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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공모제 확대···교육계 '충돌'
교육부,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 입법예고···15% 제한 조항 삭제
교총, "무자격 교장 공모제 확대" vs 전교조, "학교혁신정책 교두보"
2017년 12월 27일 (수) 09:03:01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상곤)가 교장 공모제 확대를 추진한다. 자율학교가 제한 없이 교장자격증 미소지자, 즉 평교사를 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자 교육계가 충돌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무자격 교장 공모제 확대를 즉각 철회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는 "문재인 정부 학교혁신정책의 교두보"라며 환영하고 있다. 교장 공모제 확대를 두고 교육계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이명박 정부에서 15% 제한
교육부는 교장 공모제 확대 방안을 담은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27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

교육부와 교육계에 따르면 교장 공모제는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도입됐다. 관료 승진 중심의 교직 문화를 개선하고 능력 있는 교장을 공모, 학교 자율성을 높이고 책임 경영을 실시한다는 것이 교장 공모제의 도입 취지다.

교장 공모제는 크게 초빙형과 내부형으로 구분된다. 초빙형은 일반학교에서 실시된다. 초빙형의 경우 교장자격증 소지자만이 교장 공모제에 지원할 수 있다. 내부형은 자율학교에서 실시된다. 자율학교는 교장 임용, 교육과정 운영, 교과서 사용, 학생 선발 등에서 자율성을 갖는 학교를 말한다. 내부형의 경우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교육경력이 15년 이상 교원이면 교장 공모제에 지원할 수 있다. 

교장 공모제는 2007년 도입  이후 시범 운영을 거쳐 본격 추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09년 국무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 내부형 교장 공모제 비율을 자율학교 가운데 신청 학교의 15% 이내로 제한시켰다. 예를 들어 100개교가 신청했다면 15개교가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번에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의 핵심은 15% 제한 규정을 폐지한 것이다. 지난 3월 1일 기준 1792개교가 교장 공모제를 통해 교장을 선발했다.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는 89명이다. 15% 제한 규정이 폐지되면 신청 자율학교는 모두 교장자격증 미소지자를 교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

   
 

교총, "전교조 출신 교장 진출 확대 우려"···철회 촉구
교장 공모제 확대 소식이 알려지자 교육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교총은 교장 공모제 확대가 전교조 출신의 교장 진출 확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교총은 "교장 공모제는 능력 있는 공모 교장을 임용, 학교현장의 긍정적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면서 "그러나 15년 이상 교육경력만을 자격으로 정한 무자격 공모제가 시행되면서 근무평정, 연구실적 등 교원으로서의 열정과 전문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초 기준도 배제하고 오직 교육감과 연관된 보은인사 수단으로 악용된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나경원·전희경 의원 등이 구체적인 수치로 지적했듯이 수도권의 90%, 전국의 80%가 특정노조(전교조) 핵심인사가 선발되는 제도임이 입증됐다"며 "특히 서울·인천·광주·전남 등의 지역은 제도 시행 이후 100% 특정노조 출신만 교장으로 배출됐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무자격 공모제가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소위 진보교육감과 특정노조 세력의 코드 인사 수단으로 악용돼 왔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성실히 근무하고, 연구하며, 보직교사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교사의 승진 기회를 정부 차원에서 박탈하는 불공정한 처사"라면서 "이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는 약속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무엇보다 교장 공모제 전면 확대가 교원들의 기존 승진체계를 완전히 뒤흔든다는 점이 가장 심각하다. 교직에 입문, 교장과 교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교직생활을 하면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했다"며 "교직경력 15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 보직교사 경험 등 중견교사로서의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 교사가 선발됨으로써 발생할 교육현장의 폐해와 제도에 대한 불신·갈등에 대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총은 "그동안 무자격 교장공모제에 대해 수차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천명했으며, 교육현장과 국회에서도 무수히 개선을 요구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가 아무런 검증 절차나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도 없이 제도를 일방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교육현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비민주적 처사로 철회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문재인 정부 학교혁신정책 교두보"···일반학교까지 확대 주문
반면 전교조는 교장 공모제 확대가 문재인 정부 학교혁신정책의 교두보라며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일반학교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그동안 우리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통해 학교가 혁신적으로 변화된 사례를 많이 접했다"며 "관료형 승진 교장들과 달리 평교사 출신 내부형 공모 교장들은 교사들과 수평적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민주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평교사 출신이 교장으로 진출하는 내부형 공모제를 '무자격 교장 제도'로 비하하고 폄훼하는 일부 단체의 의견이 있다. 그러나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엄연히 법에 근거, 교장 자격을 획득하는 교장 임용 제도의 하나"라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교장 임용은 승진이 아닌 전직과 보직의 개념이며 단위학교의 교사협의회·학교운영위원회, 지역의 교육위원회 등에서 교장 공모를 통해 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만 교장 자격증 제도와 승진형 교장 임용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교장 공모제 확대 취지가 유능한 교사의 교장 입직 기회를 넓히고, 학교 자치를 강화하며, 단위학교의 자율적 운영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며 "학교자치 강화는 교장 임용 방식의 변화만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학교장 권한을 줄여 학교 자치 기구에 배분해야 비로소 온전히 구현될 수 있다"고 요청했다.

또한 전교조는 "문재인 정부가 학교자치와 학교의 자율성 확대를 국정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학교자치와 학교 혁신을 일반학교로 확산하기 위해 현재 자율학교로 한정된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일반 학교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면서 "이번 시행령 개정을 발판 삼아 교장 선출 보직제의 단계적 확대 도입을 추진, 온전한 학교자치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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