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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공화국, 흙수저는 운다"
[대학저널 특별기획 - 교육 이제는 희망을 말하자] 교육 현주소 진단①
2017년 07월 07일 (금) 13:46:45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대한민국 교육이 기로에 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보수정권이 진보정권(문재인 정부)으로 교체, 대대적인 교육개혁이 예고되고 있는 것.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은 '모든 아이는 우리 아이이며, 교육은 국가가 책임진다'라는 모토 아래 보편적 교육복지를 지향하고 있다. 즉 교육 불평등(대학·학교 서열화)을 해소하고,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외고·자사고·국제고 폐지 ▲고교 내신 절대평가 ▲수능 절대평가 ▲논술전형·특기자전형 폐지 ▲고교 무상교육 ▲대학 등록금 완화(반값등록금)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교육계가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다. 자사고 폐지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일어섰고, 수능 절대평가를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논술전형·특기자전형 폐지에 대학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정책의 진보 편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해답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국가 경쟁력이다. 다시 말해 교육은 이념과 색깔로 재단되지 말아야 한다. 오직 우리 아이들을 올바른 인재로 길러내는 데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처럼 교육은 희망이 돼야 한다. <대학저널>이 '교육 이제는 희망을 말하자' 기획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3회에 걸쳐 진단한 뒤 올바른 교육개혁의 길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 최대···고소득 가구 사교육비 지출 증가

   
 

교육부와 통계청이 공동 실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 18조 1000억 원으로 2015년 17조 8000억 원 대비 2300억 원(↑1.3%) 증가한 가운데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가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007년 22만 2000원, 2008년 23만 3000원, 2009년 24만 2000원, 2010년 24만 원, 2011년 24만 원, 2012년 23만 6000원, 2013년 23만 9000원, 2014년 24만 2000원, 2015년 24만 4000원, 2016년 25만 6000원이다.

교과별로는 영어(5조 5000억 원), 수학(5조 4000억 원), 국어(1조 1000억 원) 순으로 사교육비가 높았다. 교과 사교육의 수강 목적(복수 응답)은 학교수업 보충이 76.8%로 가장 많았고 선행학습(44.0%), 진학 준비(32.3%), 불안 심리(8.5%), 보육(7.4%)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고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소득 수준별 사교육비 격차가 확대됐다. 2016년 최상위 가구(700만 원 이상) 월 평균 사교육비는 44만 3000원(2015년 42만 원)을, 최하위 가구(100만 원 미만) 월 평균 사교육비는 5만 원(2015년 6만 6000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최상위 가구와 최하위 가구의 사교육비 격차가 전년 대비 6.4배에서 8.8배로 대폭 확대됐다. 2016년 사교육비 참여율 역시 최상위 가구(700만 원 이상)가 81.9%로 가장 높았고 최하위 가구(100만 원 미만)가 30.0%로 가장 낮았다.

   
▶출처: 교육부

명문고, 명문대 진학 위해 사교육비 지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이 2015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중학교 3학년 학생 1818명을 대상으로 '고교 유형별 사교육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명문고 진학이 사교육비 지출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월 평균 100만 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학생들의 35%가 과학고·영재고 진학을 희망했다. 28.6%는 전국 단위 자사고를, 18.8%는 광역 단위 자사고를, 15.3%는 외고·국제고 진학을 희망했다.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 비율은 4.9%에 불과했다. 쉽게 말해 특목고(과학고·영재고·외고)와 자사고에 진학하기 위해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은 "진학 희망 고교 유형에 따른 사교육 참여율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66.6%인데 비해 광역 단위 자사고는 91.4%, 전국 단위 자사고는 89.3%, 과학고·영재고는 83.3%, 외고·국제고는 84.5%로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교육비 지출은 명문고뿐 아니라 대학 진학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저출산 대책평가 및 저출산 문제와 교육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사교육비 1분위(사교육비 지출 최소 집단)의 서울 소재 대학 진학률은 23.3%였지만 사교육비 5분위(사교육비 지출 최대 집단)는 50.0%에 달했다. 특히 고려대·서울대·연세대 등 명문대 진학 비율은 사교육비 1분위 11.6%, 사교육비 5분위 26%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사교육비 지출이 많을수록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학생 실력보다 부모 경제력이 성적 좌우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고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도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연구원 교육통계센터가 배부한 '통계로 보는 교육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월 평균 가구 소득에 따라 수능 3개 영역 합산 점수가 최대 43.42점의 차이를 보였다. 즉 월 평균 가구소득 125만 원 이하 수험생은 국어 영역 93.96점, 수학 영역 91.16점, 영어 영역 90.76점였으나 월 평균 가구 소득 291만 원∼300만 원 수험생은 국어 영역 98.96점, 수학 영역 97.69점, 영어 영역 96.74점였다. 월 평균 가구 소득 581만 원 이상 수험생은 국어 영역 105.22점, 수학 영역 105.59점, 영어 영역 108.49점으로 점수 차이가 눈에 띄게 벌어졌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성적은 개인의 학습 습관과 태도, 부모의 경제적 자본과 양육 태도, 학교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인 점을 고려해도 엄청난 평균 점수 차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공정한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수능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측면이 있다. 고득점은 초중고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고, 사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합격자, 특목고·자사고 출신 증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45개 고교가 서울대 전체 합격자의 37.4%(1262명)를 차지했다. 상위 45개 고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특목고 18개교 ▲자사고 13개교 ▲일반고 14개교(8개교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소재)로 특목고와 자사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한 유 의원에 따르면 200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 출신 비중은 77.7%였다. 그러나 2016학년도에 일반고 출신 비중은 46.1%로 30% 이상 줄었다. 반면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 합격자 비중은 2006학년도 18.3%에서 2016학년도 44.6%로 대폭 증가했다. 결국 특목고·자사고 입학이 서울대 진학의 지름길이라는 방증이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일반고에 비해 등록금이 비싸고 특목고와 자사고 입학을 위해 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따라서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유 의원은 "서울대가 일반고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준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제 10년 동안 특목고·자사고 학생이 더 선발됐다"면서 "서울대 입학전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금수저에게는 희망, 흙수저에게는 절망
각종 통계와 조사를 요약하면 사교육의 목적은 명문고와 명문대 진학에 있고, 부모의 경제력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많으며, 사교육비 지출이 많을수록 명문고와 명문대 진학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은 공교육을 통한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 계발보다 명문고와 명문대 진학을 위한 사교육 전쟁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금수저에게 희망이지만 흙수저에게 절망이다.

그러나 교육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 흙수저들도 출발선은 다르지만 학교 교육을 통해 노력하고, 꿈을 키우면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의 경제력이 대학 진학과 성공을 좌우하는, 일명 수저 계급론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전 아주대 총장)은 "명문대 입학생들의 가계 소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교육은 부와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됐다"며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벽에 가로막히고 계층 이동 사다리가 끊어져 버려 과거 계급사회가 된다면, 우리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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