확대를 두고 찬반 양론이 가열되고 있다.

'더미래연구소→교육부 차관發' 논란 점화 
정시모집 확대 논란은 더미래연구소(이사장 정세현)와 박춘란 교육부 차관으로부터 점화됐다. 더미래연구소는 지난 3월 28일 '학생과 학부모 등 수요자중심의 입시제도 개편안을 제안한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폐지하고, '수능(1):수능+내신(1):내신(1)'로 선발할 것을 제안했다. 더미래연구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20여 명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정치행동·정책의견 그룹이다.  

더미래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복잡한 전형을 단순화하고,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줄이려면 학종을 폐지해야 한다"면서 "학교교육에 충실해 내신이 강점인 학생들은 내신 전형으로, 수능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오는 학생들은 수능 전형으로, 내신과 수능 양쪽 모두 아주 뛰어나지 않더라도 어느 한쪽 점수가 불리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신과 수능 모두를 반영하는 전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움직였다. 박 차관은 지난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고려대와 서울대 등 일부 주요대학에 직접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했다. 2020학년도 대입은 현재 고교 2학년 학생이 치른다.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4월 말에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출처: 교육부)

연세대 발표 이어 동국대·고려대 합류
교육부 요청에 연세대가 가장 먼저 응답했다. 연세대는 지난 1일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안)을 발표하며 "학생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시모집 입학전형을 단순화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정시모집 인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연세대는 2020학년도 모든 수시모집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다. 대신 고교 교육과정과 활동을 기반으로 면접평가를 강화한다. 특히 연세대는 학종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목적으로 2020학년도 입시에서 학종 서류평가 기준을 공개한다. 연세대 2020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은 2019학년도 1011명에서 1136명으로 125명 증원된다. 이는 연세대 2020학년도 전체 모집인원의 33.1% 수준이다.

   
▶연세대 전경(출처: 연세대 홈페이지)

연세대에 이어 동국대는 ▲정시 확대 ▲고교졸업연도 제한 폐지 ▲수능최저학력기준 완화 등을 골자로 지난 6일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안)'을 발표했다. 동국대는 2020학년도에 수시모집 비율을 2019학년도 71.4%(2142명)에서 71.0%(2127명)로, 정시모집 비율을 2019학년도 28.6%(856명)에서 29%(869명)로 소폭 변경한다. 또한 동국대는 모든 수시모집 전형의 고교졸업연도 제한을 폐지하고 수시모집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한다.

고려대도 지난 9일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안)을 확정했다. 수시모집 특기자전형 모집 인원을 축소하고, 정시모집 인원을 600명(2019학년도)에서 658명(2020학년도)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단 고려대는 수시모집 기회균등특별전형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되, 다른 수시모집 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유지할 방침이다. 고려대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할 경우 지원자 수가 급증, 지원자를 공정하고 내실 있게 평가하는 데 한계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강대는 2020학년도 정시모집 비율을 2019학년도 20.2%(320명)에서 30.1%(473명)로 확대한다. 반면 논술전형은 21.9%(346명)에서 14.9%(235명)로 축소한다. 수시모집 일반전형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전면 폐지한다.

비판 목소리 확산···정시 50% 확대 요구도 제기
교육부의 요청으로 주요 대학들이 정시모집을 속속 확대하고, 확대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대입 3년 예고제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어긋나며,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더미래연구소는 '내신 전형, 수능 전형, 내신+수능 전형을 1:1:1 비율로 해야 한다'는 골자의 입시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수능 영향력을 확대하면서도, 수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동시에 실현하겠다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면서 "게다가 학종을 폐지, 학교교육 정상화에 작용했던 긍정적 측면까지도 포기하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 차관이 서울대와 고려대는 면담, 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는 전화로 수능 중심 정시 전형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일관되게 수능 영향력 축소 기조를 유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부터 교육부의 대입정책 개선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번 교육부 차관의 행동으로 다수의 대학, 학생, 학부모에게 큰 혼란을 가져왔다. 더미래연구소의 무책임한 제안과 교육부 차관의 돌발적인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열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자회견 모습(사진 제공: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진학지도협의회(회장 이재하 대전 중일고 교사)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회장 박정근 경기 화홍고 교사)는 "고교교육 정상화와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전형으로 학종이 가장 적합하다"며 더미래연구소의 학종 폐지 제안을 반박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는 "학종은 교육적 타당성, 평가의 신뢰성, 사회적 공정성을 기준으로 수능과 비교할 때 월등히 우수한 대입전형"이라면서 "기존 학종의 문제점은 제도 자체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다. 세계의 교육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 단호하고 강력한 제도 시행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보 성향의 교육단체들도 교육부를 질타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문재인 정부는 '경쟁·입시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핵심역량 함양을 지원하는 학교교육으로 변화'할 것을 제시한 바 있다. 반복적 문제풀이 중심의 수능 대비 입시교육을 개편하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교육부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슬그머니 일부 대학을 압박, 정시 확대를 꾀하고 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중요한 정책기조를 자의적으로 바꾸는 것은 무책임한 국가기관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육부가 대학 입학전형 문제에 대해 시급히 개입할 필요를 느꼈다면, 정시 비중 확대를 내밀 것이 아니라 일부 대학의 턱없이 부족한 학생부교과전형과 지나치게 비대한 학생부종합전형을 조정했어야 한다"며 "최근 교육부 행보는 교육문제 해결에 있어 교육적 원칙과 소신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고, 민주적 공론화보다 소수 관료를 중심으로 하는 밀실행정 관행을 선호하는 구태가 여전하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역시 "촛불광장에서 국민에 의해 세워진 정부이기에 현 정부의 입시정책은 어느 때보다 획기적이고 전향적이어야 하며, 학생을 중심에 두고 고민해야 한다"면서 "학부모들은 8월에 발표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방안'이 학생들을 입시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그러나 교육부가 대학에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이는 수시 확대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흔드는 조치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혼란에 빠뜨렸다"며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2022학년도 입시정책을 촘촘하게 준비, 올해 7월에 발표해야 할 교육부가 갑자기 정시 비중을 늘려 달라고 대학에 요구한 것은 10년 이상 지속된 수시 확대 기조를 역행하는 행보다. 이번 정시확대 요구는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시모집 확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수능전형이 가장 공정하니 학생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시모집을 확대하라는 것이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현 대입제도의 최대 문제점은 공정한 수능 정시 비율이 너무 축소돼 있고 불공정·불투명한 수시·학종 비율이 비균형적으로 너무 높다는 것"이라면서 "학생부 전형 비율을 80%에서 대폭 낮추고 수능전형 비율을 늘려 최소 양 전형의 비율이 동등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전형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시 전형 비율을 최소 50%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학생과 학부모, 국민의 목소리는 간단하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자도 패자도 결과에 승복하는 공정한 수능전형을 확대하라"며 "교육과 대입에 있어 공정한 제도는 수능전형이다. 수능전형을 확대, 정부는 공정사회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반드시 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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