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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현장 붕괴" vs "교장 제도 혁신"
[긴급점검] 교장공모제 확대 논란
2018년 01월 08일 (월) 13:54:43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교장공모제 확대를 두고 교육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교장공모제 확대→학교현장 붕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과 좋은교사운동은 "교장 제도의 혁신"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대학저널>이 교장공모제 논란을 짚어봤다.

노무현 정부 도입···이명박 정부에서 15% 제한
교장공모제 확대 갈등은 교육부가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2017년 12월 27일 교장공모제 개선방안과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 입법예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교육부는 "그동안 '교육공무원임용령'에 따라 자율학교와 자율형 공립고에서 실시되는 내부형 공모학교 가운데 교장자격증 미소지자 지원 가능 학교가 신청 학교의 15%로 제한됐다"면서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을 통해 15% 제한 규정을 폐지, 자율학교와 자율형 공립고(이하 자공고)가 교장자격증 미소지자 참여 가능 교장공모제를 운영하려고 할 경우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교장공모제란 무엇일까? 출발은 2007년 노무현 정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관료 승진 중심의 교직 문화를 개선하고 능력 있는 교장을 공모,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책임 경영을 실시한다는 것이 교장 공모제의 도입 취지다.

교장공모제는 도입 당시 초빙형과 내부형으로 구분됐다. 초빙형 교장공모제는 일반학교에서 실시된다. 교장자격증 소지자만이 지원할 수 있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자율학교(교장 임용, 교육과정 운영, 교과서 사용, 학생 선발 등에서 자율성을 갖는 학교)와 자공고에서 실시된다.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경우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교육경력 15년 이상 교원이면 지원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09년 국무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 내부형 교장공모제 비율을 자율학교 가운데 신청 학교의 15% 이내로 제한시켰다. 이에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교장자격증 소지자(85% 이상)'과 '교육경력 15년 이상 교원(15% 이내)'으로 지원자격이 양분됐다. 쉽게 말해 7개 학교에서 신청하면 1개 학교에서만 교육경력 15년 이상 교원을 대상으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다. 나머지 6개 학교는 내부형이라도 교장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부형 교장공모제 지원자격은 교장자격증 소지자와 교육경력 15년 이상 교원으로 구분되지 않고, 자율학교와 자공고가 원할 경우 교장자격증 소지자와 교육경력 15년 이상 교원을 대상으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학교에서 B교감이 교장자격증을 획득하고, C교사가 교감·교장자격증은 없지만 교육경력이 15년 이상이라면 B교감과 C교사는 A학교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모두 지원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40일간 입법예고를 통해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정안이 확정된 이후 2018년 9월 1일자 공모교장 임용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 전·후 비교  

학교현장 붕괴, 전교조 출신 장악 우려
현재 교총이 교장공모제 확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총은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규탄 및 철회 촉구'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폐지를 위한 청원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교총은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교장이 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무자격 교장공모제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가 학교현장 붕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교직은 전문직이다. 교사가 교감, 교장이 되기 위해 공개 전형인 임용시험을 거쳐 교사가 된 후 최소 25여 년의 근무와 지속적인 연수·연구 등 필요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바로 공정성과 교직 전문성을 지키는 근본"이라면서 "교육부가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전면 확대하는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은 이러한 학교현장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회장은 "15년 교육경력만 있으면 교장이 될 수 있는데 누가 굳이 힘든 담임교사·보직교사·교감을 맡고, 열정을 가지고 도서·벽지와 기피학교에 가려 하겠냐"며 "부장교사, 교감 경험도 없이 과연 교육과정, 지역사회 유대와 민원 해결, 갈등 조정, 분쟁 해결, 조직 운영 등 학교 전반을 경영할 전문성이 담보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교총은 전교조 출신의 교장 장악도 우려하고 있다. 교총이 제시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나경원 의원과 전희경 의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수도권의 90%(전국의 80%)가 특정노조, 즉 전교조 핵심인사였다. 이에 교총은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진보교육감과 전교조의 코드 인사 수단으로 악용됐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교총의 문제점 지적과 철회 주장에 대해 교육현장의 동참과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교육정책에 있어 같은 목소리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얼마나 정부의 방침이 잘못된 것인지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총의 교장공모제 확대 규탄 및 철회 촉구 집회

일반학교까지 확대 주문, 교장 제도의 혁신
반면 전교조와 좋은교사운동은 교총의 무자격 교장공모제 확대 주장에 맞서며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교조는 "그동안 우리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학교가 혁신적으로 변화된 사례를 많이 접했다"며 "관료형 승진 교장들과 달리 평교사 출신 내부형 공모 교장들은 교사들과 수평적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민주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평교사 출신이 교장으로 진출하는 내부형 공모제를 '무자격 교장 제도'로 비하하고 폄훼하는 일부 단체의 의견이 있다. 그러나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엄연히 법에 근거, 교장 자격을 획득하는 교장 임용 제도의 하나"라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교장 임용은 승진이 아닌 전직과 보직의 개념이며 단위학교의 교사협의회·학교운영위원회, 지역의 교육위원회 등에서 교장 공모를 통해 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만 교장 자격증 제도와 승진형 교장 임용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교장 공모제 확대 취지가 유능한 교사의 교장 입직 기회를 넓히고, 학교 자치를 강화하며, 단위학교의 자율적 운영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며 "문재인 정부가 학교자치와 학교의 자율성 확대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학교자치와 학교혁신을 일반학교로 확산하기 위해 자율학교로 한정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일반학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좋은교사운동은 "한국 학교의 많은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교장 제도다. 식민지 시절 일본인 교장이 조선인 교사와 학생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틀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라면서 "교장 임명제도는 상명하복과 권위주의를, 수업에는 관심 없이 승진 점수를 모으는 승진제도는 복지부동과 보신주의를 야기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불만족을 야기하는 커다란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일각에서는 평교사 교장이 '무자격 교장'이며, 전교조를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한다. 특히 교총은 '총력투쟁'을 선포하는 등 극단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승진점수에 맞춰 교장연수를 받은 이른바 '유자격 교장'에 대한 만족도는 바닥 수준이고, 도리어 교총의 교장자리 독점이 승진 비리 등 각종 문제를 야기했음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교사운동은 "학교에 만연한 관료주의 적폐를 청산하고 구성원들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주적 학교자치를 위해 교장공모제가 필수"라며 "더욱이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학교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젊은 교장, 다양한 교직 생활을 경험한 교장의 탄생도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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