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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교육부發 정시 확대 추진, '후폭풍' 확산
더미래연구소, 학종 폐지·수능 확대 주장···교육부 차관, 정시 확대 요청
교사·학부모·교육단체, "대입정책 기조·학교교육 역행" 비판
2018년 04월 05일 (목) 16:49:20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일부 여당 의원들과 교육부發 정시 확대 추진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교사, 학부모, 교육단체가 한 목소리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미래연구소(이사장 정세현)는 지난 3월 28일 '학생과 학부모 등 수요자중심의 입시제도 개편안을 제안한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폐지하고, 모든 대학이 '수능(1):수능+내신(1):내신(1)'로 선발할 것을 제안했다. 더미래연구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20여 명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정치행동·정책의견 그룹이다.  

더미래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복잡한 전형을 단순화하고,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줄이려면 학종을 폐지해야 한다"면서 "학교교육에 충실해 내신이 강점인 학생들은 내신 전형으로, 수능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오는 학생들은 수능 전형으로, 내신과 수능 양쪽 모두 아주 뛰어나지 않더라도 어느 한쪽 점수가 불리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신과 수능 모두를 반영하는 전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박 차관은 지난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고려대와 서울대 등 일부 주요대학에 직접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확대를 요청했다. 2020학년도 입시는 현재 고교 2학년 학생이 치른다.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4월 말에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한다. 이에 대학들은 지난 3월 말까지 2020학년도 대입전형안을 제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교육부 요청으로 제출 기한을 늦추고 2020학년도 대입전형안을 손질하고 있다.

   
▶박춘란 차관(출처: 교육부)

더미래연구소와 교육부發 정시 확대 추진은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회장 이재하 대전 중일고 교사)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회장 박정근 경기 화홍고 교사)는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청사 교육부 정문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고교교육 정상화와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전형으로 학종이 가장 적합하다"며 더미래연구소의 학종 폐지 제안을 반박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는 "학종은 교육적 타당성, 평가의 신뢰성, 사회적 공정성을 기준으로 수능과 비교할 때 월등히 우수한 대입전형"이라며 "기존 학종의 문제점은 제도 자체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다. 세계의 교육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 단호하고 강력한 제도 시행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는 "수능은 절대평가화를 거쳐 자격고사화함으로써 더 이상 초·중·고 교육의 왜곡과 파행이 없도록 근본적이고 단호한 결단이 요구된다"면서 "2022학년도 대입에서 수능은 9등급 절대평가제가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기자회견 모습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무능한 교육부 입시정책 흔들지 마라"며 성토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촛불광장에서 국민에 의해 세워진 정부이기에 현 정부의 입시정책은 어느 때보다 획기적이고 전향적이어야 하며, 학생을 중심에 두고 고민해야 한다"며 "그래서 학부모들은 8월에 발표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방안'이 학생들을 입시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그러나 교육부가 대학에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이는 수시 확대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흔드는 조치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혼란에 빠뜨렸다"면서 "3년 예고제에 따라 2022학년도 입시정책을 촘촘하게 준비, 올해 7월에 발표해야 할 교육부가 갑자기 정시 비중을 늘려 달라고 대학에 요구한 것은 10년 이상 지속된 수시 확대 기조를 역행하는 행보다. 이번 정시확대 요구는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더미래연구소와 교육부 차관이 학교교육 개선을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더미래연구소는 '내신 전형, 수능 전형, 내신+수능 전형을 1:1:1 비율로 해야 한다'는 골자의 입시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수능 영향력을 확대하면서도, 수능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동시에 실현하겠다는 자체 모순을 가지고 있다"면서 "게다가 학종을 폐지, 학교교육 정상화에 작용했던 긍정적 측면까지도 포기하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 차관이 서울대와 고려대는 면담, 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는 전화로 수능 중심 정시 전형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일관되게 수능 영향력 축소 기조를 유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부터 교육부의 대입정책 개선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번 교육부 차관의 행동으로 다수의 대학, 학생, 학부모에게 큰 혼란을 가져왔다. 더미래연구소의 무책임한 제안과 교육부 차관의 돌발적인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입정책포럼 등을 통해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해 보니, 급격한 정시 수능전형 비율 축소로 수험생들의 응시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많았다"면서 "고등교육법상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4월 말까지 발표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급히 정시 수능전형 비율이 낮은 대학에 전달한 것일 뿐 대입정책 기조가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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