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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없어야 교육이 발전한다?"
[기자수첩]편집국 유제민 기자
2018년 02월 05일 (월) 16:20:33

[대학저널 유제민 기자] 얼마 전 수도권에 소재한 모 대학 관계자에게서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차라리 교육부가 없으면 교육이 더 발전할 것 같다"는 말이었다. 교육 발전을 위해 운영되는 정부부처가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니, 대체 무슨 말인가?

   
 

그런데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 것은 비단 이 관계자뿐만이 아니었다. 타 대학 관계자들 역시 하나같이 "교육부가 오히려 교육을 망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교육부 무용론(?)'을 외친 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교육부의 정책이 대학들의 자율권을 침해하면서 교육환경 조성에 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등록금 동결, 입학금 폐지 등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들은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재정적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방에 있는 모 대학 관계자는 "재정 상황이 악화돼 매년 진행하던 모 학과의 해외 연수가 올해부터 폐지됐다. 교직원 충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행정 서비스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학생들을 위해 환경 개선에 나서고 싶어도 그럴 돈이 어디 있나. 이렇게 만들 거면 교육부가 하는 일이 뭔가 싶다"는 말과 함께 한숨을 쉬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교육부는 대학들의 재정 확충은 막으면서 학생들의 학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투자를 할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대입전형료 인하로 인해 수험생들이 받을 수도 있는 피해를 우려하기도 한다. 교육부가 2013년 11월 발표한 '학교입학수험료징수규정 전부개정'에 의해 대학들은 대입전형료 수입의 일정 비율을 초과해 홍보비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대입전형료 수입이 줄어들면 대학들의 홍보활동도 위축된다. 이렇게 되면 수험생들이 양질의 입학정보를 받기 어렵게 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 대학은 종종 농어촌 등 입학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을 방문해 입시설명회를 진행하는 데 전형료 수입이 줄면 이런 지역의 수험생들이 정보를 받기가 힘들어 질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정부재정지원사업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다. 대학들이 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선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돼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든다. 교직원들은 사업 선정을 위해 일상적으로 야근, 특근을 하며 녹초가 된다. 당연히 학생들을 위한 행정 서비스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몇몇 대학들은 학생 교육보다 재정지원사업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종종 흘러나온다.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가 재정지원사업을 빌미로 대학들을 통제하려는 것 같다"며 교육부를 향한 불신의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학들은 "학생들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없는 편이 낫다"는 말까지 하게 된 것이다. 물론 반 농담으로 한 이야기지만 교육부가 이런 이야기까지 듣고 있는 현실은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다. 특히 교육부의 정책이 결국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은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설마 교육부가 이 같은 결론을 의도했던 것은 아닐 테니 이는 정책 방향에서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을 압박한다고 해서 무조건 학생들이 이익을 보게 되지는 않는다. 대학이 좋은 교육 성과를 얻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교육부가 없으면 교육이 더 발전할 것"이란 뼈 있는 농담에 대해 이제 교육부가 대답할 차례 아닐까.


유제민 기자 yj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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