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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자녀 논문 참여, "강한 제재" 한목소리
김 부총리 "입학취소 등 원칙대로 처리"
교육부 발표 '빙산의 일각' 우려에 추가 조사 실시
2018년 02월 01일 (목) 11:14:36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대학 일부 교수가 미성년자녀를 자신의 논문에 참여시킨 사례가 적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26일 교수 논문 미성년자녀 공저자 등록 실태조사 결과, 총 29개 대학에서 82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7년 2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10년 간 발표된 교수 논문에 미성년 자녀 포함사항을 조사한 것이다.

이 중 학교-대학 연계로 중·고등학생의 연구와 논문지도 프로그램 참여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교육과정 연계)는 16개교 39건, 학교 교육과정과 관계없이 자체적으로 추진한 경우(이하 자체추진)는 19개교 43건이었다. 논문 게재당시 자녀의 학년은 고3(48건)이 가장 많았고, 자체 추진은 고3(27건)과 고2(10건)가 대부분이었다.

학교별로는 성균관대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 7건, 국민대 6건, 경북대 5건, 가톨릭대, 경상대가 각각 4건 순이었다. 학문분야는 이공분야가 80건, 인문사회분야가 2건으로, 이공분야에서 대부분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논문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자가 논문에 저자로 표시되는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라며 “검증 결과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경우 입학취소 등을 포함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2014학년도부터 논문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이 금지됐고,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도 외부 실적 제출 제한으로 평가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일부대학(KAIST, DGIST 등) 학종에서 논문을 지원자격 중 일부 예시로 두는 사례가 있다. 또한 학종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 등을 통해 간접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교육부는 논문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자가 저자로 표시된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대학에 입학취소 등의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미성년자가 논문저자로 포함 시 소속기관, 학년 표기 의무화를 추진해 논문검색만으로도 저자의 미성년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2018년 학술지 평가(매년 학술지 약 1000개를 평가해 우수 등재, 등재(후보)지 등급 부여)부터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29일 언론 보도를 통해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등록 실태조사에서 최소 6명의 교수(15건)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수들은 대부분 대학에 자진신고하지 않았고, 학교 측도 조사에 나서지 않아 교육부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금은 부모와 학생의 관계로 조사됐지만 친인척 관계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점이 주요하다.

지난 1월 30일에는 학술대회 발표용 연구논문집 프로시딩(Proceedings)에 미성년자녀 이름을 올리는 방식의 스펙 관리법이 활용돼 온 것도 밝혀졌다. 프로시딩은 정식 논문보다 한 단계 낮은 평가를 받지만 연구 실적으로 인정된다. 또한 논문보다 심사 과정이 느슨해 미성년자녀의 경력 관리에 악용되기 쉬워 대학입시에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관련 추가 내용이 밝혀지자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동시에 대학들이 연구 부정에 대한 조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계획을 발표하고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논문 이미지(대학저널 자료 사진)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2국장은 “이번 논란은 입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진행됐다는 부정적인 시그널로 보고 있다”며 입시경쟁이 만연한 현 제도적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그는 “대학이 모집요강 등에 ‘해당 활동이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다’, ‘만약 부정한 활동으로 밝혀진다면 0점 처리, 합격 취소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고 주장했다.

구 국장은 “현재 대학의 입시요강은 정부가 가이드를 제공하면 대학이 그에 맞는 요강을 만들어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결국 학생 선발은 대학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대학 역할의 중요성은 언급했다. 이어 “현재 일어난 일에 대한 규명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학점 미반영 및 강력한 제재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부가 대학의 책무성을 제공하는 가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구 국장은 “현재 교육부는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의 전형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같은 상황이 발생할 시 해당 대학에 모집인원이나 지원 부분에서 데미지를 주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학종의 확대’를 문제점으로 짚었다. 유 소장은 “많은 학교에서 학종 선발에 비중을 높이고 있고, 대학 입시의 모든 것이 학종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많다”며 “이런 환경에서 자녀 입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교수들도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유 소장은 강력한 조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비쳤다. 그는 “논문을 게재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있는 학생들이 부모가 교수라는 이유만으로 역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등학생도 논문을 게재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논문을 지도할 수 있는 부모가 관여했다면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 소장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그 전에 명확하게 부정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교육부의 책임도 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대학과 교수, 학생에게만 물을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갖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기대 2018학년도 수시 논술고사장 앞에서 자녀를 기다리고 있는 학부모들(출처: 산기대)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천재적인 기질을 통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학생이 아니라면 입학취소와 더불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사무처장은 “일부 대학 교수들은 논문에 참여한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이름을 저자로 올리지 않고, 본인이 혼자 쓴 것처럼 포장해 논문을 게재한다. 이런 일이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그랬던 그들이 자신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논문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자녀의 이름을 저자로 올렸다는 것은 분노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자 반사회적, 반교육적인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논문에 기여하지 않은 중·고등학생의 이름을 올려 대학 입시에 특혜 또는 편법으로 입학한 것은 신종 입시비리”라며 “제2의 정유라와 다르지 않다.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발본색원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논문에 자녀 이름 끼워넣기에 대한 강력 제재 필요성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미성년자녀 공저자 등록 실태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대학 간 조사방법의 차이, 방학으로 인한 조사대상자 부재, 착오 등으로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2018년 2월 1일부터 3월 16일까지 약 40일간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원 약 7만 6000명이며, 친척 관계 및 지인 관계에 있는 경우 학교 차원에서 입증의 한계가 있음을 고려해 직계가족으로 한정했다. 내용은 2007년 2월 8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약 10년간 발표된 논문 중 해당 교수와 미성년 자녀가 공저자로 포함돼 있는 현황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는 대학이 직접 직권으로 실시한다. 이에 대학은 논문정보(논문명, 공저자 현황)과 인사정보(가족관계)를 대조한 뒤 관련 실태를 파악, 제출해 관련 대상자가 누락되는 일이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한다. 

교육부는 동 추가 조사 이후에도 대국민,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보를 받고, 대학 대상 종합감사 등에 필수확인사항으로 반영하는 등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추가 조사 결과 파악된 사안 전체에 대해 해당 대학에 연구부정 여부 검증을 요청하고, 연구부정으로 판정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위법 정도에 따라 대상 교원을 징계조치(최고 ‘파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일부대학(KAIST, DGIST 등)의 특기자전형에서 논문을 지원자격 중 일부 예시로 두는 사례가 있는 바, 연구부정 논문이 대입에서 활용된 경우 해당 대학에 입학취소 등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추가 조사를 통해 누락되는 사안이 없도록 관련 실태를 철처히 파악할 계획”이라며 “특히 대입에 부정활용 의혹이 있는 만큼 연구부정 검증, 입시 연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엄중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임지연 기자 jyl@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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