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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불신의 늪에서 벗어나라”
[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2017년 07월 14일 (금) 09:45:56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얼마 전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수능 절대평가와 더불어 학종 확대를 시사하자 한 국회의원은 "학종은 부모의 경제력·정보력에 따라 합격이 갈리는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는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학종을 확대하려는 김 장관은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처럼 학종을 부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불신'이다. 지난 6월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 서울대 입학은 큰 논란거리였다. 안 씨의 아들은 고교 시절 중대한 학칙 위반에도 징계 사안이 기록되지 않은 학생부로 서울대에 합격했다.

지난 3월에는 성균관대에서 학생부를 조작한 학생의 입학을 취소한 바 있다. 이 학생의 어머니가 고교 교무부장이라는 직책을 이용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접속, 자녀의 학생부를 조작한 것이다. 실제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송기석 의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국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중 8명은 학종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의 도움이 과한 것도 문제다. 연간 1000만 원대에 달하는 고액 컨설팅이 생겼는가 하면, 100만 원 정도 지불하면 자기소개서 대필해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부유한 가정이 아니고서는 쉽게 지불할 수 없는 금액이다. 앞서 송 의원의 설문조사 내용을 보면 학종이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4.7%로 다수를 차지한다. 이 같은 사례들을 보면 학종을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라 부르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필자는 학종이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줄 세우기식 교육평가 체제의 희생양'이라고 본다. 학종의 본래 취지는 성적이 아닌 인성과 잠재력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 보면 매우 이상적이며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목표점인 대학의 서열화와 그에 따른 수험생 간 경쟁으로 인해 의미가 변질된 것이다. 학벌 중심의 사회적 분위기도 원인 중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종 비율을 줄이고 점수로 평가하는 전형을 늘린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학종이 줄었으니 수능 공부는 사교육 없이 하겠다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과연 존재할까? 얼마 전 만난 대학 입시관계자는 "우리나라 교육은 풍선게임"이라고 표현했다. 풍선 그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어느 쪽을 밀든지 반드시 반대 쪽이 튀어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대입제도, 대학 서열화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단박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조금씩 변화해 가는 것이 최선인 상황. 다행스러운 점은 사회 분위기가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정부가 추진한 '블라인드 채용' 그리고 몇몇 국립대에서 논의한 '연합 국립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맞추려면 점수로 사람을 평가하는 전형이 회귀해서는 안 될 일이다.

물론 사회 분위기에 걸맞은 전형으로 거듭나려면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불신'의 꼬리표는 확실히 떼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에서는 모든 대학에서 통용되는 학종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수험생과 학부모들로부터 '깜깜이 전형'이라는 오명을 씻어야 한다. 또한 조작, 표절 등 부정행위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내릴 필요가 있다. 수능만 해도 부정행위 적발 시 1년간 응시자격이 박탈된다. 학종의 경우 입학취소 외에는 어떠한 불이익도 없는 상태다. 

고교 교사들은 학생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 2016년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상 고교 학생부 정정 현황'을 보면 매년 학생부 정정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창의적 체험활동 조작, 출결상황 조작, 수상경력 조작의 경우 419건에 달했다. 이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강요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교사 스스로 양심적으로 행동해야만 학생부에 대한 신뢰, 더 나아가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학종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국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정부와 대학, 고교 그리고 사회의 노력으로 학종이 신뢰를 얻어 이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음과 동시에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전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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