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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입학 적발···대입 신뢰도 비상
장애인등록증 위조 대학 합격···경찰 수사 착수
부정입학 사례 속출···대책 마련 시급
2017년 12월 26일 (화) 10:50:09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2018학년도 대입 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입 신뢰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학생부를 조작, 부정입학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장애인등록증을 위조, 부정입학 사실도 적발됐기 때문이다. 대입은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 따라서 선의의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장애인등록증 위조, 장애인특별전형 합격
교육부는 지난 22일 "대입 장애인특별전형 시 장애인등록증 위조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대학에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했다"면서 "그 결과 장애인등록증 위조 사실(2개 대학, 3~4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장애인등록증 위조 과정에서 브로커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한 5년간(2013학년도~2017학년도) 장애인특별전형 입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현재 대학들은 교육기회 불평등 해소를 목적으로 고른기회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장애인 ▲농어촌학생 ▲특성화고 졸업생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서해5도 학생 ▲국가보훈대상자 ▲만학도 ▲주부 ▲지역인재 등이다. 고른기회특별전형은 대부분 학생부종합전형(서류+면접)으로 실시된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이 장애가 없으면서도 장애인등록증을 위조, 4년제 대학 장애인특별전형에 합격했다. 해당 대학은  고려대와 서울시립대다. 부정입학 학생들은 서류 자체를 조작, 행정기관에서 발급한 적이 없는 가짜 공문서를 제출했다. 고려대와 서울시립대는 해당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 서류 위조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서류 위조가 확인되면, 입학 취소와 관련자 고발 등 조치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조작으로 부정입학 속출
부정입학은 학생부 조작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8학년도 수시모집의 경우 전체 수시모집인원(25만 8920명)의 86.4%(22만 3712명)가 학생부종합전형을 포함, 학생부위주전형으로 선발됐다. 

부정입학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11월 수도권 소재 사립고교 A교사(여)는 공전자기록 위작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 검찰에 송치됐다. A교사의 아들 B군은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서울 소재 C대학 보건계열에 합격했다.

경찰 수사 결과 A교사는 2014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B군의 학생부 10개 영역에서 수천 자를 수정·추가 기재한 혐의가 드러났다. B군은 A교사의 학교에 다녔다. 이에 A교사는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접근 권한을 가진 '마스터' 교사와 B군의 담임교사에게 부탁했다. C대학은 B군에게 합격 취소 처분을 통보했다.

성균관대 학생 D씨는 올해 입학이 취소됐다. D씨는 경기 E고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성균관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했다. 하지만 D씨의 어머니이자 E고교 전 교무부장 F교사가 D씨의 학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학생부 조작은 물론 무단정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제2, 제3의 부정입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교육청 감사를 통해 대구, 광주, 경기, 경남 지역에서만 학생부 조작과 무단정정이 308건 적발됐다.

광주 G고교에서는 교사가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점수를 조작, 특정 학생의 석차 등급을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렸다. 대구 H고교에서는 동아리 담당교사가 타인의 권한으로 접속, 소속 동아리 학생들의 학생부를 추가 기록했다.

   
▶출처: 유은혜 의원실

평가방식 한계, 검증 강화·시스템 개선 필요
장애인등록증 위조는 대학의 평가방식 한계가 드러난 대목이다. 대학들이 일일이 제출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현재 대학과 (장애인 등록증) 발급 기관이 원천적으로 (장애인 등록증 진위 여부를)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학생부 조작도 마찬가지다. 대학들은 수많은 학생들의 학생부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하나하나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교사가 작성한 학생부를 신뢰한다. 이는 역으로 교사가 마음 먹고 학생부를 조작한다면, 대학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그렇다면 장애인등록증 위조와 학생부 조작을 방지할 대책이 무엇일까? 우선 장애인등록증 위조 방지를 위해 대학의 서류 검증 절차가 강화돼야 한다. 실제 일부 대학들은 장애인등록증 원본을 받은 뒤 원본의 진위 여부까지 확인하고 있다. 아주대 관계자는 "정부24(정부 서비스 통합 포털 사이트)에서 장애인등록증이 원본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등록증 위조 방지를 위해 서류 검증 절차가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은 중앙대가 2018학년도 수시모집 제출 서류를 접수하고 있는 모습(대학저널 자료 사진)

학생부 조작 방지를 위해서는 학생부 작성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 유은혜 의원은 "학생부 무단 정정이나 조작 사례가 적발되자 교육부는 학생부의 접근 권한, 수정 권한 및 횟수 등이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나이스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부의 지나친 정정이나 조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재 항목에 객관적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도록 하거나, 교사 공동기록을 통해 학생부를 관리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도 높은 처벌과 교사들의 노력도 요구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공교육과 입시 근간을 흔드는 조작 사건은 어떠한 이유든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해당 교원들에 대해 교단 퇴출을 포함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이라며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학생을 학업성적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성적평가를 투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하며, 각종 기록물을 정확하게 작성·관리하겠다는 교육자적 양심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수시모집 축소와 정시모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수시모집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현대판 음서제도가 등장했다는 지적이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대입제도는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이 판을 치면서 음서제로 변질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서 공정한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대입제도는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학생부종합전형이 판을 치고 있으며, 공정한 대입정시는 대폭 축소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시는 반드시 모집정원의 60% 이상으로 확대돼야 한다.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인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는 평범한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며 "이들이 공정한 정시 수능을 통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고 주문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1월 9일 정책자문위원회(입시제도혁신분과)를 구성, 대입제도 개편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특히 '대입제도 개편안 마련을 위한 제1차 대입정책포럼'을 지난 12월 12일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에서 개최한 데 이어 ▲제2차 대입정책포럼(2018년 1월말, 대입전형 단순화) ▲제3차 대입정책포럼(2018년 2월초,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제4차 대입정책포럼(2018년 2월말, 대입 공정성)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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