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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개선이 필요하다"
[기자수첩]편집국 이희재 기자
2017년 06월 29일 (목) 13:33:52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크게 의심받고 있다. 광주의 모 고교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조작이 확인되며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불거졌던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아들에 관한 논란도 학종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학종은 고교 3년 동안 학생의 기록이 담긴 학생부를 통해 학생의 잠재능력과 소질, 발전 가능성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는 내신 성적을 통해 기본적인 학업 능력을 판단하던 학생부교과전형의 정량적 평가에 대한 대안으로 각광받았다. 그런데 연이은 논란은 "과연 학종이 평가의 공정한 도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진다.

안 후보자의 아들은 고교 2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2014년, 여학생을 기숙사에 불러들여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이 같은 징계 사실이 기재되지 않았다. 결국 안 후보자의 아들은 당시 전국청소년영어토론대회 우승, 교육부장관상 수상, 기부활동 등을 내세워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1차 징계 심사에서 퇴학 처분까지 받았을 정도의 중대과실이 기재됐다면 안 후보자의 아들은 과연 합격할 수 있었을까? 학종의 취지대로라면 분명 합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각 지역 고교들은 학생부에 기재할 만한 활동을 만들어내기 위해 무분별하게 대회를 남발하고 있다. 고교 교육과정 운영 계획서만 보더라도 연간 30회 가량의 교내 교과·비교과 경시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학교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학생 개인 역량에 대한 질적 평가가 불가하게 만든다는 점 외에도 또 다른 문제를 지닌다. 이들과 달리 경시대회 계획이 거의 없는 고교들도 다수 존재해 지역 간, 국·공·사립학교 간 격차가 벌어진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학종이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한 잣대로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 전형이 부모의 지위, 출신 고교 등 학생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불공정하게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학종의 취지가 좋을지라도 아직 우리의 교육 여건 속에 존재하는 학교 차, 가정환경 차 등 '불공정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학종을 지금처럼 가져가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 대학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교육부에서는 학생부 기재 사항 및 수정에 대한 범위를 정해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 우선 공식 성취 기준과 함께 학생부 부풀리기 등을 판별할 수 있는 객관적 학업성취 조사도구 역시 개발·적용해야한다. 또한 학생부 임의수정 등에 대한 시정조치를 법제화해야한다. 대학에서는 공정한 합의를 통해 상세평가 기준을 수립한 후 그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

자신의 계층을 수저에 비유해 '흙 수저'라는 자조적인 단어가 유행처럼 번져버린 씁쓸한 요즘이다. 물론 지극히 현실적인 세태의 반영이라지만 '교육'에서 만큼은 이러한 단어가 통용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교육제도가 수저를 대물림하도록 만드는 것이 현실이라면 그 누가 교육에 희망을 걸겠는가. 학생부종합전형이 속히 개선돼 더는 교육선발을 통한 사회불평등 재생산의 기제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희재 기자 jae@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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