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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 대아고 교장] "일부 학생들만을 위한 몰아주기 전형이 되지 않도록 공정한 선발기준 만드는 데 노력해야"
[대학저널 특별 인터뷰]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
2017년 09월 25일 (월) 15:43:50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대학저널>이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고교 교육의 현장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교육과 대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합니다. 10월호에서는 정병호 대아고등학교 교장과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정병호 대아고등학교 교장

먼저 <대학저널> 독자들에게 교장 선생님과 학교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경남 진주 대아고등학교 정병호 교장입니다. 저는 1982년 대아고에 부임했고 2015년부터 교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아고는 1966년에 개교, 올해 51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반세기 역사에 걸맞게 많은 행사를 치렀습니다.

그동안 대아고는 서부 경남 지역 일반 인문계 고교로서 수많은 명문대 합격자를 배출했습니다. 특히 올해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잘 가르치는 베스트 일반고' 발굴 프로젝트에서 당당히 '베스트 일반고 11'에 이름을 올리는 등 명문고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교육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단위 학교에서 학생들이 서울대만 많이 합격하기를 고집하면, 우수 학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교육에서 소외됩니다. 물론 서울대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가는 대학인 만큼 많이 보내면 당연히 좋습니다.

하지만 일부 최상위권 학생들만 서울대에 갈 수 있습니다. 요즘은 각 가정마다 자녀를 한 명 아니면 두 명만 낳아 기르기 때문에 각 학급의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소중합니다. 따라서 저는 선생님들에게 최상위권 학생의 성적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하위권 성적 학생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라고 강조합니다. 즉 하위 70%대에 있던 학생이 60%나 50%대로 올라가는 데 신경을 더 많이 쓰라고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 교육은 대입에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철학자 루소가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듯이 교육은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찾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현재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계시며, 우리나라 교육이 발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사실 대아고도 일반 인문계 고교로서 소위 명문대에 학생이 많이 합격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교육철학을 말씀드렸듯이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육은 치열한 입시 경쟁체제 속에 놓여 있습니다. 이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접목시켜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생부종합전형 체제가 이미 도입됐습니다. 즉 고교 시절에 교과 성적에만 매달리는 것을 지양하고, 본인의 진로 희망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활동 등을 열심히 해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최상위권 학생들만을 위한 금수저 전형이다' 해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교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작용 발생 전형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일부 학생들만을 위한 몰아주기 전형이 되지 않도록 공정한 선발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 특히 고교교육 발전에 대학교육도 매우 중요합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우리나라의 고교 교육은 대부분 대학 진학에만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학 입시에서 일반고와 차별화되게 전문계고 전형을 별도로 실시, 실업계 고교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고교 교육은 오로지 대학 입시 합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원래 인문계 고교는 대학에 가서 학문을 연구하기 위한 기본 지식과 소양을 갖추게 하고, 전문계 고교는 졸업 후 바로 직업을 갖기 위한 전문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대입 합격이라는 하나의 관문에만 열중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고교에서는 비록 자기가 바라는 우수 대학에 못 들어가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학과에 입학, 하고 싶은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어야 하고 대학에서는 비록 우수하지 못한 학생들이 들어오더라도 원하는 학과에 들어온 학생들이라면 졸업 시 우수 인력으로 배출되도록 반드시 책임지고 가르쳐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들을 고교와 대학이 먼저 확고히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대아고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한 '베스트 일반고 11'에 선정, 잘 가르치는 학교로서 인정받았습니다. 대아고가 '베스트 일반고 11'에 선정된 비결이 무엇입니까?
"먼저 최상위권 학생들뿐만 아니라 하위권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도 꼼꼼하게 입력한 것이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수업-평가-기록'의 일원화를 이루고 학생부 기록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선생님들에게 3월 초 '수업관찰노트'를 지급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매 수업시간마다 '수업관찰노트'를 갖고 가서 학생들의 발표 내용이나 토론 모습, 수업 태도 등을 관찰한 뒤 적게 했습니다.

이 기록을 토대로 학생부의 '과목별세부능력및특기사항란'에 꼼꼼히 입력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록의 신뢰성도 높일 수 있고 하위권 학생들의 교실 수업 모습까지 학생부에 입력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 선택형 진로집중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인문·자연 외에 '의생명과정'을 개설, 학생들이 ▲과제연구 ▲고급수학 ▲고급물리 ▲고급화학 등 심화과목을 선택·공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로탐색 기회 제공과 동기 부여를 목적으로 전문직업인, 선배직업인, 지역인사 등과의 만남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일반고 시상식

고교 입장에서 대입 지도는 가장 중요한 사명일 것입니다. 대아고의 대입지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대아고는 학생들의 대입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진로 연계 자율동아리를 100여 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주제별로 탐구활동을 한 뒤 보고서를 작성, 학예제 때 발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우수한 탐구논문들도 발굴, 연말에 논문집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사립학교는 선생님들의 학교 간 이동이 없습니다. 대아고는 이를 최대한 장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즉 학년부장 교사, 기획 담당 교사, 진학 담당 교사 등 3명의 교사는 적어도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바뀌지 않고 올라갑니다. 예를 들어 1학년부장이 다음해에 2학년부장, 그 다음해에 3학년부장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면 모든 학년 학생들의 이름과 성격, 성적까지도 파악하며 관리할 수 있습니다."

대입 합격 사례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년 전에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의 사례입니다. 그 학생의 1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은 3.0에서 4.0 정도였습니다. 수학 교과 성적은 4.0보다 더 낮았습니다. 그러나 1학년 2학기에 3점대로 향상됐고 2학년 1학기에 2점대로 올랐습니다. 2학년 2학기가 되자 수학 교과와 과학 교과 등 주요 과목들이 1점대로 향상됐습니다. 드디어 3학년 1학기 때 전 과목 내신 성적이 1점대로 올랐습니다. 담임교사뿐만 아니라 학년부장과 기획, 진학 담당교사가 합심해 그 학생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수시로 면담, 관찰, 상담 등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용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를 학교에 빗대면, 좋은 선생님들 밑에서 좋은 학생들이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노력이 좋은 결실로 맺어지고 있다고 보는데 교장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제가 관리자로서 훌륭하다기보다 대아고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담당 업무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시를 내리기 전에 선생님들이 각자 알아서 최선을 다하고, 저는 나름대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기에 좋은 학교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아고 선생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육개혁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능 개편, 임용절벽,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학교 현장에서도 논란과 갈등이 만만치 않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정부가 성공적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우리나라처럼 치열한 입시경쟁 체제 속에서 경쟁을 완화함과 동시에 공정한 방식의 입시 체제를 갖추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수능 개편 연기도 들끓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서입니다. 수능 개편은 어차피 1년 연기됐으니 학교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해 좀더 공정한 전형방법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임용절벽과 비정규직 문제는 함께 엮인 부분이라 해결방안 찾기가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학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무작정 교사를 늘릴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정부 예산 확보도 큰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해결방안은 있다고 봅니다. 먼저 OECD 국가 평균에 맞게 학급당 인원 수를 줄여서 정규직 교사수를 늘릴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교원을 늘리면 인건비 예산이 많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각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예산 가운데 실제 불필요하게 배정, 쓰이는 부분들을 찾아내 절감하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전국의 수험생과 학부모들, 대학에 전하시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매년 입시전쟁을 치르고 있는 대한민국의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께서는 힘내시기 바랍니다. 학생이 원하는 대학과 원하는 학과에 합격하면 축하할 일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학생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는 부모님이 돼주시기 바랍니다. 대학에서는 입학 학생의 성적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어떤 학생이든지 책임을 지고, 잘 가르쳐서 좋은 인력을 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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