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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후폭풍, 대학가 파문 확산
교수부터 학생까지 성추행 의혹 연루···근절 대책 필요
2018년 02월 23일 (금) 14:33:49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검찰發 '미투(MeToo, 나도 성추행·성폭행 당했다)' 운동 후폭풍이 대학가를 강타하고 있다.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 '미투' 운동 이전에도 대학가에서 성추행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대학가에서 성추행이 근절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고은 단국대 석좌교수(시인)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자 최근 단국대에 교수직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이 時(시) '괴물'을 통해 고 석좌교수의 과거 성추행 실태를 고발, 고 석좌교수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최 시인은 '괴물'에서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중략)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 괴물을 잡아야 하나'라고 적었다. 결국 고 석좌교수는 "학교에 누를 끼치기 싫다"며 단국대를 떠났다. 

조민기 전 청주대 연극학과(현 연극영화음악학부) 교수(배우)는 미투 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청주대는 "지난해 11월 조 씨가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제보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고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조 전 교수는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했고, 2010년 3월 청주대 연극학과 조교수로 임용됐다.

이에 조 전 교수는 중징계 결정 이전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또한 소속사를 통해 "성추행 내용은 명백한 루머다. 교수직 박탈과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연극배우 송하늘 씨(청주대 연극학과 출신)가 자신의 SNS에 조 전 교수의 성추행 행태를 폭로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송 씨는 "2013년,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선배들은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고 이야기를 했다.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민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청주대 연극학과 출신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으며 조 전 교수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송하늘 씨 SNS 캡처

서울예대는 지난 22일 오태석 서울예대 공연학부 초빙교수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 초빙교수의 성추행 파문은 극단 '목화'의 여배우였던 A씨가 오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히며 시작됐다. 

서울예대는 "최근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고 있는 오 초빙교수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서울예대 구성원 모두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참담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대학본부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예술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자 창작에 매진해 온 재학생과 학교를 믿고 우리 대학에 자녀를 보내주신 학부모, 서울예대 졸업생임을 자랑스러워하는 동문과 서울예대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이 입으셨을 상처에 대해 고개 숙여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예대는 "대학본부는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수습하기 위해 교수, 직원, 학생 등 구성원들과 적극 소통하며 철저한 진상 파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 초빙교수에 대한 신분상 조치는 조속한 시간 내에 우리 대학의 정관과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예정이며 이미 이번 학기 수업은 전부 배제시켰다"고 말했다. 

   
▶좌측부터 고은, 조민기, 오태석(출처: 대학저널 자료 사진, 서울예대 홈페이지)

특히 서울예대에서는 미투 화살이 학생들에게도 향하고 있다. 실제 서울예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신입생 OT에서 강간 몰카를 경험했다, 여학생에게 야동 흉내를 시켰다" 등이 적힌 글이 올라왔다.

문제는 현재 대학가의 미투 운동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학가에서 성추행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수와 학생 간, 학생과 학생 간 추가 폭로는 시간 문제일 뿐이다. 결국 미투 운동을 계기로 이번에는 정말 대학가의 성추행이 근절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김신아 연구원은 "교수와 학생 관계는 이해 관계가 분명하고 뚜렷하다. 학점이나 진로 문제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교수도 부적절한 권력관계를 행사하기 쉽고, 학생도 문제제기를 바로 하기 어렵다.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이나 문화 점검을 해야 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규정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사무국장은 "성희롱과 성추행 문제 등이 제기됐을 때 학교 측이 개인적 실수나 사소한 문제로 여기기보다 전반적으로 인권문제를 고려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신입생 OT 시즌을 맞아 성추행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 19일부터 시작, 3월 24일까지 대학 신입생 OT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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