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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율 확대, 부정·비리 척결"
[문재인정부 교육개혁 전망과 쟁점]③대학편
2017년 05월 16일 (화) 11:27:18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문재인정부가 본격 출범했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로 이어진 보수정권이 9년 만에 교체, 진보정권이 탄생한 것이다. 이에 교육분야에도 대대적인 개혁이 예고되고 있다. <대학저널>이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통해 교육개혁 전망과 쟁점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최종 대선 공약집에서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대학의 체질을 강화하겠다"면서 ▲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 ▲지역 소규모 강소대학 육성 지원 ▲공영형 사립대 전환·육성 ▲국공립대 네트워크 구축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대학 자율성 확대 등을 대학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한 대입·학사비리 연루 대학 지원 배제·중단도 공약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을 보면 앞으로 대학 개혁의 키워드는 '지원·자율 확대'와 '부정·비리 척결'에 방점이 찍힌다. 무엇보다 거점 국립대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거점 국립대를 명문대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립대들이 주력학문을 특성화할 수 있도록 자율 혁신방안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거점 국립대의 교육비 지원이 확대된다.

지역 소규모 강소대학들에도 희소식이다. 지역 소규모 강소대학 육성 지원은 교육 중심 특성화와 직업 중심 특성화에 맞춰진다. 또한 공영형 사립대 전환·육성은 장기적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사립대를 '공영형 사립대'로 전환·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공영형 사립대란 대학 구성원과 정부 위원으로 구성된 대학운영위원회가 인사와 예산 등에 대한 심의 의결권을 가진 대학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교육공약을 통해 대학 서열화 해소 의지도 밝혔다. 국공립대 네트워크 구축이 바로 그것.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은 서울대를 정점으로 일종의 서열구조를 이루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공립대 공동운영체제를 통해 자발적 고등교육 혁신체제 방안을 구축한 뒤 장기적으로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구축, 대학 경쟁력 강화와 대학 서열화 해소를 실현할 방침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은 박근혜정부에서 최대 논란거리였다. 특히 대학들은 "정부가 재정지원사업을 빌미로 대학을 통제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따라서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요구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일반재정지원사업과 특수목적지원사업'을 골자로 한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을 대학공약으로 제시했다. 일반재정지원사업의 경우 미래사회 대응을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토대로 협약을 체결, 대학을 지원하고 협약 이행 실적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문 대통령은 대학들이 꾸준히 자율 확대를 요구한 점을 감안, 대학 자율성 확대를 공약에 명시했다. 최종 대선 공약집에는 세부사항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대학가에서는 국공립대 총장 직선제 보장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원·자율 확대'의 당근 공약과 함께 '부정·비리 척결'의 채찍 공약도 제시했다. 이는 제2의 정유라 사태를 예방하고 각종 사학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다. 앞으로 부정·비리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 부정·비리 적발 시 각종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지원금이 중단된다.

   
▶문재인 대통령

대학가, 기대와 당부 '한 목소리'
문 대통령의 대학 공약에 대해 대학가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당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새 정부는 우선적으로 부정·비리 감사 전수조사를 실시, 불합리한 일들을 밝혀내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정지원사업을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면서 "대학 구성원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배 구조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형민 전문대학기획처장협의회장(수성대 교수)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던 재정지원사업이 대학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또한 고등직업교육(전문대학)을 위한 재정지원이 확대됐으면 좋겠다"면서 "정부의 대학정책이 학문 중심 4년제 일반대학과 직업교육 중심 전문대학의 두 가지 트랙으로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철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정부에서 정책을 설정해 대학이 따라오게 하기 보다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발전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정부를 따르게 하는 식의 교육정책으로는 대학의 자생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IT강국임에도 온라인 교육이 미흡하다. 미래에는 온라인 고등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에서 온라인 교육(사이버대)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현실성 의문, 역차별 우려···해결과제 산적
반면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대학 공약 실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영형 사립대 전환·육성 방안이 대표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재정 지원을 대가로 사립대가 인사, 재정권을 포기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소재 사립대 입장에서는 역차별 논란도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의 대학공약이 거점 국립대 지원, 국공립대 네트워크 구축, 지역 소규모 강소 대학 지원처럼 국립대와 지역 대학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수도권 소재 사립대들은 지방대 육성이라는 명분 하에 그동안에도 역차별이 적지 않았다. 문재인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정부가 풀어야 할 난제도 수두룩하다. 특히 반값등록금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반값등록금 실현을 공약했고 기존 정부와 마찬가지로 반값등록금 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해 대학가의 고심이 크다. 

4년제 대학 총장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명의로 발표한 '고등교육의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한 건의문'에서 "현재의 대학은 반값등록금 규제 및 구조개혁과 재정지원이 연계된 각종 평가로 중첩된 소위 '규제의 바다'에서 허덕이고 있는 위기상황"이라며 "국가장학금을 통한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정부의 명목적 고등교육 예산은 증가했지만 대학재정의 실질적 투자는 감소하고 있으므로 안정적인 재정 확보와 함께 지원방식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등록금 책정 자율화 등 고등교육에 대한 실질적인 재정지원이 실현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4년제 대학들은 대교협 명의의 '고등교육의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한 건의문'에서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개최된 대교협 정기총회 모습 

대학구조개혁평가도 대학가의 초미 관심사다. 변기용 고려대 교수는 "일선 대학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보직교수와 행정직원 등 주요 담당자들은 현재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학 특성 반영 미흡, 정성평가 공정성 문제, 사업 선정에 대한 행정 부담이 너무 크고 평가를 위한 행정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수원장은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대학에게 위기이지만 변신의 기회일 수 있으니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가 학생 감축을 넘어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법적 근거에 기반한 대학구조개혁평가 수행 ▲대학의 교육목표와 인재양성에 기반한 교육의 적절성 및 성과 평가 ▲정부-대학 간 협의체 구성 ▲평가위원의 전문성과 워크숍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전국대학구조조정공동대책위원회가 대선 후보들에게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해 질의한 내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당시 "현재의 대학정원 감축과 대학재정지원 방식의 대학구조개혁 방향을 재검토하고 '고등교육 장기발전계획'을 만들겠지만, 시행 예정인 2주기 대학평가의 경우 전면 취소 대신 평가지표 변경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대학가는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고등교육 재정교부금법' 제정에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호성 대교협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대학교육은 고등 기술 인력 양성의 핵심 기구로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작년의 경우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규모는 GDP 대비 0.9%로 조사된 반면 민간 부담은 GDP 대비 1.3%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재원 투입 비율이 34개 OECD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는 점에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현재 GDP 대비 0.9%인 정부 재정지원을 단기적으로는 1.0%, 중기적으로는 1.1%까지 개선시켜야 한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대학 교육계의 숙원인 '고등교육 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주길 바란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변경되는 재정지원정책을 안정화시켜 대학들이 장기적, 체계적으로 인력개발전략을 실행토록 하자는 것이다. 정치권의 적극적인 호응과 지원이 있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장호성 대교협 회장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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