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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논문에 자녀 이름 끼워 넣기 '일파만파'
교육부, 1차 82건 적발···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원 대상 추가조사
자녀 끼워넣기 논문으로 연구비 지원···비판 여론 확산, 대입 공정성 추진·점검단 구성
2018년 02월 08일 (목) 08:15:23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교수들이 자신의 논문에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 또는 제1저자로 등록시킨, 일명 '논문에 자녀 이름 끼워 넣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자녀 이름 끼워 넣기가 부정입학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교수들이 자녀 이름 끼워 넣기 논문으로 연구비까지 챙긴 사실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녀 이름 끼워 넣기 실태를 철저히 조사,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

   
▶논문 관련 이미지(대학저널 자료 사진)

29개 대학에서 82건 적발···추가조사 실시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김상곤)는 지난 1월 25일 교수 논문 미성년 자녀 공저자(제1저자 포함) 등록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대상은 2007년 2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발표된 논문이었고, 29개 대학에서 82건이 적발됐다. 국립대에서는 서울대가 6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립대에서는 성균관대가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자녀 이름 끼워 넣기는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 먼저 00고 R&E 프로그램과 00고 심화연구 화학 R&E 프로그램 등 학교-대학 연계(교육과정 연계) 프로그램에 교수가 참여, 중고등학생의 연구와 논문을 지도한 경우(16개 대학·39건)다. 다른 하나는 학교 교육과정과 관계없이 대학 자체적으로 추진한 경우(19개 대학·43건)다.

   
 

교육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대학들에 연구부정 검증을 요청했다.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의거, 연구부정 검증 책임은 연구 수행 당시 연구자의 소속 기관이 갖는다.

그렇다면 자녀 이름 끼워 넣기의 문제가 무엇일까? 현행 법령상 미성년자의 논문 작성이 금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자를 저자로 표시하면 연구부정행위에 해당된다. 또한 논문 실적은 2014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서 제외됐지만 2013학년도까지는 반영됐다. 지금도 KAIST와 DGIST 등 일부 대학들은 특기자전형 지원자격의 하나로 논문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교수들이 2013학년도까지 자녀들의 학교생활기록부와 학생부종합전형 실적을 만들어 주기 위해 혹은 현재 일부 대학들이 특기자전형에서 요구하는 실적을 만들어 주기 위해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자녀를 저자로 등록했다면, 나아가 이를 통해 자녀가 대학에 합격했다면 명백한 부정입학이다. 

교육부는 실태조사 발표 이후 추가조사에 착수했다. 일부 교수들이 실태조사에서 누락됐고, 직계가족(자녀)이 아닌 친인척과 지인 관계에서도 논문에 이름 끼워넣기가 비일비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추가조사 대상은 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원 약 7만 6000명이다. 추가조사 기간은 2월 1일부터 3월 16일까지다. 추가조사는 대학이 직권으로 실시한다. 단 친인척과 지인 관계의 경우 대학 차원에서 입증에 한계가 있음을 고려, 직계가족으로 한정된다.

자녀 이름 끼워 넣기 논문으로 연구비 챙겨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에 따르면 교육부의 실태조사에 따라 적발된 82건의 논문 가운데 52건에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의 연구비가 지원됐다. 9건은 연구비가 지원되지 않았다. 21건은 연구비 지원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교육부는 52건의 연구비 지원  논문 가운데 33건에 약 10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을 확인했다.

실제 서울대 A교수는 2014년 교육부로부터 22억 9164만 원을 지원받아 연구를 수행했고 고3 자녀를 공동저자로 등록시켰다. 그러나 A교수 자녀의 연구 참여 프로그램은 확인되지 않았다. 성균관대 B교수는 2013년 교육부로부터 4억 4798만 원을 지원받았고 고2 자녀를 제1저자로 등록시켰다. B교수의 자녀는 소속 고교 연구과목에 참여했다.

연세대 C교수는 201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9900만 원을 지원받아 연구를 수행했으며 고3 자녀를 공동저자로 등록시켰다. C교수의 자녀는 연구실 실험보조로 참여했다. 영남대 D교수는 200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과학기술부)로부터 293만 원을 지원받았고 고2 자녀를 공동저자로 등록시켰다. D교수의 자녀는 노인성혈관질환연구센터에서 인턴십 등을 수행했다.

연구실 실험보조나 인턴십 수행뿐 아니라 단순 활동을 통해서도 공동저자로 등록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대 E교수와 F교수의 자녀는 랩노트 작성 기여를 이유로 공동저자로 등록됐다. 랩노트란 연구노트를 말한다. 연구자는 연구수행의 아이디어, 계획, 보고, 발표, 지식재산화 등에 이르기까지 연구과정과 성과를 랩노트에 기록한다. E교수와 F교수의 자녀가 실제 랩노트 작성에 기여했는지 미지수다. 연세대 G교수의 자녀는 대학 주최 고교생 겨울방학 과학캠프에 참가, 공동저자로 등록됐다. 만일 교수 자녀가 아니었다면 겨울방학 과학캠프 참가가 공동저자 등록 이유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비판여론 확산···대입 공정성 추진·점검단 구성
대학 의지 중요···제 식구 감싸기 없어야
교수들이 자녀의 대학 진학 실적을 위해 연구에 기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공저자 또는 제1저자로 등록시키거나, 동시에 정부의 연구비까지 챙겼다면 명백한 부정행위다. 특히 연구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자녀 대신 교수가 인건비를 챙겼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철저한 실태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천재적인 기질을 통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학생이 아니라면 입학 취소와 더불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일부 대학 교수들은 논문에 참여한 대학생과 대학원생 이름을 저자로 올리지 않고 본인이 혼자 쓴 것처럼 포장, 논문을 게재한다. 그런데 자신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논문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자녀의 이름을 저자로 올렸다는 것은 분노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자 반교육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안 처장은 "논문에 기여하지 않은 중·고등학생의 이름을 올려 대학 입시에 특혜 또는 편법으로 입학한 것은 신종 입시비리"라며 "제2의 정유라와 다르지 않다. 형사 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들의 연구부정 검증과 별도로 대입 공정성 추진·점검단(이하 점검단)을 구성, 자녀 이름 끼워 넣기 실태에 적응 대응할 방침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에서 "교육부에서 부총리를 단장으로 점검단을 구성하고 있다. 점검단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조사할 것"이라면서 "연구부정으로 밝혀지고 해당 논문이 입학전형에 쓰인 것으로 판단될 경우 해당 교수 징계는 물론 학생의 입학 취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대학들이 연구부정 검증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따르면 대학들은 교육부로부터 통보받은 날 이후 30일 이내에 예비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예비조사 종료 이후 10일 이내에 연구자에게 예비조사 결과가 통보된다.

만일 예비조사를 통해 연구자가 연구부정행위 사실을 인정하면 본조사 없이 바로 판정이 내려진다. 그렇지 않으면 본조사가 실시된다. 본조사는 연구부정행위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절차다. 조사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된다. 단 조사 위원 전체에서 외부인 비율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예비조사 이후 본조사 판정까지 기간은 6개월 이내다. 대학들의 연구부정 검증 절차가 최대 6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여론을 감안, 신속하게 연구부정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식구 감싸기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엄정한 자세가 필요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예비조사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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