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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비리 척결 없이 대학 발전 없다"
[2018년 특별기획] 교육계·대학가 적폐청산 시리즈③
2018년 01월 18일 (목) 10:17:53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적폐청산이 화두다. 적폐(積弊)란 오랜 기간 동안 쌓인 관행, 부패, 비리 등을 뜻한다. 따라서 적폐는 국가 발전을 위해 반드시 청산돼야 한다. 교육계와 대학가도 마찬가지다. 교수 막말, 교사 성추행, 사학비리 등 교육과 대학 발전을 위해 청산해야 할 적폐가 허다하다. <대학저널>이 '2018년 특별기획'으로 교육계·대학가 적폐청산 시리즈를 연재한다. 세 번째 순서로 사학비리 실태를 짚어본다.

사학비리 만연···족벌 폐해 심각
사학비리로 대학 퇴출···구성원 피해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김상곤)는 2017년 7월 수도권 소재 A전문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A전문대학의 교비회계 부정이 만연했다. 쉽게 말해 학생 등록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개인이 스크린골프장 등에서 사용한 161만 5000원을 업무추진비로 지출했고 보직자 개인이 부담해야 할 경조사비 1710만 원도 업무추진비로 지출했다. 사적 사용 경비 1125만 1000원을 교비회계(특근자 식대)로 지출했으며 법인 관련 소송비용 2억 5289만 2000원 역시 교비회계에서 집행했다. 교비회계와 정부재정지원사업 등에서 총 1845만 3000원을 외유성경비로 지출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어 교육부는 2017년 12월 수원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 당시 이인수 수원대 총장은 선친 장례식비와 추도식비 명목으로 교비 2억 1000만 원을 사용했다. 개인 명의의 연회비, 후원금, 경조사비 등 총 1억 1000만 원도 교비회계에서 집행했다. 이 총장이 상당 부분 주식을 보유한 회사에 교비회계 등에서 19억 9000만 원이 투입, '일감 몰아주기' 정황도 드러났다. 직원들의 복리후생비가 부서의 장에게 지급됐고 업무추진비 7944만 원이 증빙 없이 사용됐다.

대학가에 사학비리가 만연하다. 족벌사학일수록 폐해가 심각하다. 교육부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 외에도 상지대, 서남대, 청주대 등도 사학비리로 내홍을 겪었다.

특히 사학비리가 대학 퇴출까지 이어지고 있다. 설립자 등 경영진의 잘못이 고스란히 구성원들에게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서남대가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2017년 12월 '고등교육법 제60조 및 제62조'에 따라 서남대를 대상으로 폐쇄명령을 내렸다. 폐쇄일은 2월 28일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남대는 2012년 사안감사와 2017년 특별조사 결과 설립자 이홍하의 교비 333억 원 횡령과 교직원 급여 156억 원 체불 등 회계와 학사관리 부당사례로 31건이 지적, 세 차례에 걸쳐 시정명령과 대학폐쇄 계고를 받았으나 시정 요구사항 상당수를 이행하지 못했다"면서 "제3의 재정기여자 영입을 통한 정상화 방안도 불투명, 폐쇄 등의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남대 전경(대학저널 자료 사진)

사학을 사유물로 인식···친인척 중심 폐쇄 운영
사학은 국립학교(국가에서 설립)나 공립학교(지방자치단체에서 설립)와 대립된다. 개인 또는 단체가 학교법인을 설립한 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 사학을 설립할 수 있다. 사학은 우리나라 전체 교육의 약 85%를 차지한다. 그러나 대학가를 비롯해 일부 사학비리로 사학 전체가 불신 대상이 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설립자 또는 학교법인 이사장 일가가 사학을 사유화하며, 친·인척 중심의 폐쇄적·비민주적 운영을 일삼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진후 전 국회의원은 국정감사 정책보고서('사립대 부정·비리 근절 방안')에서 "사립대 부정·비리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립대가 설립된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부정·비리는 계속되고 있으며 수법과 규모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사립대 부정·비리의 고질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친·인척 중심의 폐쇄적 운영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해마다 설립자나 이사장 가족, 친·인척으로 이뤄진 운영진들의 비리로 몸살을 앓는 대학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드러난 수도권 소재 A전문대학은 법인 이사장인 아버지와 대학 총장인 아들이 법인과 대학을 사유화하며 회계 부정, 교비 유용, 불법학습장 운영, 무자격 교원 임명, 직원 허위 채용 등 각종 부정을 일삼았다. 사학비리 의혹 등으로 몰러난 이인수 수원대 총장은 수원대 설립자인 고 이종욱 전 총장의 아들이다. 서남대는 설립자인 이홍하 씨가 비리의 주범이었다. 또한 과거 270억 원대 사학비리로 적발된 극동대도 전형적인 친·인척 사학비리 사례로 꼽힌다.  

사학의 사유화는 심지어 세습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사립대 설립자·임원 친인척 근무 현황(2017년 9월 27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67개 사립대에서 설립자와 이사장 가족이 총장·교수 등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추계예술대와 경북보건대 등은 '부모 이사장-자녀 총장' 체제로 3대가 대물림했다.

노웅래 의원은 "사립대의 족벌경영은 결국 비리와 무책임한 사학운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교육부에 신고되지 않은 설립자 가족 직원들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학비리 당사자 처벌, 규제 강화···제도 개선 시급
물론 설립자 또는 이사장 일가의 친인척 중심 경영과 세습경영이 반드시 사학비리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국대와 한양대 등은 설립자 일가에서 대학 총장과 학교법인 이사장을 계속 맡으며, 대학 발전을 이끌고 있다. 반대로 설립자 또는 이사장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사학에서도 얼마든지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무엇보다 사학비리 당사자에 대한 처벌과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 정진후 전 의원은 "부정·비리를 저지른 설립자와 이사장·총장 등이 대학으로 복귀, 물의를 일으키는 등 사학비리가 한 번 일어나면 대학은 끊임없이 몸살을 앓게 된다"면서 "대만은 부정·비리인사의 대학 복귀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대만 사립학교법은 이사들이 직무를 남용, 범죄를 저지르고 유죄 선고판결을 받으면 이를 이사의 결격사유로 규정, 학교법인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학비리 예방을 위해 제도 개선도 시급하다. 특히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분위가 비리사학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의원은 "현재 여러 사립학교에서 사학비리와 재단의 전횡으로 분규가 진행되고 있고, 이로 인해 사립학교 구성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학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사분위를 설치했지만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이를 교육부가 묵인·방조하고 있어 지탄하는 여론이 높다"고 밝혔다.

   
▶사분위 홈페이지 캡처

박 의원은 "그간 일부 정치권과 교육당국은 사학의 공공성과 민주적인 교육가치 실현보다는 비리사학의 대변자 노릇을 하며 그들의 사적 권리 보호에 치중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적폐 탓에 전국의 사립대는 물론 중·고교 재단에서 부정임용, 횡령, 이사장 전횡 등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면서 "사분위 개선과 함께 사립학교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가능하도록 사립학교를 규율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이 필요하다. 사학비리는 근절하고, 사학공공성은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웅래 의원은 "사학이라 하더라도 명백한 공공법인으로 개인 소유가 아니다"며 "더 이상 사학을 가족기업처럼 운영할 수 없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학 설립 요건도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 사립학교법에 따라 사학은 일정 요건(교원확보율, 교사 확보율, 수익용 재산 등)을 충족시킬 경우 설립이 승인된다. 그러나 설립자와 학교법인 이사장(이사)에 대한 자격 기준은 별도로 없다.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 힘 대표는 "설립자와 학교법인 이사장(이사)이 교사와 교장보다 영향력이 막대함에도 아무 자격 요건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전과자, 교육법 위반자, 도덕적 문제가 있는 자 또는 치부 목적으로 학교를 경영하려는 자들의 학교 설립과 경영 참가를 금지하고 이사와 감사 등에 대한 자격 조건, 의무와 권리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좌측부터 정진후 전 의원, 노웅래 의원, 박주민 의원(출처: 페이스북)

사학비리 척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문재인 정부. 그러나 사학비리 척결은 정권에 따라 춤을 추면 안 된다. 어느 정권이든 '사학비리 척결 없이 대학 발전 없다'는 각오와 다짐 아래 사학비리 척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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