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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학생부종합전형”
[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2018년 01월 25일 (목) 15:10:28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최근 대학 주최 교사 초청 컨퍼런스를 다녀왔다. 대학별 작년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사례와 올해 모집 경향을 확인해보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장 안은 전국 고교 교사들로 북적였다.

앞서 나눠준 자료집에는 대학별 합격사례와 모집성향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다보니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모 대학의 경우 사례항목이 모두 공란 처리돼 있는 것이다. 인쇄과정에 문제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표 시간에 자연스럽게 공개되리라 생각했다.

컨퍼런스가 시작되고 해당 대학 입학사정관이 강단에 올랐다. 대학의 인재상, 전형방법, 주의사항 등을 하나하나 짚어갔다. 이윽고 사례현황 슬라이드가 스크린에 펼쳐지자 합격한 학생의 자소서 내용이 화면 가득 채워졌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은 4~5초 만에 화면을 넘겨버렸다. 이후 나온 사례 슬라이드도 마찬가지였다. 나오는 족족 눈으로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화면을 넘겨버린다.

더 놀라운 건 교사들의 반응이다. 으레 있는 일 마냥 슬라이드가 넘어갈 때마다 핸드폰을 들고 화면을 찍어간다. 이의를 제기하는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교사들은 이렇듯 황당한 진행을 감내하며 학생들을 위해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 애썼던 것인가'하고 말이다. ‘깜깜이 전형’이라는 말이 실로 와 닿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10명 중 8명은 학생부종합전형을 불신한다고 한다. 평가방식에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생활기록부 조작, 자기소개서 대필, 고교별·학생별 차별 등 그동안 파악된 문제만 해도 여러 가지다.

가장 큰 문제는 평가과정의 투명성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그 누구도 ‘왜’ 학생부종합전형에 합격했는지, 불합격했는지 알지 못한다. 대학이 정확한 정보를 개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대학에 합격한 학생의 자기소개서는 이렇다’, ‘어떤 활동이 주효했다’ 등 최소한의 정보도 밝히지 않는 대학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 입학사정관은 “학생부종합전형의 가치는 정성평가에 있으니 이를 보장했으면 한다”는 말을 행사장에서 꺼냈다. 방금 ‘깜깜이 전형’의 사례를 눈 앞에서 본 필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제부터라도 대학들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정보를 얻기 위해 발품을 파는 교사, 학부모,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학생부종합전형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대학이 앞장서서 다양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정보가 축적되면 사교육 컨설팅을 받을 필요가 없어지며 최종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의 신뢰가 높아지게 된다. 공정한 학생부종합전형을 만드는 첫 걸음은 대학에게 달려 있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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