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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과목 최소화, 일제고사 폐지"
[문재인정부 교육개혁 전망과 쟁점]⑤사교육편
2017년 05월 24일 (수) 10:15:40

[대학저널 정성민·신효송 기자] 문재인정부가 본격 출범했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로 이어진 보수정권이 9년 만에 교체, 진보정권이 탄생한 것이다. 이에 교육분야에도 대대적인 개혁이 예고되고 있다. <대학저널>이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통해 교육개혁 전망과 쟁점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문 대통령의 사교육 공약 핵심은 교실혁명이다. 교실혁명을 통해 공교육을 혁신하고,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겠다는 것. 이를 위해 ▲혁신학교 전국적 확대 ▲초·중·고 필수과목 최소화와 선택과목 확대 ▲아동인권법 제정 ▲자유학기제 확대 ▲초·중·고 문예체 교육 강화 등을 사교육 공약으로 제시했다.

혁신학교란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를 말한다. 보통 20~30명의 소규모로 운영된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2009년 취임하면서 혁신학교가 처음 등장했다. 김 전 교육감은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 설계자이자 교육부 장관 1순위 후보다. 현재 혁신학교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대표 교육정책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혁신학교를 전국으로 확대시킬 방침이다.

초·중·고 필수과목 최소화와 선택과목 확대는 학생 맞춤형 학습이 목표다. 교과목 수 축소, 교육과정 난이도와 분량 적정화, 미래핵심역량 중심의 교수방법과 교육평가 혁신을 위한 교사 연구 지원 등이 추진된다.

아동인권법은 과도한 영유아 대상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해 제정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놀 권리와 평생습관이 돼야 할 독서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초등학생 놀이와 독서시간 보장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놀 권리와 독서시간이 법적으로 보장되면, 아동들이 사교육에 내몰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자유학기제는 박근혜정부의 대표 교육개혁정책으로 꼽힌다. 자유학기제는 시범운영을 거쳐 2016년부터 전체 중학교를 대상으로 도입됐다. 현재 중학교들은 ▲1학년 1학기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 가운데 한 학기를 자유학기로 운영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사교육 공약으로 자유학기제 확대를 시사했다. 이는 자유학기제의 성과를 인정한 대목이다. 실제 교육부가 공개한 '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시행 성과'에 따르면 학생 1인당 평균 8회 이상 체험활동에 참가했고, 만족도 평균은 4.7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특히 자유학기제 경험 학생의 국어·영어·수학 학업성취도가 미경험 학생에 비해 높았다. 앞으로 자유학기제 확대 차원에서 초·중·고 일제고사 폐지, 중학교 교사별 평가·절대평가 실시, 빅데이터·AI를 이용한 진로 찾기와 진로 프로그램 코칭 도입, 휴학제 허용 등이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문 대통령은 초·중·고 교과수업이 예술활동과 결합되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사회 시설과 인력풀을 활용, 학교의 문·예·체 교육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제시한 ▲논술전형·특기자전형 폐지 ▲수능 절대평가 실시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온종일 돌봄학교 운영 ▲1:1맞춤형 교육시스템 등의 교육공약들도 대입과 교육개혁뿐 아니라 사교육 경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계, '공감'과 '우려' 교차
문 대통령의 사교육 경감 정책은 교실혁명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유발 요인이 큰 논술전형·특기자전형, 수능, 외고·자사고·국제고를 개혁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공감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좋은교사운동 김영식 정책위원장은 "과도한 사교육, 나쁜 사교육을 줄이는 방향을 설정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교육 시장의 반발, 대학의 반발, 기득권의 반발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방법이나 의지는 부족하다고 본다"면서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선발시기만 같게 할 뿐, 추첨제를 실시하겠다는 이야기가 없다. 이에 일반고 전환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온종일 돌봄학교를 전 학년으로 확대하면 초등단계에서 이뤄지는 돌봄형 사교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1:1맞춤형 교육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공약도 사교육 감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실 사교육 관련 대책이 뚜렷하게 없어 애매하다. 초등학교부터 소프트웨어교육을 하겠다는 것도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 없이 목표만 높게 잡으면 사교육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이경자 대표는 "초·중·고 문·예·체 교육 강화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체육수업 강화가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아이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비만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이 성장하면 각종 성인병 발생, 의료비 증가 등 사회 문제로 확대된다"면서 "과거부터 이뤄진 지·덕·체 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 체·덕·지가 돼야 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가 중간·기말고사를 일제고사라고 하며 폐지를 밝혔는데 그 자체는 좋다. 외국에서도 중간·기말시험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평가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다. 최소한 수행평가라도 꾸준히 시행하는 등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며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는 매우 중요하며 이것을 공개해야 학생들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백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는 혁신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혁신학교 추진은 정말 옳지 않다. 학생들을 데리고 노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교장이 직접 교사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하니 더 무책임한 학교를 양성하는 것"이라면서 "체험학습만 하고 공짜에 길드는 아이로 만들게 된다. 교과목도 검증되지 않은 과목이다. '죽어도 혁신학교에는 자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그런 부분에 예산이 지출됨으로써 오히려 다른 학교와 역차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학원가에서는 문 대통령의 사교육 공약으로 학원시장 변화를 전망하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이병래 부회장은 "수능 절대평가가 도입될 경우 수능이 자격고사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그러면 면접·대학별고사·학생부종합전형, 내신이 중요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학원도 내신관리 중심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문제는 고입 대비 중학생 대상 학원에게 타격이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재교육을 받는다든지, 학원의 사교육 열풍 자체는 한풀 꺾이지 않을까 예상된다"면서 "학원계에서 최대 이슈는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 학원의 50%를 차지하는 보습학원이 타격을 받을 것이다. 반면 예체능 확대와 관련 예능계 즉 음악, 미술학원의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정리하면 학원계에서는 보습학원의 여파가 걱정되며 예능학원은 공약을 반기는 편"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정책 주문, 학원가 반발 가능성
한편 일부 교육단체들은 문 대통령의 사교육 공약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학원 휴일 휴무제 도입과 학원 심야 영업시간 제한, 사교육 기관의 선행교육 상품 판매와 홍보 금지 등 보다 강력한 사교육 경감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일부 교육단체들의 의견을 수용할 경우 학원가의 반발이 예상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구본창 국장은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해결에 있어 미온적이라 보고 있다"며 "대통령 당선 이후 수능 절대평가, 고교 내신 절대평가, 특목·자사고의 일반고 체제 전환 등 여러 이슈를 형성했지만 직접적으로 어떻게 사교육을 경감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방향이나 달성 등은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구 국장은 "유해한, 불필요한, 과도한 사교육을 직접 규제할 정책이 필요하다. 수능 절대평가 시행, 특기자전형 폐지 같은 정책도 중요하지만 더욱 과감하게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과도한 선행교육 상품, 영유아단계 학습상품, 건강권과 수면권을 침해할 정도의 학원 영업시간 문제 등 특정 사교육 문제에 대해 명확한 개선방안이 필요하고 논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국학원총연합회 이병래 부회장은 "대선 기간 동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같은 교육시민단체들이 문 후보에게 (학원 휴일 휴무제 도입과 학원 심야 영업시간 제한 등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강요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법제화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 학생들의 건강권, 수면권이 물론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학습권, 학부모들의 교육권, 학원운영자들의 자율권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아이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휴식 있는 삶을 보장하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학습 부담이 줄어들지 않는 상태에서 법적인 제재를 내린다고 한들 이들의 삶이 여유로운 형태로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출신학교차별금지법'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접근해야지, 사교육을 규제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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