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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논란, '신뢰회복'이 우선
학생부 조작, 자소서 대필, 학생 차별 등 공정성 저해 극심
학부모 10명 중 8명 학종 불신
교육부 '평가요소 폐지'에 전문가들 '현실적 개선안' 주문
2018년 01월 10일 (수) 15:22:50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공정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어 이를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학종 선발비율은 2014학년도에는 12.4%(4만 6932명 모집)에서 2019학년도 24.3%(8만 4764명 모집)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서울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78.5%, 고려대는 62.0%를 학종으로 선발할 만큼 영향력이 높아졌다.

이처럼 학종의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공정성 문제가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학종이 매년 확대되고 있지만 공정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건국대는 2017년 2월 건국대 새천년관 우곡국제회의장에서 국내 6개 대학 공동사업으로 전국 고교 교사와 대학 관계자를 초청, '학종 운영 성과 및 발전방안-대학의 변화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학종의 개선방안과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학생부 정정 건수 매년 급증, 불법 조작 3년간 308건 달해

유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최근 5년간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정정 건수는 2012년 5만 6678건에서 2016년 18만 2405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합법적인 절차지만, 지나친 급증은 학생부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합법적 정정 외에 무단 정정과 조작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교육청 감사를 통해 대구, 광주, 경기, 경남 지역에서만 학생부 무단 정정과 조작이 308건 적발됐다.

실제로 경기 A고교에서 교무부장이 자신의 자녀 학생부를 조작해 적발된 사례가 있으며 광주 B고교에서는 교사가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점수를 조작, 특정 학생의 석차 등급을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리는 등 조작 혐의를 받은 바 있다. 특정 학생들만 편파적으로 유리하게 작성하는 문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생 출신 차별, 자소서 표절·대필, 교내활동 격차 심각

학생의 출신을 차별하는 이른바 ‘금수저 전형’ 논란도 심각하다. 송기석 의원(국민의당)이 교육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참여 대학 61개교를 조사한 결과, 11개 대학이 학종 서류 심사와 면접에서 부모 직업을 평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다수 대학들이 서류 심사와 면접에서 출신고 유형 정보를 제공,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의 출신고 유형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송 의원은 “일부 대학은 이름과 주소까지 함께 공개해 특정 학생을 인식할 수 있는 구조라 ‘제2의 정유라 입시비리’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의 표절 수위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송기석 의원이 대교협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유사도 검증 결과’에 따르면 표절로 의심되는 자기소개서가 2017학년도 입시에서만 1502건, 교사추천서는 5734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사실상 표절이라고 볼 수 있는 '위험' 판정을 받은 자기소개서는 해마다 100여 건이 넘게 적발되고 있으며 교사추천서 역시 해마다 1000여 건 넘게 적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종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의 사교육 개입도 문제다. 한 학부모는 자녀의 자기소개서 대필을 받기 위해 1000자 당 60만 원에서 100만 원에 달하는 학원 고액 컨설팅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런 행위는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으며 포털 사이트에 ‘자기소개서 대필’만 검색해도 쉽게 접근이 가능한 상태다.

학종의 평가요소 중 하나인 교내 대회 수상 실적 또한 고교별로 천차만별이다. 인프라가 충분한 고교들의 경우 교내 대회를 다수 개최, 많은 학생들에게 상을 수여하지만 그렇지 못한 고교들의 경우 교내 상 수여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국 2271개 고교에서 6만 8277건의 교내 대회가 열렸는데, 이 가운데 5개 고교는 상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 고교는 교과 64개, 비교과 160개 등 1년에 224개의 상을 수여했다.

학종 신뢰도 추락, 학부모 10명 중 8명은 불신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로 학종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염동열 의원(자유한국당)이 학부모 30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전체의 84%가 학종을 불공정한 전형으로 꼽았다. 송기석 의원이 교육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학생과 학부모 77.6%가 학종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육부는 학종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특정 평가요소 폐지를 예고했다. 지난 2017년 10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종의 신뢰회복을 위해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항은 오는 8월 발표 예정인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현재 대입정책포럼을 진행 중이며 고교, 대학, 학부모, 시민단체 등 다양한 교육주체들을 모아 의견을 공유·수립하고 있다.

전문가들 '학생부 시스템 개선', '비리교사 엄벌', '대학의 정보 개방' 등 개선안 필요

교육 전문가들은 교육부의 학종 개선 방안에 대해 평가요소 폐지보다 현실적인 개선안을 주문하고 있다.

유은혜 의원은 학생부 조작 방지를 위해서는 학생부 작성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학생부 조작 사례 적발 후 교육부가 나이스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며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재 항목에 객관적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도록 하거나 교사 공동기록을 통해 학생부를 관리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강도 높은 처벌과 교사들의 노력을 요구했다. 교총 측은 “공교육과 입시 근간을 흔드는 학생부 조작 사건은 어떠한 이유든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해당 교원들에 대해 교단 퇴출을 포함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학생을 학업성적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성적평가를 투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하며, 각종 기록물을 정확하게 작성·관리하겠다는 교육자적 양심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저널> 진로·입시문제 연구소 임명선 소장은 공정한 학종을 위해서는 학생부의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똑같은 활동을 했음에도 학교에 따라 기록방식이나 내용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의 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학종 평가요소를 단순화하기보다는 기록 자체의 공정성이 보장되는 제도나 가이드라인 정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소장은 대학이 학종 결과를 오픈하는 것이 수험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학종을 ‘깜깜이전형’이라 부른다. 왜 합격했는지, 불합격했는지 대부분의 대학에서 정확한 정보를 개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정한 학종으로 거듭나려면 대학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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