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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추진···교육계 '찬반'(종합)
교육부,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 발표
교총, "철저 준비 당부" vs 전교조, "재검토 촉구
2017년 11월 28일 (화) 10:44:00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이르면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를 두고 교육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연구학교 선정,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상곤)는 지난 27일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정한 시간표에 따라 과목을 수강한다.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고등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 이수한 뒤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다. 쉽게 말해 학점 기준으로 학사 제도가 설계된다. 미국과 핀란드 등 선진국들은 이미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고교학점제 도입을 공약했다.

다만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위해 대대적인 고교 교육과 대입 체계의 개편이 불가피하다. 교육부는 이를 감안,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교학점제 도입 방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교학점제 도입 기반 마련을 목적으로 연구학교(일반계고+특성화고)와 선도학교(일반계고)가 1차(2018년~2020년)와 2차(2019년~2021년)에 걸쳐 운영된다.

일반계고 연구학교는 '학점제 도입을 위한 선택형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방안 연구'를 수행한다. 선택형 교육과정은 ▲단위학교 단독형(학교 교원, 외부 강사, 학교 시설 등을 활용해 단위학교 내에서 모든 선택과목 운영이 이뤄지는 모형) ▲타 학교 연계형(일반고-일반고 연계, 일반고-특성화고 연계) ▲지역 교육시설 활용형(교육청 혹은 지역 공공기관, 대학 등의 유휴 공간 내 수업 운영과 학습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해 공동교육과정 운영) ▲지역대학 협력형(심화 과목, 실습 등을 중심으로 지역 대학 내에 고교생 대상 수업 개설·운영) ▲온라인 강의 활용형(물적·인적 인프라 부족으로 과목 개설이 어려운 농산어촌 지역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교육과정 개설·운영) 등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다.

선택형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의 공강시간이 발생하면 자율학습과 프로젝트 활동 등이 진행된다. 또한 선택형 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학교에 수석교사, 교육과정 부장, 진로전담교사, 담임교사, 교무부장 등이 참여하는 '교육과정 지도팀'이 구성된다. 특히 선택형 교육과정, 즉 고교학점제 체제에서는 과정 중심·교사별 평가와 성취평가제가 적용된다.

일반계고 선도학교는 교과교실제와 혁신학교 등 자율적으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운영 체제를 혁신한 학교들이다. 실제 서울 강서구 소재 한서고는 '준 고교학점제' 또는 '초기 단계 고교학점제'로 불리는 '개방-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일반계고 선도학교의 운영모델을 발굴,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김상곤 부총리가 지난 27일 한서고를 방문,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직업계고 연구학교는 NCS 교육과정과 연계, 다양한 과목을 개설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과 내에서 복수 자격과정을 수강하거나 타 전공 분야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1학년 1학기 때 공통과목과 전문기초과목을 수강하고 1학년 2학기와 2학년 때 코스별 자격과정을 선택, 수강한다. 3학년 때는 전공 내 심화/복수자격과정과 타 전공분야 전문교과(융합 과정)를 수강한다.

교육부는 2018년 1차 연구학교 선정, 지원을 통해 고교학점제 정책연구와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2020년까지 종합 추진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뒤 2022년에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김상곤 부총리는 "1차 연구학교는 일반계열 고교와 직업계열 고교 대상으로 각 30교씩, 총 60교를 지정할 예정"이라면서 "그 외 학교에서도 학생 수요를 반영,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는 등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점제 도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일반학교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총, "철저 준비 당부" vs 전교조, "재검토 촉구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추진 계획을 발표하자 교육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환영 의사와 함께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는 연구학교 운영계획 중단과 고교학점제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교총은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안)을 발표한 데 대해, 학생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반영해 원하는 교과목을 수강하고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교육여건 조성과 내신평가, 대입제도, 도농격차 등 사전에 조성되고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너무 많은 만큼 서둘러서는 안 될 것이다. 철저한 준비와 함께 제도 변경에 따른 학생들과 교사, 학교의 혼란이 없도록 꼼꼼하게 점진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현재 우리나라 고교 교육과정은 학년제와 단위제에 기반, 운영되고 있으며 총 단위수를 학년별로 적절히 배분해 이수해오고 있다"며 "우리나라 고교가 거의 대동소이하며, 교과목도 거의 비슷해 교사 수급이나 교육활동 공간 마련 등에 있어 지역별 차이가 거의 없다. 교육부나 교육청 등에서도 교육활동 지원이 비교적 수월하고 전국적인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해 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고교학점제는 현재 교육과정을 완전히 바꿔야 가능하다. 그래서 더 심도 있는 검토와 함께 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고교학점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일부 학교는 문제점 등으로 인해 일반 교육과정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고교학점제의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교과교실제를 2010년부터 도입, 운영하고 있는 강원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총은 "정부는 교육현실과 선례 그리고 교육현장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 제도 도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교사와 시설 등 교육여건 개선 ▲평가체제와 대입제도 개선 ▲고교교육 질 제고를 위한 종합방안 모색 ▲연구학교와 선도학교 학생들의 피해가 없도록 세심한 배려와 지원 등을 주문했다. 

반면 전교조는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하기 전까지 고교학점제는 몇몇 사람들이 주장하는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다 갑자기 대선 과정에서 고교학점제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고교학점제는 아이디어 수준에서 출발,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고교 교육, 나아가 중등교육 전체 틀을 바꾸는 정책이다. 그런데도 고교학점제에 대한 기본 개념이 정립되기도 전에 전면 시행이 결정되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학생의 진로·적성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과목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라며 "그런데 현재 한국의 고교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수능 중심의 대입 경쟁이 고교 교육을 지배하면서, 수능에서 비중이 높은 영어와 수학에 대해 과도한 몰입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여전히 국·영·수 중심의 학습을 기본으로 하는 바탕 위에 진로 관련 과목을 집중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전교조는 "교육부는 일부 과목 선택권을 확대한 학교에서 학생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제시하면서 고교학점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해당 학교의 교육적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고교 교육의 핵심이 진로·적성교육인지에 대한 교육적 논란, 고교학점제의 궁극적인 형태가 무엇인지에 대한 혼란 이외에도 고교학점제는 비정규 강사 양산, 학급 공동체 약화, 입시와의 부조화, 학사운영 어려움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육부가 이미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학교 운영은 결국 고교학점제의 정당화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며, 그 기능은 고교학점제 자체에 대한 판단보다 부작용을 완화하는 기술적 보완 방안을 마련하는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교육부는 이제라도 고교학점제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학교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고교학점제의 타당성 여부를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데 운영 목적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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