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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성범죄·비리행위 근절 시급하다"
[2018년 특별기획] 교육계·대학가 적폐청산 시리즈②
2018년 01월 12일 (금) 13:33:02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적폐청산이 화두다. 적폐(積弊)란 오랜 기간 동안 쌓인 관행, 부패, 비리 등을 뜻한다. 따라서 적폐는 국가 발전을 위해 반드시 청산돼야 한다. 교육계와 대학가도 마찬가지다. 교수 막말, 교사 성추행, 사학비리 등 교육과 대학 발전을 위해 청산해야 할 적폐가 허다하다. <대학저널>이 '2018년 특별기획'으로 교육계·대학가 적폐청산 시리즈를 연재한다. 두 번째 순서로 교사 성범죄·비리행위 실태를 짚어본다.

교사 성범죄 되풀이, 비리행위 만연
최근 울산지법 형사13부는 울산 소재 중학교 A교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교사는 2015년 5월 교실에서 여학생을 추행하는 등 2016년 9월까지 중학교 1~2학년 여학생 13명을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학생들은 "탁구채로 가슴 부위를 쿡쿡 눌렀다", "바닥에 떨어진 볼펜을 주워 일어나면서 허벅지를 짚었다", "치마가 짧다는 이유로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옷을 잡아당기면서 허벅지를 만졌다"라고 진술했다. 

   
 

교사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부가 2014년 9월 교사 성범죄 근절을 위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한 번이라도 성범죄에 연루되면 교단에서 퇴출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2015년 4월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이 개정, 교사가 성폭력과 미성년자·장애인 대상 성매매 비위를 저지르면 최소 해임에서 파면까지 징계 기준이 강화됐지만 무용지물이다. 

실제 2015년 8월 서울 소재 공립 고교 교사들의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서울 소재 공립 고교에서는 교장을 포함, 5명의 남교사들이 1년여 동안 130여 명의 여학생과 여교사를 대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았다. 이어 2017년 7월에는 전북 부안 소재 여고 B교사(체육)가 구속됐다. B교사의 혐의는 체육시간에 여학생들의 신체를 만지고, 교무실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것이다. B교사에 이어 여주 소재 고교 C교사와 D교사도 2017년 8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성범죄뿐 아니다. 교사들의 비리행위도 만연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년~2016년) 3341명의 초·중·고 교사들이 성범죄를 비롯해 음주운전, 금품수수, 폭행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 

곽상도 의원은 "교사들의 비위로 인한 징계는 2014년 612건에서 2015년 812건으로 33% 가량 증가하고 2016년 상반기에만 564건을 기록했다"면서 "학생들의 모범이 돼야 할 교사들의 준법의식이 바닥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자녀를 대학에 합격시키기 위해 교사가 자녀의 학생부까지 조작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2017년 초 재학생 E씨의 입학을 취소했다. E씨는 경기 소재 고교를 졸업한 뒤 2016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성균관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했다. 하지만 교사인 E씨의 어머니가 학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솜방망이 처벌, 제식구 감싸기 여전
그렇다면 교사 성범죄와 비리행위가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범죄를 예로 살펴보자. 교문위 소속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교사 성 비위 징계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14년 44명, 2015년 97명, 2016년 135명, 2017년(6월 기준) 90명 등 징계 교사 수가 증가한 가운데 2014년 23명(52.5%), 2015년 61명(62.8%), 2016년 71명(52.5%), 2017년(6월 기준) 46명(51.1%)이 중대 사안으로 해임과 파면 처분을 받고 교단에서 퇴출됐다. 중대 사안은 '13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강제추행과 성폭행',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학생 성추행' 등을 말한다.  

문제는 중대 사안임에도 불구, 상당수 징계가 견책이나 감봉 등에 그쳤다. 박경미 의원은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자료만 봐도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 '편의점에서 성기 노출', '지하철 안에서 일반인 성추행',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배포', '동료교사 성희롱' 등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원이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비위행위임에도 견책이나 감봉 처분에 그친 경우가 47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제식구 감싸기도 문제다. 박경미 의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 6월까지 48명의 교사들이 ▲교직원 대상 성희롱과 성추행 ▲예산 임의 전용 ▲연구비 부당 사용 ▲초과 근무수당 부당 수령 ▲근무지 무단 이탈 ▲사문서 위조 ▲학생회비 횡령 등으로 배제징계(해임과 파면)를 받았지만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소청 심사를 통해 정직, 감봉, 견책으로 징계가 완화됐다. 또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 7월까지 141명의 교사가 성범죄로 해임과 파면된 뒤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 11%가 교단에 복귀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교육부 산하기관으로 교원의 징계와 기타 불리한 처분에 대한 소청을 담당한다. 다시 말해 교사가 징계 처분에 불복할 경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위원장·상임위원·비상임위원을 포함, 7명 이상 9명 이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은 주로 교육 관련 인사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정춘숙 의원은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안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학교에서 퇴출된 성범죄자를 교단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일명 '쉬쉬 관행'도 교사 성범죄와 비리행위를 키우고 있다. 현재 성범죄의 경우 학교가 성범죄 사안을 고의로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않을 시 책임자를 대상으로 최대 해임과 파면 조치가 취해진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에서는 성범죄 등이 외부로 알려질 시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 신고를 꺼리고 있다. 따라서 교사 성범죄는 주로 SNS나 관계기관 신고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학교 보내기도 겁난다고 말한다"면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학교 안 성범죄 때문이기도 하지만, 쉬쉬하느라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 학교당국의 태도 때문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쉬쉬 관행'으로 시효제가 면죄부 역할을 하고 있다. 시효제란 '징계 사유 발생 시점부터 3년(금품·향응 수수와 공금 횡령·유용은 5년)이 지나면 징계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쉬쉬 관행'으로 학교가 교사 성범죄나 비리행위를 제때 신고하지 않아 상당수 교사들이 징계 대상에서 벗어났다. 교문위 소속 김세연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39명의 교사 등이 금품 수수, 학교 예산 유용, 상해, 횡령, 뺑소니 등 중대 범죄에도 불구하고 시효제에 따라 징계를 면했다.

   
▶좌측부터 곽상도 의원, 박경미 의원, 정춘숙 의원, 김세연 의원(출처: 공식 홈페이지)

강력 처벌 절실···제도 개선, 보완 필요
교사 성범죄와 비리행위 역시 일부 교사들의 사례이지만 반드시 청산돼야 할 적폐다. 특히 교사들은 미성년 시기의 초·중·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미성년 시기의 학생들이 교사의 성범죄 등으로 피해를 입으면, 상처와 후유증은 매우 크다. 따라서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발전을 위해 성범죄와 비리행위 연루 교사들은 교단에서 퇴출돼야 한다. 그래야 참되고 올바른 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 곽상도 의원은 "학생들에게 안전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바람직한 가치관을 전달하기 위해 교사들의 비위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각종 비위에 대한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교사 비위 사건들에 대한 징계를 대폭 강화, 뿌리 깊이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고 부조리를 바로잡아 (교사들이) 진정한 교육가치를 실현하는 공무원으로서 사명감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성범죄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춘숙 의원은 "학내 성폭력 문제가 크게 터졌을 때만 반짝 대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정기적인 관계 부처의 공조가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무관용 원칙, 징계 강화'를 외치지만 말고 교사들이 성범죄에 연루되면 다시는 교단에 설 수 없다는 두려움과 긴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범죄는 어떤 분야에서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며, 교직사회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부분보다도 모범이 요구된다"며 "어떤 교육자라도 성범죄에 연루될 경우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성범죄가 명백하고 사회적 지탄을 확실히 받을 경우에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보다 철저히 적용, 엄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도 개선과 보완도 필요하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소청 심사 기준이 대표적이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제식구 감싸기, 성범죄·비리행위 교사의 교단 복귀 통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박경미 의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정말 억울한 교원의 마지막 구제 수단으로, 그 권위와 신뢰를 인정해야 하는 기관"이라면서 "교단에 서서는 안 될 비위를 저지른 일부 교원들이 제도를 악용,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권위와 신뢰를 훼손시키지 못하도록 보다 객관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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