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정책뉴스 > 입시정책 | 실시간 정책뉴스
     
“정시축소·사시폐지에 무너진 ‘희망 사다리’”
정시 비율 23.8%로 감소…‘패자부활’ 기회 사라져
사시폐지 후 시행된 로스쿨, ‘현대판 음서제’ 비판
정시확대, 사시부활 목소리 높아져
2018년 01월 29일 (월) 13:07:23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대입 정시축소, 사법시험 폐지 등 ‘계층이동 희망 사다리’가 사라지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패자부활, 공정성이 보장되는 정시확대와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사법시험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시 매년 축소…‘패자부활’ 기회 줄어 

정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 발표 후 시행하는 대입제도이다. 수능, 학교생활기록부, 대학별 고사(면접, 논술 등)를 토대로 ‘가’, ‘나’, ‘다’군 별로 모집하는데, 수능이 주요 평가요소이다. 수시는 본고사가 폐지된 1997학년도부터 실시됐다. 초기에는 1, 2차로 나누어 모집했으나 2010학년도부터 2학기 기간에만 1회 모집하고 있다.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전형이 대표적이며 학교생활기록부, 대학별 고사, 서류 등이 평가요소이다. 

1994년 수능 도입 후 2000년 대 초반까지는 정시가 대세였다. 2002년 기준 선발비율은 정시 71.2%, 수시 28.8% 수준이었다. 이후 ‘정시축소, 수시확대’ 교육정책이 추진되면서 2007년 처음으로 수시 선발비율이 정시를 넘어섰고 현재 정시 선발비율은 23.8%에 머물러 있다.

   
 

수시가 대세전형으로 등극하자 이에 따른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공정성’이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조작, 자기소개서 대필, 학생 차별 등 공정성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엇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패자부활’의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에게 수시는 '그림의 떡'이다. 단 하루의 성적으로 결정되는 수능과 달리 내신은 3년 동안의 모든 성적이 포함된다. 즉 3년 성적을 유지해야만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신이 좋지 못한 학생은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뒤늦게 학구열을 불태우고 대입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에게도 정시가 유일한 희망이다.

재수생과 검정고시생 또한 정시가 마지막 동아줄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8학년도 수능 응시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응시자 59만 3527명 가운데 재학생은 74.9%, 졸업생(재수생)은 23.2%, 검정고시 등 기타인원은 1.9%의 비율을 보인다. 재수생과 검정고시 인원은 매년 해당 비율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즉 정시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함에도 기회의 문이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2017년 사시폐지…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 비판

1963년 시행된 사법시험은 변호사, 판사, 검사 등 법조인이 되기 위해 치르는 필수 자격시험이다. 이후 고시 과열현상, 유착관계 형성, 과도한 시간과 비용 낭비 등의 문제가 제기돼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신설, 사법시험은 매년 합격자 수가 축소됐고 2017년을 끝으로 폐지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로스쿨은 1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원자의 부모·친인척 신상정보 기재관련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로스쿨 입학과정에서 출신대학을 등급별로 나눠 평가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존 사법시험 출신과 로스쿨 출신 간 파벌은 물론 로스쿨 간 기수문제도 불거진 바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소위 ‘가진 자’에게만 법조계의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기존 사법시험은 공인영어능력시험과 법학과목 35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누구든 응시할 수 있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해당 조건을 갖춘 고졸 학력자가 합격한 사례도 존재한다.

반면 로스쿨은 4년제 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 하며 3년간 교육과정을 거친 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과거 사법시험보다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졌고 필수교육기간도 생겼다. 특히 로스쿨 교육기간 동안 발생하는 고액의 학비가 서민들의 법조계 진출을 가로막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송기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7 로스쿨 전형료, 입학금, 등록금 현황’을 살펴보면 사립대 로스쿨의 평균 학비는 1829만 원이다. 비싼 대학은 2000만 원을 넘어선다. 학비에 상응하는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녹록치 않다. 같은 자료에 나온 ‘2016년 로스쿨 장학금 지급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 25개 로스쿨의 평균 장학금 지급률은 36.9%에 불과하다. 반대로 학자금 대출을 받는 로스쿨 학생의 비중은 2009년 13.4%에서 2017년 33.4%로 증가했다.

   
 

“희망 사다리 다시 세우자!” 국민, 정치계 목소리 높아져

이렇듯 ‘희망 사다리’가 사라져가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조경태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공정사회를 위한 교육혁신 정책토론회’를 열고 수시중심의 현 대입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조경태 의원은 “전체모집의 75%에 달하는 수시모집전형의 확대가 객관적 평가 기준 불확실, 사교육 유발, 계층·지역 간 불균형 등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반면 정시모집전형은 수능성적을 지표로 활용하기 때문에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도다. 이에 많은 분들이 정시모집 비중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수험생들도 수시모집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한 학생은 수시모집 확대로 인해 차별적이고 왜곡된 일이 발생한다며 오히려 공평하고 공정한 정시모집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은 평등이라는 미명 하에 공정성을 잃은 수시 위주 입시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시민단체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이하 공정사회)은 지난 13일 광화문 광장에서 ‘공정사회를 위한 정시확대·사시부활을 위한 희망집회’를 가졌다.

   
‘공정사회를 위한 정시확대·사시부활을 위한 희망집회’ (자료제공: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이들은 “정시는 내신이 좋지 않은 재학생, 재도전 하는 재수생, 학생부가 없는 검정고시생, 늦게 공부를 시작한 만학도들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하지만 모집비율이 너무 적어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로스쿨은 고액학비, 나이제한, 학벌차별, 고졸응시제한 등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해 돈 없고 빽 없는 서민들은 입학하기 매우 어려워 법조인의 꿈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과 로스쿨 제도는 현대판 음서제”라며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기회조차 부여되지 않는 사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정사회 이종배 대표는 “정시확대, 사법시험 부활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만 국민과 국가가 발전하고 건강한 사회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법학 교수들은 사법시험 폐지 이후 별도의 공직시험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사단법인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 인천대 교수)는 지난 2017년 12월 헌번재판소의 사법시험 폐지 합헌 결정에 대해 설명서를 제출, 우려를 표했다.

대한법학교수회 측은 "헌재의 결정은 사법시험 존치를 찬성하는 절대 다수 국민의 뜻을 거스른 것"이라며 "일부 재판관들이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에 대해 논증한 것을 보면, 이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더욱 심층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법시험 폐지 후에는 ▲별도의 공직시험 신설로 공무담임 기회 보장 ▲로스쿨을 거치지 않고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우회적 통로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시존치 반대 의원 지역구 1인시위 현장(자료제공: 대한법학교수회)

정치권에서도 정시확대, 사시부활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자유한국당 제2기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는 공정 사회 실현을 위한 교육정책으로 ‘정시확대, 수시축소, 사시 부활’을 골자로 한 ‘제6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 측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계층상승의 통로가 되어 온 사법고시가 폐지됐고, 정직한 노력과 실력으로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사라지고 있다"며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공정사회가 실현돼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사법시험 부활, 대입 정시확대 및 수시축소,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등 개선방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구체적인 정책과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관련기사
· 변호사시험법 '합헌'···반발 여전
ⓒ 대학저널(http://www.dh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회사소개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규약 준수 광고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주)대학저널 | [주소]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9길65, 906호(가산동 백상스타타워1차) | TEL 02-733-1750 | FAX 02-754-1700
발행인 · 대표이사 우재철 | 편집인 우재철 | 등록번호 서울아01091 | 등록일자 2010년 1월 8일 | 제호 e대학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우재철
Copyright 2009 대학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h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