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논술의 핵심, "상경계 교수진들이 좋아하는 '정보의 비대칭성'"
김성호의 논술의 핵심, "상경계 교수진들이 좋아하는 '정보의 비대칭성'"
  • 대학저널
  • 승인 2017.10.27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

언제 어느 대학에서도 불쑥 튀어나올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여 소개한다. 경제학 기초 소양도 단단히 확인할 수 있고, 변별력도 매우 높은 귀한 재료라 평가할 수 있는 주제다. 이름하여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매우 매력적인 소재이나 손 안에서 만지작 만지작 하다가 쉽게 출제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잦을 테니 어느 정도 계륵같은 측면도 있다고 하겠다. 사실 이미 경제학적으로는 명료하게 답이 나와 있다고 할 수 있으니 평가의 기준 마련에도 어려움이 없고 평가도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주제 자체도 논의할 만한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하겠다. 이런 좋은 재료가 계륵 같은 취급을 당하는 이유는 바로,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경제학을 열심히 공부한 다음에야 확신할 수 있는 주제를 대입 수험생들이 잘 요리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런 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여러 번 여러 각도에서 이 주제가 등장했으니 역으로 이 주제의 강력한 매력을 짐작할 수도 있다.

이 달엔 이 컬럼을 읽는 학생들에게 탄탄한 배경지식과 함께, 출제자가 준비해 둔 답이 무언지 정곡을 찌르는 답을 도출해 보려한다. 자 기출 문제들을 소개할 테니, 이 문제들이 기대하는 정답이 무엇일지 짐작해 보라.

1. 대단히 어려운 문제
[문제 1]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가정을 받아들이고 [가]와 [나]를 참작하여 [다]와 [라]에서 보이는 문제점들이 왜 발생하는지 설명하고, 각 원인들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논술하라.

[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일부 사람들만 알고 있는 상황―사적 정보의 상황―이 시장에서 일어날 경우 많은 문제가 생겨난다. 사적 정보(또는 비대칭적 정보)는 경제적 선택을 왜곡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에게 유익한 경제적 거래가 성립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정보가 사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안다는 것이다. 당신은 자신이 조심해서 운전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지만 이미 여러 번 사고를 내지 않은 이상 보험회사는 알지 못한다. 당신은 또한 자신이 규칙적으로 다루는 사물에 대해 아마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만일 당신이 중고차를 나에게 판다면 그 차의 문제점들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폴 크루그먼, 『크루그먼의 경제학』

[나] 10명의 친구들이 디저트를 먹으러 레스토랑에 간다. 그 레스토랑은 각자 자신이 먹은 것만 계산할 수 없도록 영수증을 한꺼번에 발급하기 때문에, 10명의 친구들은 디저트에 지출되는 비용을 동일한 비율로 나누어 내기로 한다. 이 레스토랑에서는 값이 비싼 디저트 A와 값이 싼 디저트 B, 두 종류의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10명 모두 디저트 A가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10명 모두 디저트 A를 주문하고 결국 각자 디저트 A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게 된다.

[다] 미국에서는 집을 팔고 싶을 때 집주인이 부동산 중개업자를 고용한다. 중개업자는 집의 매력 포인트를 평가하고, 사진을 찍고, 집값을 흥정하고, 광고 문구를 쓰고, 구매 희망자에게 집을 보여주고, 가격을 흥정하고, 마지막으로 거래를 확정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무척 힘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그 역시 꽤나 많은 대가를 얻게 된다. 미국의 경우 30만 달러짜리 주택을 판매하면, 중개업자는 대개 가격의 6%인 1만 8,000달러를 가져간다. 그 덕분에 집주인은 최고가로 집을 팔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략)…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자기 소유의 집을 팔 때는 고객의 집을 팔 때보다 평균 10일 이상 더 오래 시장에 물건을 내놓아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하며, 가격에서는 적어도 3% 이상, 즉 30만 달러짜리 주택에 대해 적어도 1만 달러 정도를 더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스티븐 레빗, 『괴짜경제학』

[라] 이윤은 재산의 소유주가 자신의 재산을 생산적으로 이용할 작정으로 구매한 온갖 투입요소에 대한 지불을 완료하고 난 뒤에 그에게 남는 것이다. 때문에 소유주가 이윤을 청구할 권리를 ‘잔여 청구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영기업은 전체 국민에 의해 집단적으로 소유되는 것이고, 고정된 임금으로 고용된 직업적인 경영자에 의해서 운영되는 기업이다. 따라서 잔여 청구권을 가지는 것은 국영 기업의 소유주인 국민이다. …(중략)… 국민 개개인은 이론적으로는 공기업을 소유하고 있지만 고용된 경영자들을 제대로 감독함으로써 자신의 재산, 즉 해당 국영기업을 관리하고자 할 만한 동기가 없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국영기업은 비효율적이라고 보는 주장이 있다.
-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2. 두 문제 통합형
[문제 2] 제시문 [가]를 근거로 제시문 [나]와 [다]에서 건강보험 시장과 중고자동차 시장의 문제와 그 원인을 규명하고, 인과관계를 설명하라.

[문제 3] 정보의 비대칭성과 관련하여 제시문 [라]와 [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적하고, 이를 토대로 제시문 [나]와 [다]에서 건강보험 시장과 중고자동차 시장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라.

[가] 거래 상대의 본심이나 상품의 품질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거래 후에 하는 ‘숨겨진 행동’과 거래 전에 알 수 없는 ‘숨겨진 정보’다. 양쪽 다 상대가 무엇을 숨기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숨겨진 행동은 그 행동에 대해서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숨겨진 행동과 숨겨진 정보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정보의 문제다. 사는 쪽과 파는 쪽, 거래를 하는 두 사람 사이에 정보의 격차가 있는 상황을 경제학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부른다. 파는 쪽이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고, 사는 쪽이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노동력의 거래를 생각해보자. 노동 능력에 대한 정보는 노동력을 파는 쪽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치열한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지에 관한 정보는 노동력을 사는 기업밖에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불러오는 전형적인 문제인 시장실패, 즉 시장에 의한 자원배분이 효율적이지 못한 것은 숨겨진 행동과 숨겨진 정보의 경우로 구분할 수 있는데, 둘 다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두 가지를 확실하게 구별하면 문제의 구조를 알기 쉽다.
- 요시모토 요시오, 『경제학 리스타트』

[나]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사람은 개별 건강보험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건강한 사람은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의 예상 비용을 반영해 보험료를 청구할 것이므로 더더욱 그렇다. 즉 보험 가입자는 대체로 병원에 갈 일이 많은 사람일 것이라고 예상하여 보험료를 올리면, 보험시장에는 병원 신세를 질 일이 많은 사람들이 주로 남을 것이다. 그러면 점점 더 심각해지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보험료는 더 오를 것이다.

한편 보험사는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본인부담금 액수다. 본인부담금이란 말 그대로 피보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으로, 이 액수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한다.
- 리처드 맥킨지, 『팝콘과 아이패드』

[다] 논점을 간결하게 하기 위해서 중고차가 단 두 종류뿐이라고 가정하자. ‘레몬’이라는 중고차는 품질이 나쁘고, ‘복숭아’라는 중고차는 품질이 좋다. 레몬을 팔려는 사람은 1,000 달러를 받고 싶고, 살 사람들은 1,500 달러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 복숭아의 경우, 판매자는 3,000 달러에, 구매자는 4,000 달러 정도에 거래할 의향이 있다. 만약 시장에 나온 중고차 중에서 레몬과 복숭아가 반반씩이라면, 거래되는 중고차가 레몬인지 복숭아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 대당 기대할 수 있는 최고가는 다음과 같다.

½×(1,500달러+4,000달러)=2,750달러

자신이 팔려는 차가 복숭아라는 것을 아는 판매자는 이 가격에 거래할 의사가 없다. 따라서 이 가격에는 당연히 레몬들만 실제 시장에 나올 것이다. 이 점을 알고 구매자들은 1,500 달러 이상 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중고차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중고차 판매자가 보증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입 후 일정 기간 내에 고장이 나서 중고차가 엉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중고차 판매자가 비용을 부담해 수리해주는 방법이다.
- 애비너시 딕시트 외, 『전략의 탄생』/요시모토 요시오, 『경제학 리스타트』

[라] 친구 중 한 명이 사랑에 빠졌다. 그녀의 이름이 수(Sue)라고 하자. 수의 애인은 대단히 성공한 기업 간부다. 그는 수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결혼을 약속했다. 문제는 남자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이 아직 아빠의 재혼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수에게 시간을 조금 달라고 부탁했다. 수는 기꺼이 기다릴 용의가 있었다. 터널 끝에 불빛만 보인다면 말이다. 하지만 수는 애인의 약속이 진실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공개적으로 결혼을 발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자의 아이들이 알아 버리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생각을 거듭한 끝에 수는 애인에게, “당신의 몸에 내 이름을 문신으로 새겨 달라.”고 했다. 아주 작아도 되고 남들이 볼 수 없는 부위에 새겨도 상관없다고 했다. 수와의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데 의심이 없다면, 문신 정도는 사랑의 선물이 될 터였다. 하지만 수에게 충실하려는 생각이 없다면, 다음 번 연애 상대를 구하는 데 참으로 난감한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 애비너시 딕시트 외, 『전략의 탄생』

[마] 인사 담당자인 당신은 연봉 50,000 달러에 일할 학부 졸업생을 무작위로 고용하고 있는데, 회사는 무능한 직원들 때문에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 MBA 학위를 가진 한 사람이 당신에게 와서는 ‘학위가 사람의 재능을 판단하는 데 얼마나 유용한 수단이 되나’를 설명한 다음 이렇게 말한다. “이제 제가 훌륭한 경영자가 될 것임을 아셨으니, 제가 일하게 돼서 기대할 수 있는 회사의 이익을 100만 달러 정도 높게 잡으십시오. 제게 75,000 달러 이상 연봉을 주시면 일하겠습니다.” MBA 학위 취득 여부가 사람들의 재능에 달려 있고 따라서 주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MBA 학위를 취득한다면, 상대의 제안은 설득력이 있어진다.
- 애비너시 딕시트 외, 『전략의 탄생』

[문제 1]의 요구사항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문제는 ‘[다]와 [라]에서 보이는 문제점들이 왜 발생하는지 설명하고, 각 원인들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논술하기를 요구한다. 출제자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문제 2]에선 ‘제시문 [나]와 [다]에서 건강보험 시장과 중고자동차 시장의 문제와 그 원인을 규명’하길 요청한다. [문제 3]은 ‘정보의 비대칭성과 관련하여 제시문 [라]와 [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적’하고, 이를 토대로 ‘제시문 [나]와 [다]에서 건강보험 시장과 중고자동차 시장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라고 지시한다.

대체 출제자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액면상으로는 실로 다양한 답이 가능하다. 논리적인 답안에 이르도록 제시문들은 교묘하게 선별되었고, 제시문들의 내용도 표면적으로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일상적으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황에서 나름의 합리적인 해법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읽으면 바로 이해될 것이다. 문제는 ‘이 제시문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무엇을 끌어내어 보여줄 것인가’이다. 즉, 제시문은 어렵지 않으나 이걸 도대체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돌아가서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말에 주목해 보자.

정보의 비대칭성은 이런 개념이다.

정보의 비대칭성
경제·경영학 분야에서 형성되는 시장모델들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완전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제품의 판매자나 구매자는 팔거나 사고자 하는 제품의 질이나 적정가격 등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시장 참여자들 간에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동일한 정보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정보량의 불균형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제품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더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를 소유하는 상태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물론 ①보험시장과 같이 보험 상품의 구매자가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하여 판매자보다 좀 더 많은 정보를 소유할 때도 있는데, 이 또한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경우다.

②중고차 거래시장의 경우엔 반대로 판매자가 알고 있는 정보를 구매자로선 알기 어렵다. 얼마나 험하게 차를 사용했는지, 자동차 점검과 수리는 제대로 해왔는지, 크고 작은 결함들은 어떠한지는 파려는 사람은 잘 알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은 전혀 알 수가 없다.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싸게 파는 것인지, 나쁜 품질이라 싼 건지, 좋은 품질이라 비싼 건지, 문제 있는 자동차로 폭리를 취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것들이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 사례들이다. 좀 더 분명히 말하면, 이때 정보가 비대칭적이라는 것은 시장 거래 상황에서 쌍방 즉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을 말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애컬로프의 논문이 이 모든 문제들의 배경에 놓여 있다. 그의 1970년 논문 ‘레몬 시장(Market for Lemons)’에서 그는 시장 실패에 이를 수밖에 없는 정보 불균형 현상을 설명한다. 좋은 품질의 차를 복숭아, 나쁜 품질의 차를 레몬이라고 하자. 판매자는 좋은 차와 형편없는 차를 구분할 수 있는 정보가 있지만 구매자는 이에 대한 정보가 없어 평균적인 가격을 지불하고 차를 사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좋은 품질의 차(복숭아)는 적절한 구매자를 만나지 못해 시장에서 철수하고 그보다 못한 차들(레몬)만 남게 된다. 이 상황은 구매자들의 경계 심리를 자극해 구매자들은 더욱 낮은 가격을 지불하려고 하고 이제 꽤 좋은 복숭아도 진열품목에서 빠지게 되어 시장에는 싸구려 레몬들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시장 거래가 실종된다. 이것이 시장의 자원 분배 기능을 붕괴시키는 시장 실패 상황인 것이다. 보험 시장도 그렇다. 보험 가입으로 혜택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고(레몬) 보험사는 잠재 고객의 건강상태를 알지 못하므로(정보의 비대칭) 보험료를 높게 책정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작 보험사가 환영하는 건강한 신규 고객(보험금을 청구할 일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 복숭아)들은 보험 가입을 기피하게 되어 역시 시장 실패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것이 애컬로프가 지적한 시장 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점이다. 시장 조절 기능에 대한 믿음 위에 기초한 현대 경제구조에선 반드시 해법이 나와야만 하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경제학자들이 등장한다. 마이클 스펜서와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그들이다. 앞서 말한 노벨 경제학상은 이들의 기여를 인정하여 애컬로프와 스펜서, 스티글리츠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그러면 이들의 해법은 무엇일까? 또한 차이는 무엇인지 대별해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들은 ①, ② 상황에 대한 각각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보면 된다. 다른 말하면 시장 실패를 극복하여 시장의 자원 분배 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마이클 스펜서는 하버드대 박사학위 논문인 ‘시장 신호(Market Signaling)’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소유한 사람이 비용이 들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정보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정의했다.

예를 들어 입사 지원자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기업은 구직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정보 비대칭) 학력 등의 신호를 통해 입사 지원자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중고차 거래 시장에 스펜서의 이론을 적용하면 판매자가 공신력 있는 중고차 품질 정보를 제공하거나 문제가 있으면 환불을 보증하는 등의 방식으로 품질 정보를 구매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프 스티글치츠는 스펜서와는 정반대 방식으로 시장에서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을 명확히 했다. 즉, 정보가 적은 사람이 정보를 많이 소유한 사람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스크리닝(심사)’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예를 들어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 보험회사는 보험료가 많이 나가는 가입자를 ‘위험부류’로 분류해 상대적으로 낮은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보험 가입 예정자로부터 건강검진표를 받아서 가입 심사를 진행할 수도 있겠다.

스펜서와 스티글리츠의 해법이 말하자면 위 논술고사의 문제들이 기대하는 정답에 해당한다. 그 해답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1. 스펜서의 해법 : Signaling(신호 보내기)


정보를 가진 쪽이 자신이 가진 사적 정보를 전달하여 거래 쌍방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한다. 예를 들어, 잘 나가는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들이 구체적인 상품 정보를 보여주지 않는 비싼 광고를 제작함으로써 오히려 우월한 상품임을 과시한다. 나이키의 ‘Nothing is impossible’ 광고가 이런 유형에 해당한다. 대학원 학위, 해외 유학 학위, 자격증 정보 등을 추가하려는 구직자들의 노력 또한 여기에 속한다. 이해하기 쉽고, 기억하기 좋게 도해를 덧붙인다. 위 그림의 경우처럼 중고차 판매상들은 품질보증서를 제시하거나, 불량 시 환불을 보증하는 방법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구매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2. 스티글리츠의 해법 : Screening(심사, 골라내기)


정보가 부족한 쪽이 상대방의 사적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취하는 방법을 줄여 스크리닝이라 한다. 예를 들어 민영 의료보험 서비스에 의존하는 미국의 경우, 의료보험 회사들은 가입 의사를 가진 고객들에게 건강검진표를 먼저 제출하도록 하여 가입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한다. 중고차 거래 시장에서 구매자가 먼저 판매자에게 차량의 보험수리이력 정보를 요청하거나, 품질 보증을 요구하는 것도 반대 입장에서 보면 이런 해법에 해당한다.

결론 : 정보의 비대칭성은 무엇이며 그것이 왜 심각한 문제인지를 알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두 방향의 해법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쯤이면 알아챘겠지만, 위의 난해한 논술 문제 속에 숨은 출제자의 기대, 의도가 바로 이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문제 1]이 말하는 문제점들은 [다]의 경우, 부동산 중개업자가 최선을 다해 집을 판매하는 건지 빨리 팔아서 중개수수료를 챙기려는 속셈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라]에선 공기업 임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지 여부를 국민들이 알 수 없으므로 국민의 혈세가 줄줄 새는 모럴 해저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문제 2]와 [문제 3]은 해설 자료 내용과 싱크로율이 너무나도 높아서 따로 설명하진 않겠다.

비록 자체적으로는 평이한 제시문들을 친절하고도 교묘하게 배치했지만 이 답을 정확히 도출해낸 학생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바로 이 이유로 많은 경제학 교수들이 이 매력적인 주제를 두고 출제 여부를 저울질하며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것이다. 이 컬럼에서 이 답을 만난 학생들에게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