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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달인' 이광준, 소설이론으로 풀어내는 수학(1)
제1탄 주인공, 욕망을 어쩌란 말이냐?
2017년 10월 27일 (금) 16:00:25

11월,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 입시의 ‘주인공’이 된 시점이다. 주인공이란 표현이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국어의 소설을 보면 늘 대하는 개념이다. 2학년이면 아직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자신들도 그렇게 느끼고 주변의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도 그렇게 느낀다. 문제는, 지금으로부터 1년 뒤에는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으로 결론을 마무리 짓느냐, 아니면 자신의 삶인데도 불구하고 주변인물로 마감을 하느냐이다. 물론 대학입시 결과가 잘 나오는 것만이 성공적인 결말은 아니지만, 고3이라는 과정에서는 제일 중요한 주제임은 틀림없다. 대학입시에서 크나큰 갈등요소인 수학과 관련하여 1년 동안의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과정을 소설이론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1. 욕망, 숙명이다!
인간이 되는 날부터 한순간도 욕망이라는 단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학생치고 수학을 잘 하고 싶은 욕망이 없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욕망이 마음먹은 대로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을 보면 모든 갈등의 시작은 욕망으로부터 비롯된다. 욕망이 채워지지 않는 현실에서 불만이 생기고 갈등이 야기되기 시작한다. 

그럼 정말로 가을에 와서 혼인을 시켜 줘야 원 경우가 옳지 않겠나. 볏섬을 척척 들여 쌓아도 다른 소리는 없고 물동이를 이고 들어오는 점순이를 담배통으로 가리키며, “이 자식아 미처 커야지. 조걸 데리고 무슨 혼인을 한다고 그러니 원!” 하고 남 낯짝만 붉게 해 주고 고만이다.

(중략)

점순이는 뭐 그리 썩 이쁜 계집애는 못 된다. 그렇다구 또 개떡이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고, 꼭 내 아내가 돼야 할 만치 그저 툽툽하게 생긴 얼굴이다. 나보다 십 년이 아래니까 올해 열여섯인데 몸은 남보다 두 살이나 덜 자랐다. 남은 잘도 훤칠히들 크건만 이건 위아래가 몽툭한 것이 내 눈에는 헐없이 감참외 같다. 참외 중에는 감참외가 젤 맛 좋고 이쁘니까 말이다. 둥글고 커단 눈은 서글서글하니 좋고 좀 지쳐 찢어졌지만 입은 밥술이나 혹혹이 먹음직하니 좋다. 아따 밥만 많이 먹게 되면 팔자는 고만 아니냐. 헌데 한 가지 파가 있다면 가끔가다 몸이 (장인님은 이걸 채신이 없이 들까분다고 하지만) 너무 빨리빨리 논다. 그래서 밥을 나르다가 때 없이 풀밭에서 깨빡을 쳐서 흙투성이 밥을 곧잘 먹인다. 안 먹으면 무안해할까 봐서 이걸 씹고 앉았노라면 으적으적 소리만 나고 돌을 먹는 겐지 밥을 먹는 겐지 ―
김유정 『봄·봄』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서 주인공 ‘나’의 욕망은 점순이와 혼인을 하는 것이다. 장인(점순이 아버지)은 이 욕망을 이용(점순이와 혼례를 시켜주겠지만 아직 어리다는 핑계)해서 주인공인 ‘나’를 머슴처럼 부려먹는다. 순진한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계속 당하는데 그 또한 욕망 때문이다. 결국 모든 갈등의 원인은 ‘욕망’이다. 수학을 잘하고 싶은 것은 모든 학생들의 욕망이다. 문제는 그 욕망이 원하는 대로 충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고 그래서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2. 인물과 욕망 – 구체성의 필요
인물, 사건, 배경을 소설 구성의 3요소라고 한다. 보통 소설의 핵심이라고 하면 이 세 가지 구성 요소의 결합이다. 주인공이나 중심인물이 처한 상황, 사건에서 느끼는 내면 심리가 소설의 핵심이다. 여기서 시작은 주인공이나 중심인물이 가진 욕망의 파악이다. 학생들(주인공)의 욕망은 수학을 잘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욕망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서 주인공 ‘나’의 욕망은 ‘점순이와 혼인하는 것’으로 명확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을 잘하고 싶다는 단순한 욕망을 갖고 있다. 물론 수학을 잘 하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구체적일 수도 있지만 실제는 그보다 ‘자신’과 관련해서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수학을 잘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욕망은 자신만이 아닌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가령, ‘자신이 원하는 A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정시 기준으로 이 정도의 성적이 필요하다든지 전공 자체에 수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수학을 잘해야 한다. 창업을 하고 싶은데, 통계 단원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수익 구조의 파악 등에 유리할 수 있다’ 등 수학을 잘해야 할 욕망이 자신과 관련하여 명확하고 구체적이야 한다. 왜냐하면 욕망이 명확해야 이후에 발생할 갈등과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 해결책 역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3. 인물과 성격, 그리고 심리 – 사건과 해결의 근원
성격은 인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모습과 지배적인 인상으로 잘 변하지 않는다. 반면에 심리는 순간마다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과 의식 상태로 계속 변화하게 된다. 인물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가 바로 성격과 심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성격은 인물의 파악에서 매우 중요한데, 이 성격이 바로 인물이 어떤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서 주인공 ‘나’의 성격은 우직하면서 근면하고 성실하다. 이런 성격을 장인이 이용하여 머슴처럼 부려먹는다. 주인공 ‘나’가 참다못해 폭발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이내 잦아들고 기존의 구조는 반복된다. 이처럼 성격은 한 인물의 사고와 행동에 있어서 근본적인 부분이다. 
수학 학습에 있어서도 학생의 성격과 심리는 매우 중요하다. 고집이 세고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을 가진 학생은 수학 학습 능력이나 발전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반면에 항상 고민하고 반성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성격을 가진 학생의 경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학습 체계를 세우게 된다. 그래서 수학 학습을 하면서 문제나 위기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인터넷 강의, 학원, 교재 등의 변화를 주기에 앞서 스스로 자신의 성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교재와 학원, 선생님을 아무리 바꿔도 나아지지 않는 사례를 상당수 목격했는데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받아들이는 학생의 태도가 문제였고 그 원인은 바로 성격에서 연유했던 것이다.

그동안 수학 학습에 대한 고민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때까지는 대부분 ‘배경’적인 요소에 치중한 경향이 많은 양상이었다. 이제는 시각을 달리해서 수학 학습을 하는 주체인 ‘인물’의 측면에 주목해서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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