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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지도 지각변동 '예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 우선선발 폐지···일반고와 동시 실시
입시전문가들, "지원율 하락·과학고 선호·일반고 최상위권 내신 경쟁"
2017년 11월 03일 (금) 08:49:51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고입 지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018년 12월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우선선발이 폐지되고 자사고·외고·국제고 입시가 일반고와 동시에 실시되는 것. 이에 입시전문가들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지원율 하락, 과학고 선호도 증가, 일반고 최상위권 내신 경쟁 심화 등 다양한 현상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고입 재수생 증가와 8학군 부활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우선선발 폐지···이중지원 금지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김상곤)는 지난 2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교육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입학전형을 후기에 일반고와 동시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 간 공정하고 동등한 입학전형을 실현함으로써,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우수학생 선점을 해소하고 고교서열화를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앞으로 40일간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개정안이 확정된 이후 시행령에 따라 시·도교육청별로 2019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변경된 사항이 포함될 수 있도록 안내, 2018년 12월부터 고입 동시 실시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공약했다.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설립 취지와 다르게 고교서열화와 사교육 조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시행령 개정이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위한 수순일 수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행 고교 입학전형은 전기와 후기로 구분된다. 전기에서는 과학고·마이스터고·특성화고·예체고·자사고·외고·국제고가, 후기에서는 일반고(자공고 포함)가 입학전형을 각각 실시한다. 그러나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전기모집, 즉 우선선발을 실시하면서 우수학생 선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나아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우수학생 선점은 일반고 경쟁력 약화와 고교서열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개정안에서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입학전형 시기가 전기에서 후기로 변경됐다.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전기모집에서 후기모집 시기로 이동해도 입학전형 방식은 현재처럼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유지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이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결과와 인성을 중심으로 고교 입학전형위원회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입학전형'을 말한다. 평가요소로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이 활용된다.

특히 자사고·외고·국제고의 후기모집 이동으로 이중지원이 금지된다. 기존 시행령에서는 평준화 지역 후기학교 입학 희망 시 2개 이상 학교를 선택, 지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평준화 지역 후기학교도 자사고·외고·국제고 입학 희망 시 1개 학교만 선택, 지원해야 한다.

대신 고입 재수 가능성 방지 차원에서 시·도교육청 협의를 통해 추가선발과 배정이 가능하다. 이에 자사고·외고·국제고 불합격생은 미달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지원할 수 있다. 시·도교육청 여건에 따라 일반고에서도 수용이 가능하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과거 정부는 고교평준화 정책을 보완하고자 자사고·외고·국제고를 도입,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특정 분야 인재를 육성하고자 우선선발권을 인정했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설립 취지와 다르게 입시위주 교육기관이 됐으며 초·중학생 단계부터 과열경쟁을 야기하는 등 사교육이 크게 증가하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자사고·외고·국제고는 다양화·특성화 교육과 특정 분야 인재 양성이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우선선발권을 통해 우수 학생들을 선점하고, 고교 간 서열화는 물론 더 나아가 초·중등교육에 여러가지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면서 "이제는 공교육 혁신을 위해 서열화된 학교교육을 개선, 학교 간 교육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초·중등교육 정상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총리는 "1단계인 고입 동시 실시를 시작으로 2단계는 성과평가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고, 마지막으로 3단계에는 고교 체제 개편에 대해 각계 각 층의 의견 수렴과 국가교육회의 논의를 거쳐 학생·국민과 함께하는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율 하락, 과학고 선호도 증가
그렇다면 앞으로 고입 지도는 어떻게 바뀔까? 먼저 입시전문가들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지원율 하락과 과학고 선호도 증가를 꼽고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선호도가 대폭 낮아질 것이다. 이들 학교를 지망한 뒤 탈락하면 미달된 선발학교(특성화고, 외고, 국제고, 자사고 등)에서 추가 선발을 할 경우 가야 하는데 처음부터 원하는 학교를 가기가 어렵게 된다"면서 "일반고 추가 배정도 원하는 학교를 간다는 보장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고교 선택 시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전기에서 후기로 이동하고 과학고는 전기에 선발하기 때문에 과학고 선호도는 더 올라갈 것"이라며 "현재도 과학고는 대학 진학 시 유리한 점이 많은데 앞으로 대학입시가 개편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실제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우수자원이 자사고·외고·국제고를 기피하게 됨에 따라 일반고 최상위권에서 내신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이사는 "지방 명문 일반고나 프로그램이 좋은 일반고의 부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역 명문 일반고들의 인기가 더욱 올라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부모 입장에서 일반고 중에서 명문고로 가야 할지, 내신을 따기 쉬운 학교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라면서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명문고 선호도 쪽이 더 우세할 수 있다.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늘었지만 여전히 명문 자사고, 외고에서 합격자가 다수 나왔고 일반고 중에서도 명문 일반고가 합격자 수가 많았다라는 점으로 판단할 때 일반 명문고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따라서 현재 지역 명문 일반고 경쟁률이 높은 상황에서 현재보다 지역 명문 일반고 들어가기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지역 명문 일반고에 가기 위해 그 지역에 거주해야만 확률이 높다는 점으로 봤을 때 지역 인기학군에 대한 선호가 현재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고입 입시 동시 실시로 고입 재수생 증가와 8학군 부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영덕 소장은 "고입 재수생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수를 하더라도 원하는 고교에 진학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대입 재수생의 경우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면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한다. 고입의 경우 재수를 하더라도 원하는 고교에 진학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이만기 이사는 "교육당국이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전면 실시하지 않는 한 세간에서 우려하는 소위 '강남 8학군(강남서초학군)'의 부활은 쉽지 않을 것이다. 즉 학생·학부모들이 강화된 학생부 중심 전형에 부담을 느껴 내신의 불리함을 감수하고, 강남 8학군으로 몰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강남 8학군' 부활 문제는 2018년 8월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 전면 실시 발표나 고교학점제,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수능 절대평가 전면 실시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받을 것이다. 특히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가 전면 실시되면, 내신 무력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강남 8학군' 부활은 명약관화하다"라고 전망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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