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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교육과정 개정 막는다" 법안 발의에 "환영"
박경미 의원,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제출···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의
시도교육감협의회, 교총 환영 입장 표명···교총은 교원단체 협의도 주문
2018년 02월 12일 (월) 11:23:07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교육과정이 정권과 이념에 따라 빈번하게 개정되면서 학교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교육과정 개정 시 교육부 장관이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의해야 하는 법안이 발의,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교육계가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시도교육감협의회뿐 아니라 교원단체와의 협의도 주문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 7일 대표발의했다. 교육부 장관이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해 교육과정 기준과 내용 등 기본 사항을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의하는 것이 골자다. 

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교육과정은 총 20차례 개정됐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는 2014년을 제외하고 매년 개정됐다. 2008년, 2009년, 2011년에는 1년에 2회 개정됐다. 2012년에는 무려 5회나 개정됐다.

   
▶출처: 박경미 의원실

빈번한 교육과정 개정은 학교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박 의원은 교육부 자료를 통해 최근 5년간 교육과정 개정으로 동일 내용이 2년 연속 중복 편성된 사례들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2014년 초등학교 4학년 <과학> 과목에 '4.혼합물의 분리(1학기)', '3.거울과 그림자(2학기)' 단원이 편성됐지만 이는 2007 개정 교육과정 당시 3학년 때 배운 내용이었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초등학교 <과학> 과목의 '2.지층과 화석' 단원이 2009 개정 교육과정 3학년 2학기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4학년 1학기로 이동, 중복 편성됐다. '동물의 생활' 단원역시 2009 개정 교육과정 3학년 2학기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4학년 2학기로 이동, 중복 편성됐다.

심지어 현재 고등학교 3학년(2000년생)과 고등학교 1학년(2002년생) 자녀를 키우는 가정의 경우 두 자녀가 중학교 1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단 3년만 동일 교육과정을 배웠다. 구체적으로 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07~2022년 연도별 및 초1~고3 학년별 교육과정표'를 보면 고등학교 3학년 자녀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 7차 교육과정 개정을, 초등학교 4학년에서 6학년까지 2007 개정 교육과정을,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배웠다. 반면 고등학교 1학년 자녀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 2007 개정 교육과정을,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배웠고 고등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배운다. 

박 의원은 "사회적 변화에 따라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교육과정은 초·중등교육의 설계도다. 잦은 설계 변경으로 인한 부실공사, 참사는 교육에서도 일어난다"면서 "교육과정 변화에 따른 학교현장 혼란과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지방교육자치 정신을 존중하기 위해 교육과정 개정 시 교육부 장관이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의를 거치도록 법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즉각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박 의원이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환영하며 교육자치의 진전과 안정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며 "잦은 교육과정 개정은 미래 대비를 위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교육을 바라는 학부모와 학생을 불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공교육 불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과정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중앙에서 행사하던 과거의 관행을 넘어 지방교육자치 시대에 맞게 전국 교육감들이 교육부 장관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교육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하는 바람직한 교육자치 모습을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면서 "교육자치와 학교 민주주의의 실현 그리고 교육제도 전반에 걸친 교육개혁이 성공적으로 추진, 학교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박경미 의원실

교육계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이하 교총)는 "그동안 교육현장은 잦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실질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을 빚고 교수-학습 준비에 애로가 초래되는 등 사실상의 교육파단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아이들은 지난해 배운 내용을 올해 또 배움으로써 흥미를 잃어 싫증을 느끼는가하면, 교육현장은 바뀐 내용을 이해하고 준비하느라 피로감에 지쳤다"고 밝혔다. 

교총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 교육부의 일방적이고 잦은 교육과정 개정을 방지하고 교육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 "잦은 개정을 막고 이를 통해 보다 신중한 검토와 적정한 주기로 개정을 유도할 수 있게 한 점은 법안 발의의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만 교총은 교육과정 개정 협의 주체로 시도교육감협의회뿐 아니라 교원단체도 포함시킬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시도교육감협의회 외에도 전국 교육자들을 대표하고 법적 기반이 확실한 교원단체와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막강한 시도교육감 권한에 비하면 작은 절차에 지나지 않지만 그나마 한쪽으로 치우친 협의를 사전에 방지하고, 중립적·균형적인 교육과정 협의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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